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인원 60% 참석에도 신청자 요청 많아 강행
면역치료제 등 화두, 2017년 APCC 개최 준비에 만전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 6월. 대부분의 학회가 학술대회를 잇달아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암학회(이사장 노동영, 서울대 의대)는 예정됐던 학술대회와 국제암컨퍼런스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신청자 대부분이 학술대회의 강행을 주문했던 것.

대한암학회 노동영 이사장은 “참석자들의 취소 요청이 많으면 무산시킬 계획도 있었지만, 신청자의 60%가 참석의사를 밝힌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정대로 추진했다”며 “특히 해외에서도 생각보다 취소 요청이 많지 않아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대신 학회에서는 행사장 입구에서 부터 모든 참석자들의 발열 상태를 점검하고, 호텔 측에서도 수시로 방역을 실시했다. 또한 의료진 긴급보고 라인 가동, 손소독기 및 마스크 비치, 발열측정협조문 설치(국, 영문), 보건수칙 준수 이행안내문 설치 등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일본 연자들의 방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 암센터와의 공동심포지엄 취소됐고,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의 일부 의료진이 참석하지 못했다. 때문에 당초 1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참석자는 800여명 수준에 그쳤다.

노 이사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Peter E. Laird 교수(반앨델연구소 후성연구센터장)와 Javier F. Torres-Roca 박사(모핏암센터), 호주의 Kenneth O'Byrne 교수(프린세스알렉산드라병원) 등 해외 연자들이 참석해, 암 연구의 최신연구동향을 공유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며 “참석자 중에서도 특히 대한암학회의 연로한 고문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돌 맞은 국제암컨퍼런스 성황
대한암학회의 2015년 제41차 학술대회 및 국제암컨퍼런스는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다. 지난해부터 연례 학술대회에서 국제대회로 발전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최근 암 치료분야의 화두인 면역치료제와 유전체 연구, 개인 맞춤형 치료 등이 주요하게 다루어졌다.

해외 연자들 중에서는 특히 Javier F. Torres-Roca 박사가 환자의 유전 정보를 기초로 한 맞춤형 방사선 치료에 관한 강의를 통해 새로운 방사선치료분야를 소개했으며, 국내 연자로는 이진수 박사(前 국립암센터 원장)와 노성훈 교수(연세암병원장)가 각각 '암 치료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다양한 해법'과 '다학제 건강관리'에 관한 지견을 나눴다.

또한 매년 학술대회마다 국내 암 관련 학회와 공동심포지엄을 구성해온 만큼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부인종양학회, 대장항문학회, 핵의학회, 유전체학회, 소아뇌종양학회 등과 협력을 통해 학제간 교류를 모색하는데 중점을 뒀다.

심포지엄의 주제 역시 △위암 △후성유전학 △미토콘드리아 에너지대사 △암생존자 관리 △폐암 치료의 혁신 △맞춤형 치료를 위한 진단방법 △발암경로 △줄기세포 등 그 어느 때보다 암 연구자들의 관심에 맞게 준비되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암 관련 젊은 임상가와 연구자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Meet the Professor' 세션도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전후근 교수(가톨릭대), 김선한 교수(고려대), 양한광 교수(서울대)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활동을 해온 연사들을 초청해 심도 깊은 토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

이밖에도 최근 해외 연수를 다녀온 젊은 연구자들이 그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기획된 'Young Investigator Symposium'과 종양내과, 종양외과, 방사선종양분야의 신진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세션 등이 신진 연구자들 간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암학회 김열흥 학술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국제컨퍼런스인 만큼, 임상 테마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해외 연구자들도 자유연제를 발표할 수 있는 International 세션을 마련하는 등 국내외 연구자들이 서로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가을에 열리는 학술대회는 신약 허가나 신약 개발, 암 진료 질 평가 등 정책적인 부분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나아가 2017년에 열리는 '제24차 아시아·태평양 암학술대회 서울대회(APCC)'를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리더로서 위상 보여줄 것’
오는 2017년 서울에서 개최될 제24차 APCC는 아시아·태평양암연맹이 주관하는 학술대회로 2년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순회·개최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1987년과 2005년에 개최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미국과 유럽등 30여개국 약 1800여명의 암연구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 이사장은 “이번 대회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암 치료 발전에 기여하는 커다란 종양학 제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8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23차 APCC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2017년 아시아의 리더로써 대한민국의 발달된 암 치료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한암학회는 지난 1958년 대한암연구회로 출발해 현재는 회원수 1800여명에 달하는 거대 학회로 성장했으며, 대한암학회지인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는 2012년 SCIE에 등재되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영향력 있는 학술지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40년을 맞이해 연례적으로 개최하던 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발전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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