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제도의 안전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터져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이 2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대한약사회를 비롯해 약학대학, 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단체, 언론 등이 안전상비의약품 안전성 강화를 주문했다.

▲ 최상은 고려대 약대 교수

발제에 나선 최상은 교수(고려대학교 약학대학)는 판매자, 소비자에 대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업원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도 안전상비약 선택 시 주의사항, 자가투약의 편익과 위험, 청소년들 대상 교육자료를 함께 교육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약품오남용 행태에 대한 조사연구와 ‘상비의약품’으로의 명칭 변경 필요성도 덧붙였다.

유통과 품목 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거대 체인유통회사인 편의점 유통으로 의약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대한 관심과 품목 선정의 근거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특혜논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장기적으로 성분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원 소장은 지난해 10월 실시한 안전상비의약품

▲ 김대원 의약품정책연구소장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품목에 대해 적정하다는 의견이 압도적(66.9%)이며 심야 공공약국(88%)과 야간/공휴일 공공약국(92%)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이다.

또 김 소장은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업소 모니터링 결과, 300개 편의점점 중 한 가지 이상의 규정을 위반한 편의점이 71.7%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스프레이 파스나 모기 기피제의 경우 소아에게 경련을 유발할 수 있어 30개월 미만의 소아에게 투약이 금지됨에도 거의 무방비로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 조사를 하면서 발표자로서 어느 정도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하고 생각했지만 결과가 너무 황당하고 충격적이어서 상당히 마음이 흔들렸다.”며 “지금은 안전상비의약품 확대를 논할 때가 아니다. 국민이 정말 원하는 것은 심야 공공약국과 심야 공공의원의 연계 운영”이라고 말했다.

▲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

복지부에서는 유예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윤병철 약무정책과장은 "안전상비약제도가 심야시간과 공휴일에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유예적으로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지만, 약사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제도 자체를 폐기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발표에서 지적하신 대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측면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번 논의가 대한민국의 모든 약국에서 내놓는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최도자 의원(국민의당)

한편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최도자 의원은 “안전상비약에 대한 편의성이 자칫 의약품오남용이나 관리 소홀 문제는 방치된 채 국민의 안전을 간과한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복수의 연구용역에서 드러났듯이 안전상비약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무의미한 품목 확대보다는 기존 품목의 안전성 재평가와 판매업소 사후관리 그리고 의약외품의 효율적 활용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심야시간 및 휴일에 국민들의 보건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약사 출신 국회의원들도 말을 보탰다.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은 “(약사 출신이어서) 저의 역할을 내놓고 할 수는 없지만 최도자 의원을 중심으로 한팀을 이뤄 기꺼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약속했고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 정책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밀어부친 것으로 국민적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서 제대로 된 합의 없이는 강행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피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에는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승용 장병환 김광수 장정숙 이동석 의원(국민의당) 김경자 도의원과 최병원 인천광역시약사회장, 최광훈 경기도약사회장, 이태식 전라남도약사회장, 김현태 전 경기도약사회장, 최두주 대한약사회 정책기획실장, 최미영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 한갑현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 권영희 서초구약사회장, 조선남 전 파주시약사회장, 곽은호 경기도약사회 약국경영지원단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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