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전증학회] 올해 창립 20주년, 2011년 ‘뇌전증학회’ 개명

대한뇌전증학회[M345] 유수인 기자l승인2016.07.08 16: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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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7일 국제학술대회 개최, 역사상 가장 많은 725명 참석
국제학술대회 기준 강화, 진료비 과잉삭감으로 존폐 위기

대한뇌전증학회(회장 홍승봉)가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21차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Korea Epilepsy Congress, 이하 KEC)를 개최했다. KEC는 2011년부터 진행됐으며, 전세계에서 500명 이상이 참석하는 국제학술대회다.

이번 KEC 2016 학술대회는 작년 메르스로 침체된 학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기위해 임상의사 뿐만 아니라 기초연구교수, 간호사, 연구원, 의과대학생들까지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대한뇌전증학회 역사상 가장 많은 참석인원(725명)과 해외연자수(21명)를 기록했다.

하지만 학회는 보건복지부가 국내주최 국제학술대회의 기준을 변경하고 있어 국제학술대회가 존폐위기에 놓였다고 시사했다. 더불어 진료비 과잉삭감, 약 처방 규제 등으로 인해 학회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진료비 과잉 삭감, 전문의 수술 기피 현상 야기
한국에서의 뇌전증에 대한 현대적인 진료활동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1963년 인천기독병원의 무의촌진료에서 발견된 뇌전증 환자를 치료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이후 많은 한국의 신경과, 소아신경과, 신경외과 의사들이 미국에서 뇌전증의 최신 치료법에 대하여 배우고 귀국하면서 뇌전증학회가 1996년 창립됐다. 기존 명칭은 대한간질학회였다.

2011년 6월 학회 총회에서 ‘간질’이란 용어를 ‘뇌전증’으로 개명을 선포하였고, 대한간질학회에서 ‘대한뇌전증학회’로 학회 명칭 및 로고를 변경했다. 2014년 3월에는 보건복지부 공식문서에 ‘뇌전증’ 명칭을 최초로 수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 뇌전증 수술이 도입된 것은 학회가 출범한 1990년대부터이다. 뇌전증 수술은 약물로 치료가 어려웠던 뇌전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뇌전증 수술은 성공률 85%를 보이며 세계에서 최고 수준에 이른다. 우수성이 인증되면서 중동,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심평원이 수술 시 사용되는 두개강내 전극을 과잉삭감하고, 정부의 지원정책이 전무해 뇌전증 전문의들이 수술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에 따르면 뇌전증 수술은 신경과-소아신경과-신경외과-뇌영상-신경심리-전문간호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수술팀이 이뤄져야 하며, 다른 뇌수술에 비해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는 어려운 수술이다. 하지만 다른 신경외과 수술 대비 원가에 훨씬 미치지 못해 오히려 수술을 집행할수록 손해다. 실제로 새로운 수술센터가 개설되기는커녕 기존의 뇌전증 수술센터도 수술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홍 회장은 “다른 뇌 수술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렵지만 정부의 지원 정책은 전무하며, 오히려 심평원은 과잉삭감으로 뇌전증 환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회장은 “미국에서는 뇌전증의 정확한 발병 부위를 찾아내기 위해 뇌에 전극을 많이 설치할수록 제대로 된 치료로 인정하는데, 우리나라는 뇌에 전극을 많이 설치하면 급여삭감이 이뤄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뇌전증 전문의들이 최선의 수술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된다“고 말했다.

현재 홍 회장은 심평원을 직접 방문해 삭감의 부당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여러 외국 뇌전증 전문가들의 두개강내 전극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는 편지도 전달한 상태다.

항우울제 처방 규제…피해는 환자들 몫
홍 회장은 뇌전증에 동반될 확률이 높은 우울증 약물치료 제한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홍 회장에 따르면 뇌전증과 우울증은 서로 상호관련성이 많은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에게 우울증이 많이 동반된다. 특히 뇌전증 환자들 중 20%가 넘은 환자(일반인의 7배)는 꼭 치료를 해야만 하는 주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를 겪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 중 24.7%만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있다. 박성파 뇌전증우울증대책위원장은 나머지 75%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항우울제 처방제한 급여기준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 대부분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면 2년까지 우울증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의사만 가장 안전한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신경과, 신경외과 같은 다른 진료과에서는 약 처방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토로하며 “질병과 동반한 우울증의 경우 질병에 따라 우울증의 양상이 다 다르다. 그 질병에 대해 알고, 환자를 지켜봐 온 의사가 우울증을 판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맞다. 우울증을 하나의 증상으로 묶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학술대회 기준 변경하면 85%가 개최 못 해
학회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와 관련 인정기준을 변경, 발표한 것에 대해 “개정안대로라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 중 85%가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기존 국제학술대회는 청중으로 참가한 국가가 5개국 이상이면 개최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개정안은 “청중으로 등록비를 납부하고 학술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입국한 해외 보건의료전문가들이 5개국 이상에서 참석하고, 회의참가자 중 외국인이 150인 이상으로 2일 이상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규모의 학술대회”여야만 개최 가능하다. 학회 홍승봉 회장은 이에 “이 기준에 따라 의협 산하 대한의학회가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 총 119건에 대해 개정안을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기준을 충족하는 학술대회는 20건에 불과해 불합격률이 83%에 달한다”며 “개정안의 규정에 의하면

내년부터는 대부분의 국내 개최 국제학회는 개최하지 못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홍 회장에 따르면 실제 국제학술대회에서 연자, 좌장을 제외한 일반 외국 참가자들의 수는 매우 적다. 비행기, 숙박비 등 많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150명 이상의 외국인 참가자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이는 대부분의 국제학술대회를 하지 말라는 의미와 같은 것. 홍 회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뇌전증학과 뇌전증의 치료 수준은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해 현재 세계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복지부가 국제학술대회의 규정의 개정안을 만들어서 모처럼 싹이 피는 한국 의료의 국제 활동에 찬물을 끼얹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해외 전문가들과 교류를 하고, 학회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회 축소는 물론 학문적, 경제적으로 사회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신경과 개원의들은 며칠 동안 의원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거의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하며 그나마 학회가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유일한 국내 국제학회였는데 공정거래규정이 변경되면 이제는 이것도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학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여 한국 의료계의 국제학술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야 하며, 오히려 국제학술대회 개최를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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