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많지만 인식 저조해 연구 지원금도 턱없이 부족
일요일 심포지엄 개최 등 개원의 위한 학술 지원 활발

“흔히 여드름을 ‘청춘의 심벌’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치료가 필요한 피부의 염증성 질환입니다.”

대한여드름학회 서대헌 회장은 무엇보다 ‘여드름’을 질환으로 보지 않고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여드름 환자와 의료진을 괴롭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잘못된 인식이 환자들의 조기 치료를 막는 걸림돌이 되고, 나아가 여드름 질환 연구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9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회의실에서 만난 서 회장은 “임기 동안 대국민 활동을 통한 인식 개선과 여드름 유관 피부질환에 대한 연구 및 치료의 활성화, 개원의 대상 교육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서 회장 집행부가 약속하는 다섯 가지
대한여드름학회는 2004년 3월에 창립해 올해로 만 10년을 넘어섰다. 현재 20명의 임원진이 활동하고 있으며, 서 회장은 올해 3월 8일 개최된 제11차 대한여드름학회 학술대회에서 제6대 회장으로 인준 받았다. 임기는 2년이다.

서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약속한 회무는 총 다섯 가지이다.

첫째는 여드름에 대한 대국민 홍보 활동 강화이다. 서 회장은 “여드름을 피부병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20대 후반 환자의 50%, 30대 환자의 30%정도가 고생할 정도로 가장 흔한 피부질환 중의 하나”라며 “치료를 소홀히 하다보면 여드름 흉터, 색소침착, 홍반 등 후유증이 남기기 쉽다”고 경고했다.

이런 일환으로 여드름학회는 지난해부터 ‘여드름 신호등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제2회 여드름 신호등 캠페인을 통해 소아여드름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당시 학회는 ‘국내 초등학생 693명 중 36.2%가 여드름 환자이며 소아여드름의 경우 인지도가 낮아 발병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10%미만’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소아여드름 관리와 예방을 위한 수칙을 발표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도 여드름이 발병하면 빠른 시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여드름 및 피지선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 지원 확충을 위한 대정부 호소이다. 여드름 질환의 환자 수는 많은데 비해 중요한 치료제가 대부분 수입되는 이유는 늘어나는 환자 수준에 맞는 연구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 서 회장은 “여드름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구비의 보조가 절실한데 정부의 연구비는 암 등 소수 중증 질환에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여드름의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 이를 토대로 한 새로운 여드름 치료제의 개발 등에 더욱 많은 연구비를 투자한다면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에도 보탬일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는 만큼 여드름 연구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연구비 지원 활성화가 젊은 연구진들의 확충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학회 차원의 피부질환 연구 및 치료의 활성화도 약속했다. 여드름이 피지선 발병에 중요한 질병인 만큼 주사, 입주위염, 지루성 피부염과도 많은 관련이 있는 것이 사실. 서 회장은 이러한 질환들이 흔한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에 대한 연구가 저조한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 회장에 따르면 국내에서 여드름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자는 20명 내외이다. 따라서 여드름학회에서는 한국인 주사 환자에 대한 중증도 분류 시스템, 이에 따른 치료가이드라인의 수립 등을 계획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여드름 이외에 피지선 관련 질환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의 심포지엄 개최 및 연구지원 활성화를 계획 중에 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개원의를 위한 교육 활성화와 학술대회, 심포지엄의 질 향상이다. 특히 개원의를 위한 교육에는 서 회장의 관심이 각별하다. 개원가에서 여드름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지만, 학회 차원의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취임 당시 개원의들을 위한 지방 순회 교육과 개원가의 각종 처치 및 물리적인 치료의 장단점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첫 번째 결실이 지난 11월 30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여드름 및 흉터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심포지엄’이다. 통상적으로 학술대회가 토요일에 개최했던 것과 달리 개원의를 위해 일요일로 행사 날짜를 변경했고, 레이저치료와 광치료, 광역동요법 등 다양한 임상 경험을 가진 개원의들이 서로 장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600여명이 회원들이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학회 차원의 교육의 질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서 회장은 올해 7월에 항생제의 남용을 막고 그 대안을 살펴보는 ‘아크네 프론티어 심포지엄’ 개최로 그 첫발을 뗐다.

인기 만점, 화합 만점 학회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여드름학회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 회장은 ‘어느 학회보다 협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상호친목을 다지는 학회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서 회장을 포함해 창립부터 함께 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구 할 것 없이 서로 일을 맡는다는 것.

3월에 대한피부과학회 학술대회를 열면 분과 심포지엄 가운데 가장 많은 청중이 모이는 곳도 여드름학회이다. 때문에 올해는 대한피부과학회로부터 우수심포지엄상도 수상했다.

서 회장은 비즈엠디 메디컬저널 독자들에게 “개원의 선생님들을 위한 다양한 심포지엄과 학회를 마련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며 “학회에 자주 나오셔서 자신만의 치료아이디어도 소개하고 새로운 질환의 악화요인과 의견 개진 등 많은 발표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대헌 회장은 학회의 창립멤버로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여드름 심포지엄을 주관했으며,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적인 여드름 연구 권위자들의 모임인 ‘Global Alliance to Improve Outcomes of Acne(GA)’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GA는 각 대륙에서 모인 20명 이내의 연구자로만 구성되며, 초청에 의해서만 멤버가 되고 한 번 멤버가 되면 종신회원이 된다. 2005년부터는 아시아 지역 여드름 연구자 모임인 Asian Acne Board의 한국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고, 현재는 여드름의 원인과 천연물질 치료제 개발, 레이저치료기기 등 복수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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