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신뢰 확보하는 길은 자기만의 특색을 살리는 것
고객이 마음 주는 단골약국 돼야 가벼운 시비서 벗어나


경기가 자꾸 나빠지고 상위 10%의 부자들도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약국도 경기를 타고 있다. 약국 밖으로 지나가는 수많은 행인들이 고객이라면 좋겠지만 그림의 떡이다. 가끔 고맙게도 들어와 주는 고객들은 상당히 까다롭다.

 

 

의약분업 이후 12년
환자들은 약국이 처방전에만 목매는 것을 알고 있다.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약국의 호객행위를 다년간 겪어온 탓에 마음대로 요구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딴 약국에 가겠다는 약간의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소비자 불만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약국 내부의 치부도 여러 번 드러낸 탓에 약국을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우리가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막기 위한 100만인 서명을 받고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일반의약품 판매의 독점권을 호소했을 때 실질적으로 모든 국민이 동의를 했을까?
일반 국민들은 약의 안전성을 지키려는 자존심 싸움이 아닌 살만한 사람들의 밥그릇 다툼으로 보는 측면이 많다. 약사의 입장에서 보면 작년 7월을 기점으로 조제료의 일부가 삭감되었으니 경영상의 어려움도 생겼고 자존심도 구겨지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TV서 건강정보 범람 
또한 약국에 오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모든 약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각종 TV나 신문에 건강 칼럼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니 약사만 독점적으로 환자의 건강 상담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솔깃한 말은 백화점의 건강기능식품 판매사나 홈쇼핑의 쇼호스트들이 훨씬 알아듣기 쉽게 잘할 뿐 아니라 항시 무이자 몇 개월의 가격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말을 듣고 그 제품을 먹으면 당장 다 나을 것 같다.
백화점, 홈쇼핑, 마트와 가격과 제품의 다양성 경쟁을 해야 하다 보니 홈쇼핑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순간의 비교와 선택, 또한 사은품과 마일리지, 카드 결제에 익숙해 있다. 약사법의 테두리 안에 서 있는 약국은 합법적으로 마일리지를 제공하거나 사은품을 제공할 수 없고 또한 마진이 보장된 홈쇼핑과 달리 마진이 별로 없는 광고품목 일반약도 카드 결제를 제공해야 하니 약국을 해서 큰 부자가 된다는 것은 어렵다.

 

 

고객의 끊임없는 서비스 욕구
자 우선 우리의 상황을 한번 돌아보자.
지금 대부분의 약국은 자판기를 설치했거나 야쿠르트를 서비스 하고 있다. 남들이 다 제공하는 서비스이기에 준비하지 않으면 환자들의 사소한 시비에 종일 시달려야한다. 게다가 간혹 약을 먹도록 드링크를 달라고 하거나 다른 ??약국에는 약값이 싸다고 하거나 일회용 밴드를 주니 여기에서도 달라고 요구하는 둥 말로 시비를 건다. 시럽 병을 공짜로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아마 하루에 한 두건은 일어날 것이다.
약을 제대로 짓고 정확히 확인하고 내주는 것만으로도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가격 난매나 다른 서비스를 끼워달라는 것으로 시비를 하고 나면 평상심을 잃고 다음 조제가 정확히 되지 않는다.

 

 

동네약국과 환자의 접근성
이번에는 평일 약국에 들르는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약국을 택하는지 생각해보자
병원 처방전에 의한 조제라면 병원 근처 약국을 이용하는 행태가 우선이다.
환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이점이 지리적 접근성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점은 빠른 조제시간을 들 수 있는데 동네약국으로 오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약국에서 조제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동네약국에 처방을 맡기고 다른 일을 보고나서 약을 찾는 경우이다. 동네약국으로서는 단골환자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약의 재고가 늘 수 있으므로 경영적인 측면에서 판단을 잘해야 한다.
환자들이 싼 약값으로 약국을 고르게 해서는 안 된다.
야간조제료 할인이나 전체 약값 할인은 약국 경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전체 약국의 공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비만치료제나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거의 대부분 카드 결제이므로 조제료를 받던지 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또 다른 요인을 보면 조제 외에 다양한 일반상품의 구색이 많은 약국을 찾게 된다.

