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대학 교육이 성과기반으로 변화할 움직임을 시작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사장 정규혁)는 20일 충청북도 C&V센터에서 열린 '2017년 대한약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성과기반교육! 교육개혁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론에서 실제까지'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성과기반교육(Outcome-Based Education, OBE)이란 학생이 도달해야 하는 역량과 구체적인 성과를 중심으로 교욱내용과 교육방법, 학생평가 등을 시행하는 교육모델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보건의료인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고등교육에서 최신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는 의학과 치의학, 간호학에서 성과기반교육을 시작했고, 약학분야에서는 최근 약교협을 중심으로 TF가 꾸려져 준비 중에 있다.

▲ 서울대 약대 오정미 교수

이날 심포지엄에서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서울대 약학대학 오정미 교수는 성과기반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 교수는 "지난 2011년 6년제 신입생을 선발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에 대한 성과와 평가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아직까지도 실무교육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성과가 무엇인지, 즉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약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졸업 후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학습성과에 집중해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또 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교육 개시 전에 이해관계자들의 니즈,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교수주도이 학습목표 중심 교육과정에서 탈피해 학생 중심, 더 나아가 환자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존의 교육과 성과기반교육의 차이점

서울대 약대 성상현 교수는 성과기반교육의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 서울대 약대 성상현 교수

성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유럽에서 이미 성과기반교육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약학교육의 설계를 전담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2013년 네번째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는데 '성과'에서 '태도'라는 개념까지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일본의 사례에 주목했는데, 다른 국가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적극적이라는 설명이다. 2013년 약사 직능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10가지 자질을 공개했고, 매년 가을마다 워크샵을 열어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습목표와 커리큘럼 등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희대 치대 방재범 교수

경희대 치과대학 방재범 교수와 부산대 치의학 전문대학원 오희진 교수는 성과기반교육을 활용한 실제 사례를 공유했다.

현재 의대와 한의대, 치대, 간호대의 경우 인정기관 인증평가를 받지 못하면 면허취득에 제한을 받는 상황.

방 교수는 모든 약대에서 성과기반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성과'에 대한 개념 공유가 먼저라고 조언했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보건의료인으로서 삶을 실천하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통적으로 고민해서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부산대 치대 오희진 교수

오 교수는 내부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을 보탰다. 실제 부산대에서 성과기반교육을 도입할 때, 업무 과중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며 외면하는 교수들이 많았다는 것. 오 교수는 "사실 양식을 바꾸는 일은 금방할 수 있지만,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 엄청나게 힘이 든다."며 "학생들의 경우 바뀐 교육과정을 부담스러워하기 보다는 한권의 책으로 평가항목들을 확인할 수 있다보니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한균희 학장은 "오늘 심포지엄이 국내 약학대학이 6년제 학제개편이라는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약사와 약과학자를 양성해 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심포지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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