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의 날’ 제정하고 실태조사 등 홍보 주력
보수교육도 성황…10월 아시아학회 준비 박차

대한두통학회의 활동이 보무당당(步武堂堂)하다. 두통연수프로그램 신설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교과서와 진료지침 개편, 아시아학회 개최, 만성편두통 전국 강좌,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제1회 두통의 날’ 제정까지. 1998년 ‘대한두통연구회’로 시작해 학회로는 2001년 시작되어 역사도 짧고 회원 수도 1600명 가량으로 많지 않지만 최근 두통학회의 활동을 보고 있자면 대규모 학회에 뒤지지 않는다. 학회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덩달아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회원 수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

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대 을지병원 신경과)은 “우리 학회는 유병률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두통에 대한 연구를 위해 신경과와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뜻을 모아 결성한 국내 유일의 두통 분야 학회”라며 “올해 10월에는 국제두통학회의 아시아 지역 학회이자 아시아-오세아니아 12개국 회원국가들의 학술대회인 ‘제6회 아시아두통학회(ARCH)를 개최할 예정이며, 편두통 진료지침 발간, 두통 교과서 편찬, 지역 단위 보수 교육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을 맞아 더 활발해지고 있는 그들의 걸음걸이를 쫓아가보자.

‘두통의 날’ 제정하고 대국민 캠페인 시작
지난 1월 19일 두통학회는 ‘제1회 두통의 날’ 제정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회장은 “두통은 WHO가 모든 질환 중 세 번째로 흔하며 삶의 질을 가장 떨어뜨리는 10대 질환에 포함시킬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그러나 대부분 두통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며 “두통학회는 두통이 질환임을 인식시키고 이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하고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날짜 선정에 관해서는 겨울철에 두통 환자가 많고, 숫자 배열이 쉬워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두통학회는 △건강강좌 △두통환자 실태조사 △홍보대사 위촉과 같은 활동을 본격화하게 된다.

우선 건강강좌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두 달 동안 전국 14개 병원에서 ‘편두통, 치료될 수 있는 고통’이라는 주제로 건강강좌를 개최했다. 앞으로는 서울 지역 보건소 및 관공서에서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홍보대사로는 가수 백지영씨가 위촉됐다. 백지영씨가 두통학회 한 회원의 오랜 환자였기 때문에 기꺼이 홍보대사직을 수락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앞으로 그녀와 함께 만성두통 예방수칙을 발표하고 홍보물을 배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두통환자 실태조사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 지속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해 사회적 인식을 높이겠다는 것이 학회 측의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직장인 두통에 관한 인식과 치료 실태를 조사한 바 있으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만성환자 36.6% ‘병원 찾는데 3년 걸려’
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만성두통 환자의 36.6%가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병원을 찾기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었으며, 또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를 위해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만족도는 턱없이 낮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14개 병원의 신경과를 내원한 만성두통 환자 3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성두통 환자의 83.3%가 최근 한달 간 두통 없이 머리가 맑았던 기간이 2주 미만에 그쳤으며, 37.8%는 하루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두통 경험 후 3개월 이내에 내원한 환자는 23.2%에 불과했으며, 19.2%는 1년이 지난 뒤에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치료에 3년 이상이 걸린 사람도 36.6%에 달해 두통 환자 상당수가 치료를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4.2%는 최근 3개월 동안 심한 두통으로 직장이나 학교에 결석했으며, 47%는 출석은 했지만 업무 및 학업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답변했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은 “한국사회에서는 만성두통을 환자와 주변인 모두 일시적이거나 대수롭지 않은 증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만성두통은 업무와 학업에 중대한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려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결과 만성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법으로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만족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자의 78.1%가 1년 이내에 진통제를 복용했으며, 이 중 63.8%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복용했다. 하지만 진통제 복용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25.2%만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했으며 47.8%는 보통, 26.6%는 불만 또는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변했다.

김병건 회장은 “만성두통은 진통제 복용만으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진통제를 남용하면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두통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두통이 병이고, 치료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며 “의사들에 대한 교육과 국민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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