 

 

환자의 마음을 사는 약사의 행동
그렇다면 약사인 우리는 어떻게 해서 환자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약국의 지리적 접근성과 조제 약값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시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조제 약값이니 조금이라도 언쟁을 줄일 방법을 알아보자.

 

1. 같은 약인데 전보다 약값이 비싸졌다고 하는 경우
전산 기록을 이용해서 과거 조제내역을 살펴보고 야간조제료 할증이나 공휴 조제료 가산 혹은 약값의 변동 등에 대해 차분히 설명을 한다. 환자의 착각에 의한 경우는 지난 번 영수증을 끊어 확인시키거나 집에 가서 확인해 보라고 한다. 그렇지만 본인의 착각을 너무 강하게 우기면 약국에서 자꾸 저자세로 나가지 말고 한 환자쯤 안와도 좋다고 생각하고 대응한다.

 

2. 다른 약국보다 비싸다고 하는 경우
조제 내역을 면밀히 살펴보고 우리의 실수나 잘못이 없다면 환자에게 내역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 때 환자는 이미 화가 나서 우리의 설명을 잘 듣지 않으므로 차라리 지정하는 약국으로 전화해서 환자가 지정하는 날짜의 약값을 환자 앞에서 물어보고 확인시키는 것이 낫다.
환자의 말만 듣고 깎아주는 방법을 택하면 다음 조제 시에도 계속 깎아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차라리 환자 한사람을 잃는 쪽을 택한다.
그런 환자는 다른 약국에 가서도  우리 약국에서 약값을 깎아 주었다고 얘기하고 부당한 요구를 하게 된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우리 약국에서 별난 환자는 다른 약국에서도 별나다. 약국을 오래하면 결국 환자는 돌고 돈다. 부당한 요구를 자꾸 하는 환자는 다른 약국에서도 진상환자이다. 아마도 환자들은 약사들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손님이 왕이라고 생각해서 모질게 구는 게 아닐까?
약사들은 서비스를 해야 환자들이 온다고 생각하고 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친절을 베풀게 된다. 그러나 친절한 것과 저자세는 다르므로 부당한 요구는 과감히 거절 한다.
우리가 환자에게 친절하게 하고,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서 단골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기대를 많이 하게 되면 한두 번 다른 약국에 갔다는 사실에 속상하고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환자들은 그 날의 선호도에 따라 약국을 가게 되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를 대한다.

 

3. 서비스를 주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경우
환자들은 약값이 비싸면 절반은 약국의 이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네 약국에 대학병원의 장기 처방전을 가져온 경우 소비자는 약국에 큰 은혜를 베풀었다고 생각하고 많은 것을 요구한다. 환자의 요구에 따라 드링크를 제공하거나 밴드를 제공하기 시작하면 다음번에도 당연히 그렇게 해주어야 섭섭해 하지 않는다.
서비스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제공해야 하고 드링크를 줄때에도 정해진 규칙을 만든다.
오거리약국의 경우는 환자가 드링크를 요구하면 약은 물로 복용하시는 게 제일 효과가 좋다고 얘기하고 주지 않는다. 물론 일반의약품을 사고 요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약국의 문제로 약을 좀 기다려서 받아야 하는 상황일 때 즉, 기계 고장 혹은 옆 약국에서 약을 사와야 해서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드링크를 드리면 시간지연에 대한 미안함을 덜어줄 수 있다.
그리고 드링크를 줄 것을 여러 번 요구했으나 자꾸 거절했던 사람에게는 다른 기회를 봐서 약국으로 들어온 제약회사 판촉물을 준비했다가 챙겨주면서 기분 좋게 드링크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음을 얘기한다.
물론 물질적인 서비스는 환자의 중요한 유인 수단이지만 그로 인해 약국이 고객에 끌려 다니고 약국의 경영에 압박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과감히 고리를 끊도록 한다.

