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부터 들려온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의료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경 사전 예약도 없이 내원한 30대 환자 A씨는 자신을 진료한 의사를 준비한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 낮 시간 그리고 공공장소인 병원 진료실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도와 분통함은 극에 달해가고 있는 상황.

이를 증명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살해사건 관련한 의료 안전성을 위한 청원’은 3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했다.
특히 지난 2일 오후 4시 경 확인한 참여인원은 37,655명이었으나, 같은 날 4시 30분 경 확인한 참여인원은 38,092명으로 단 30분 만에 천단위가 바뀌는 급진적인 수치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의료진 응급실 폭행 문제’는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TV나 언론 매체에서도 의료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전 의료계가 한 마음으로 대책을 강구한 결과,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된 지 불과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것.

아울러 이번 사건은 살해당한 피해자 임세원 교수의 평소 인성과 품행에 대해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임세원 교수는 생전에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한국형 표준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환자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의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생전에 적은 일기 형식의 글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보다  ‘착한 의사’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임 교수는 2차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간호사들과 직원을 대피시키려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는 자신의 진료실 근처에 대피장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피함으로써 간호사나 직원에게 폭행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다시 피의자와 대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재 피의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피의자가 심신미약에 가까운 장기간의 정신병력을 갖고 있다는 점, 치료가 중단된지 1년 정도가 지난 후 갑작스럽게 예약도 없이 병원을 찾았다는 점, 크기가 큰 흉기를 지니고 내원했다는 점도 논란의 중점에 있다.

경찰에 의하면 피의자는 범행사실에 대해서 시인했지만, 동기에 대해서 횡설수설하는 등 일관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예전부터 말이 많았던 심신미약에 관련된 법적 처벌이 이번에도 적용 될 것인지도 국민들의 관심 포인트로,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예고된 비극이다. 정치권이 의료진에 대한 폭력사건에 대해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나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도 뜻을 함께 했다.

병협은 “향후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전 사회적인 관심과 정책 당국의 보다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의료법 개정을 통한 법률적 보완 조치와 정부와 민간 공동 주관하에 범사회적인‘안전한 병원만들기’ 캠페인을 벌여 의료기관 내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