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연구로 정부 정책에 과학적 근거 제공 역할
1월까지 수가·약물 급여 결정될 것, 상담 지침 연구 중

새해 첫날부터 담뱃값이 인상된다. 평균 4500원으로 2000원이나 오르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금연 희망자가 늘어날 것이고, 개원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담 수가나 보조약물 급여도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원가는 막막하기만 하다. 금연지도사까지 배치된 보건소와 비교해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

대한금연학회 이성규 홍보이사는 “보건소의 금연지도사 보다는 주치의처럼 믿고 따르는 개원의들의 말 한마디가 훨씬 큰 권위를 갖는다”며 “내년 2월부터 금연 지원 정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1월까지 모든 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설명한다.

2008년 창립해 200명 넘는 전문가 활동
내년 담뱃값 인상을 비롯한 현재 금연 지원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대한금연학회(회장 조홍준, 울산의대 가정의학과)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성규 홍보이사는 “대한금연학회는 ‘금연’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연구‘하는 단체”라며 “2008년 창립총회를 갖고 현재 조홍준 회장을 필두로 40여명의 집행부와 200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임상 의사가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치의학, 한의학, 법학, 보건학, 약학, 간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때문에 부회장직도 의학·보건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별로 선출하며, 이사진 역시 공공부문과 사회단체를 비롯해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가 활동한다.

처음 금연학회 준비위원회가 결성된 것은 2008년 5월이다. 대한금연학회 1대 회장을 지낸 가톨릭의대 예방의학 맹광호 교수를 필두로 12명의 준비위원이 위촉되어 그해 11월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창립기념 학술대회 및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듬해에는 대한금연학회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춘·추계학술대회를 진행했다. 2010년부터는 일본금연과학회과 학술교류에 관한 MOU를 체결해 매년 한일 간 금연 정책 발전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한금연학회지를 창간·발행하고 있다. 현재 학술대회는 1년에 한번 6월에 열리며 금연지도사 연수교육을 비롯해 금연상담 프로그램 소개, 해외 정책 비교 등을 다룬다.

매달 셋째 주 월요일마다 갖는 월례집담회도 중요한 사업이다. 주로 2명의 연자가 초청되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정부 정책으로 연결되는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 이사는 “담배회사의 펀드를 받아 진행되는 연구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우리 학회는 절대 제약회사의 펀드를 받지 않는다”며 “월례집담회는 회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원의들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에 정확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민단체와 연계해 캠페인을 벌이거나 시기에 맞게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청회를 여는 것도 금연학회의 주요 사업이다.

금연 상담 프로그램 지침 발표 예정
개원가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수가이다. 하지만 정신과 상담도 50분이 넘어야 심화 상담 수가가 인정되고, 금연보조약물의 급여가 인정되더라도 정부에서 환자등록 등 과도한 행정프로세스를 요구하면 선뜻 금연 환자를 진료하기 힘든 것이 사실. 게다가 일부 담배회사에서는 금연보조약물이 정신과 약이기 때문에 자살률을 올린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 이사는 “금연보조약물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미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 결과, 다른 정신과 약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수가의 경우 복지부 급여과와 논의 중인데, 담뱃값이 1월 1일부터 인상되면서 그 재원을 2월부터는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1월 중에는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가를 차치하고서라도 일선에 계시는 개원의 분들이 국민 전체의 보건 증진을 위해 금연 독려에 관심을 갖고 상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맥락에서 학회에서도 앞으로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상담 프로그램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에 가정의학과에서 발표한 지침에 최신 지견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전자담배, 관리 안 되면 허용하지 말아야
전자담배에 대해 묻는 환자들에게는 어떤 답을 줘야 할까. 현실적으로 일부 금연클리닉에서는 전자담배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에 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약물, 패치, 껌 등 다양한 방법으로도 금연이 안 될 경우 포기하는 심정으로 전자담배를 허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이사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금연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가 전자담배를 권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담배 중독군이라는 별도의 그룹을 만들 가능성이 있고 관리가 되지 않으면 용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확실한 것은 WHO에서 전자담배를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내가 이 환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언제든지 학회로 전화주세요’
금연학회는 앞으로 정부의 금연 정책이 강화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 이사는 “흡연에 의한 조기사망자와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해외정보를 가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금연학회에는 이 사명감을 갖고 평생 연구를 하신 분들이 모였기 때문에 개원의 분들도 정보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학회로 전화 달라”고 전화번호 공개를 부탁했다(02-3010-8578). 또한 “개원의들이 흡연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금연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축이 되어달라”고 덧붙였다.


■ 대한금연학회와 보건복지부가 추천하는 금연수칙
- 집, 차 일터에서 담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치운다.
- 금연 이유를 쪽지에 적어 냉장고·책상 등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둔다.
- 아침식사는 간단히 빠르게 하고, 식후에 커피와 함께 담배를 피워왔다면 커피를 마시는 대신 바로 양치질을 한다.
- 담배를 한두 대 다시 피운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수’라고 생각한다.
- 담배가 생각날 때는 냄새, 인후통, 각종 질환 등 흡연의 불쾌감을 떠올린다.
- 금연 기념 파티를 연다.
- 금단 증상이 나타날 때는 물이나 따뜻한 녹차를 한 모금 마신다. 소금물로 입을 헹구는 것도 좋다.
- 금연 후 얼마간은 술자리 약속을 피한다.
- 금연 후 걷기 등의 운동을 매일 하도록 노력한다.
-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외로워지는 상황을 피한다.
- 담배가 생각나면 금연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