 

 

자동화 포장기기 이용도 스트레스 경감
조제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조제 매뉴얼을 정하는 것 외에 자동화포장기기를 이용해 짓는 방법, 약의 소포장을 같이 준비하는 방법과  등이 있다.
조제 매뉴얼은 여러 번 소개를 했기 때문에 이번 호에서는 논의하지 않으려 한다.
자동화포장기에서 약이 지어져 내려오는 속도는 사실 조금 늦다. 그러나 컴퓨터로 조제를 지시한 이후 다른 조제를 하거나 봉투를 준비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빨라진다. 게다가 이미 지어진 조제를 이중으로 검수해서 내 보낼 수 있으므로 정확한 투약이 가능하고, 환자가 조제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시비를 하는 경우 조제 기록이 컴퓨터에 남아 있어 확인가능하다. 그리고 처방 조제의 단순반복 행위에서 오는 약국 업무의 스트레스를 상당히 경감시킨다.
또 요즘은 소포장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혈압강하제나 혈당조절약이 한 달 분씩 한 가지만 포장해야 할 경우 따로 새어 포장할 필요 없이 미리 준비가 가능하다. 보기에 깨끗하고 완제품 포장을 환자가 직접 확인할 수도 있고 혹시 약의 개수가 모자라더라도 약사의 실수가 아니므로 안심을 할 수 있다.
오거리약국에서는 이런 약 한 통만 받아갈 경우 복약지도를 “혈압이나 혈당 수치는 어떠셨어요?” 라는 질문과 지난 달 약과의 비교, 그리고 간단히 생활상의 수칙을 한 번 더 일러준다. 주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약사의 역할이 약 알을 약 포에 담는 처방 조제보다는 환자와의 소통과 약 복용에 있어서의 의문을 해소하고 잘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복약지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상품 구색 갖추기
이번에는 일반 상품의 구색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근처 병원의 특성에 따라, 약국 내방객의 비율에 따라 상품을 구비하도록 한다.
피부과 근처라면 습윤 드레싱 밴드나 화장품, 광고 중인 미백을 위한 의약품이 꼭 필요하고
정형외과 근처에는 각종 보호대와 탄력 붕대, 코반, 기네시오테이프 등을 가격대 별로 준비한다. 파스도 여러 종류를 준비해서 부위별, 성별로 달리 판매한다.
젊은 사람들의 유동인구가 많다면 TV 광고에 의한 상품 구색과 신제품을 구비한다. 직장인들은 카드 사용이 활성화되어있어 가격대가 높은 제품도 구매를 잘 하는 편이다. 싱글족을 위한 용품, 심장 사상충 같은 동물 약품도 많이 나간다.
아기 엄마들은 유아용품이 다양한 약국을 찾는데 엄마들끼리 모여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정보가 많다. 제품의 안전성과 브랜드를 많이 따지면서도 가격에 민감하다.
어르신이 많은 곳은 홈쇼핑이나 신문 광고의 유행에 따라 제품을 구비한다. 오메가 3, 글루코사민 등은 꾸준히 나간다. 반면 JBB, 초록입 홍합, 정어리 펩타이드, 폴리코사놀 같은 상품들은 광고를 하는 동안은 팔리지만 금방 재구매가 없는 제품주기가 짧은 제품이라 재고에 늘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런 노인층이 많은 약국은 서비스로 제공하는 발마사지기를 구비하면 좋다. 약을 조제하는 동안 발마사지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을 줄일 수 있다.

 

생활습관병 꼼꼼히 지도, 환자 이름 기억
마지막으로 평소에 환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길은 자기만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다. 가벼운 감기나 위장병으로 약국을 찾은 환자에게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한약 과립제를 잘 이용하여 효과를 보게 하거나 복약지도를 할 때 약 복용외의 생활 습관을 꼼꼼히 지도하거나 환자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등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시도를 해서 환자가 마음을 주는 단골약국이 되어야 가벼운 가격시비와 서비스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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