세월호 침몰사건 계기, 무료투약 넘어 약사 역할 실현 필요
일본 ‘약국?약제사 재해대책 매뉴얼’ ‘日本災害醫療藥劑師學會’

정동명 기자
dmjung@binews.co.kr

4월 16일 진도에서 발생한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수학여행단 승선 세월호 침몰 사건은 온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 휩싸이게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자책과 반성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대한약사회 즉각 행사 중단 무료투약 활동 
이번 사태에 대한약사회는 17일 즉각적으로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19, 20일 예정됐던 제37차 전국여약사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는 한편 조찬휘 회장의 성명서를 통해 ‘전국 약사회는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정상회무 외에는 모든 대외적 행사를 중단해 주십시오. 특히 합창과 댄스 동호회 등을 전면 중단해 주실 것과 자선다과회 등 이웃돕기 행사는 경건하게 치러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대한약사회는 18일 진도 사고대책본부에서 봉사약국을 열고 무료투약을 통해 피해자 가족은 물론 구조대원들의 건강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약사회도 안산시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무료투약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약사회의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많은 약사들이 재난 재해 시 약사회가 보다 체계적으로 구호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단순히 봉사활동 차원의 무료투약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해 현장에서 약사의 직능과 전문성을 발휘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진 태풍 잦은 일본 약사들 현장서 활동 전개
재난 재해 시 약사의 직능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활동하고 있는 해외 사례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1995년 고베 한신대지진, 2011년 후쿠시마 동일본 대지진을 비롯하여 잦은 태풍 등으로 큰 재난을 겪어 온 일본을 재난 재해 시 약사가 직접 참여해 활동할 수 있는 구체적은 매뉴얼을 가지고 있으며, 약사의 역할에 대한 학술 활동도 활발하다. 
일본약제사회는 ‘약국?약제사의 재해대책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으며, ‘日本災害醫療藥劑師學會(Japan Pharmacist Society of Disaster Relief)가 설립되어 정기적인 교육 및 학술활동을 한다.
‘약국 ? 약제사의 재해대책 매뉴얼’ - ‘재해시 구조 활동과 평상시 방재(防災)활동에 관한 지침’에는 재해 발생 시 약사가 대외적으로 해야 할 구원활동과 약국의 자체적인 재해 대책에 대한 사항들을 명시하고 있다.
약사의 구원(救援)활동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적인 요청이 있을 때 행하는 것과 약제사회가 자체적으로 수행할 활동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재해 발생 시에는 초동단계의 대처가 중요하므로 정부의 요청을 기다리지 말고 약제사회가 자체적으로 임기응변적인 구원활동을 개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재해 시 약제사회의 역할은 일본약제사회(중앙대책본부), 도도부현약제사회(현지대책본부), 재해지역 분회 약제사회, 인근약제사회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약국의 방재(防災)대책은 각 약국이 평상시에 행해야할 주요 포인트를 안내하고 있다.  
총 100쪽 분량에 6장으로 되어 있는 매뉴얼은 제1장 총론 재해의 정의, 제2장 재해시의 약제사 구원 활동, 제3장 구원활동의 종류, 제4장 재해시 약제사회의 역할, 제5장 약제사회의 평상시 준비 방재 대책, 제6장 약국의 방재 대책 등이 실려 있다.
이외에도 재해 구급 의료 정보 시스템, 재해 시 수요가 증가하는 의약품 등, 재해 시 구원활동에 사용된 의약품 등의 비용에 대한 변상 등이 참고자료가 있다.

의약품관리 약사 역할 현장마다 명확히 규정
의약품 관리 업무에 대해서도 의약품 집결 보관소, 보건소, 구호소?구호센터, 피난소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집결소에서는 ①의약품 등의 보관 관리(의약품 명, 수량, 동일 약효군 유무 및 수량 관리, 전문의약품별, 일반의약품별, 약효군별, 제형별 등 분류, 유효기간 사용기간 확인 관리, 보존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냉동, 암소 보전) 보습 보관 ②취급주의가 필요한 의약품(마약, 향정약, 극약) 등의 보관) ③부족 의약품 등의 발주 ④행정기관 등에 연락 ⑤피난소를 위한 구급의약품 세트 및 의료재료 위생용품 등의 공급에 대한 방법을 안내한다. 
보건소 등에는 ①필요한 의약품 등의 의뢰 ②의약품 등의 분류 보관 관리 ③구호소?구호 센터 등에 의약품 공급 ④피해자에 일반의약품 등의 공급 ⑤보건소 등의 진료에 의한 조제(팀의료) ⑥의료팀의 잔약 회수 관리  ⑦‘가정상비약 세트’ 제조 및 임시 주택 등에 공급을 표시하고 있다.
구호소 ? 구호센터에서는 ①환자 정보 수집(환자와 상담을 하고 환자가 평상시에 사용한 의약품 등의 특정을 행한다, 약력이 없으므로 알레르기력, 부작용력 등에 대한 엄밀한 확인을 행한다.) ②의약품 사용에 대한 의사 간호사 등에 대한 조언(약제 사용에 대한 조언(약제 감별, 동일 약효나 일반약 사용 등에 대한 조언) ③조제(일반명 처방에 의한 조제, 조제 과오 방지, 조제를 행하는 장소의 위생 관리) ④환자에의 복약지도( 평상시와 다른 의약품을 사용하게 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복약지도를 행한다. 특히 당뇨병환자나 천식환자 등의 복약지도를 신중히 한다. 비상사태에서도 환자 프라이버시를 배려한다. 피난이 장기화 될 경우 약수첩 등을 발행 한다.) ⑤의약품 등의 보관 관리(특히 수면제 등) 등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또 피난소에서는 ①일반의약품의 보관 관리, 피해자에 공급, 상담, 오남용 관리 ②공중위생 활동(방역)(상수도나 우물물의 수질 검사, 피난소의 위생 관리(화장실, 도어 손잡이, 악수 등의 소독), 손 씻기나 입헹굼 지도, 실내 환기) ③지역주민에 대한 건강 식사 등에 대한 상담 어드바이스 ④피해자의 멘탈 케어 등 약사들이 해야할 일을 제시하고 있다. 
현지에 파견하는 약사의 휴대품은 완장, 표찰(약사회 이름이 들어간 것) 명찰(가급적 사진이 들어 간 것) 등 약제사의 신분을 증명하는 것, 헬멧, 방재복, 방재화, 우의, 방한복, 침구, 휴대전화, 라디오, 회전전등, 헬멧 등, 컴퓨터, 차량통행 증명서(사전 신청 발급), 긴급조제용 세트(약봉투, 투약핀, 저울, 약포지 등), 조제에 필요한 용구 서적 등

상활별로 구비해야 할 의약품 데이터
재해 시 필요한 의약품도 시기별로 구분되어 있다.
▲대규모 재해시 수요가 예상되는 의약품 -재해로부터 3일간<주로 외과계 조치(중증환자는 병원 수송) 용 의약품 등> - 예상되는 질병(다발 외상, 열상, 좌갈창, 절창, 타박 골절 등)에 필요도가 높은 의약품은 △전문의약품 : 의료재료(소외과 세트, 봉합세트, 포대 등), 세포외액보충액(유지액, 대용혈장액), 혈액제제, 약제(해열진통소염제, 항생물질제제, 멸균소독제, 외피용약, 지혈제, 강심제, 승압약, 국소마취제) △일반의약품 : 시프제(진통 진양 소염 수렴), 멸군소독약, 위생재료.  
▲구조가 요청되고 3일이 지난 후 <주로 급설질환 조치용> 의약품, 예상되는 질환(심적외상 스트레스 장애, 불안증, 불면증, 과로, 변비증, 식욕부진, 요통, 감기, 소화기질환 외상의 2차감염증 등), 계절적인 질환(인플루엔자, 식중독 등) 필요성이 높은 의약품은 △전문약 : 진해제, 거담제, 지사제, 변비약, 최면진정제, 항불안약, 구강용도포제, 소화성궤양용제, 건위소화제, 종합감기약. 인플루엔자 치료약 △일반약 : 최면진정제, 강심제, 변비약, 비타민B, 반창고, 안약, 마스크 가글제, 종합감기약,
▲피난생활이 장기화하는 경우(주로 만성질환 조치용) 의약품(의료기관에 인계까지의 대응조치), 예상되는 상병(만성질환, 호흡기질환,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계절적 질환(화분증, 천식, 진균증 등), 필요성이 높은 의약품은 △전문약 : 앞의 제품 외에 강압제, 항혈전용제, 당뇨병약(인슐린주사, 경구용제), 심질환용제, 천식치료제, 항히스타민제, 기생성 피부질환제 △일반약 : 앞의 제품 외에  위장약, 지사제, 정장제, 비염약, 알레르기용약, 공중위생용약

재해의료 연구 발전위해 설립  
한편 ‘日本災害醫療藥劑師學會(Japan Pharmacist Society of Disaster Relief)가 지난 1993년 설립되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은 병원약사, 개국약사, 학교약사, 약학대학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설립 목적은 재해 의료 연구 · 교육을 발전시킴으로써 안심 안전한 지역 만들기에 기여하고 건강한 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 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학회는 연례 연구 발표회, 학술 강연회, 강습회 개최와 학회지의 발간, 국내외 관련 기관과의 연계 및 교류, 기타 목적을 달성 하기위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학회의 운영은 회비 및 기부금으로 이루어진다.
학회의 회원은 정회원, 학생회원, 명예회원 및 찬조회원으로 하고 있다.(단 의결권은 정회원 만 가진다) 정회원은 학회의 목적에 찬성하고 회비를 납부하며 약사 면허를 가진 자, 학생 회원은 약학 대학생 또는 약학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 명예 회원은 학회의 발전 보급에 특히 공로가 있는 자,  찬조 회원은 학회의 목적에 찬성 해 찬조 회비를 납부하고 사업을 후원하는 개인 및 단체(정치 단체 및 종교 단체는 제외)로 하고 있다.
학회는 1993년 르완다 난민 구호, 2013 필리핀 태풍 피해 등 국내는 물론 외국의 지진 태풍 피해에도 구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도쿄 게이오대학 약학부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학회는 올 3월에도 게이오 대학에서 학술대회 및 ‘재해 의료 지원 약사 연수 과정’ 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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