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커피 섭취는 남성의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의 커피 섭취가 실제로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원인(커피 섭취)과 결과(대사증후군 예방)’의 가능성을 더 뚜렷하게 확인한 연구여서 주목된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신다연 교수팀은 영양 분야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논문(Causal effect of coffee consumption on metabolic syndrome in Korean adults: a 2-sample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한국 성인의 커피 섭취가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인과효과: 2-표본 멘델 무작위화 연구)에서 남성 한국인에서 커피 섭취가 대사증후군 위험을 실제로 낮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로 밝혔다. 이는 적정한 커피 섭취는 남성의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든 결과다.

신 교수팀은 5만 명 이상을 추적한 한국인 유전체ㆍ건강 코호트인 KoGES-HEXA 자료를 활용해,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 분석을 진행했다.

여기서 멘델 무작위화(MR)는 일반인에게 낯선 전문용어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사람이 태어날 때 이미 무작위로 정해지는 유전적 차이(SNP, 단일염기 다형성)를 이용해, 특정 요인(, 커피 섭취)이 실제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SNP는 사람마다 DNA(유전자)의 특정 한 글자(염기)가 조금씩 다른 유전적 차이를 말한다. 이런 작은 차이가 개인의 체질ㆍ대사ㆍ식습관 반응 등을 결정하는 단서가 된다.

신 교수팀은 원래 커피를 많이 마시도록 태어난 사람적게 마시도록 태어난 사람SNP 차이를 바탕으로, 생활습관ㆍ체중 등 대사증후군 발생과 관련한 여러 변수를 배제하고, 커피의 순수한 효과(대사증후군 예방)를 찾아내는 데 주력했다. 일반적으로 멘델 무작위화는 관찰연구보다 훨씬 실제 인과성(원인-결과)에 가까운 결론을 내리는 연구방법으로 평가된다.

신 교수팀은 커피 섭취 관련 SNP를 기반으로, 커피 소비량이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대사증후군 위험이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원래 커피를 많이 마시도록 태어난 남성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30% 감소했다. 반면 여성에선 커피 섭취와 대사증후군 간 뚜렷한 인과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신 교수팀은 논문에서 호르몬ㆍ체지방 분포ㆍ카페인 대사 속도 등 성별 생리적 차이가 이런 결과(남성에선 커피가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추지만, 여성에선 불분명)의 배경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ㆍ고중성지방ㆍ복부비만ㆍ고혈당 등의 건강 위험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이번 연구의 강점은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유전체ㆍ역학 자료를 이용해, 생활습관과 건강요인이 뒤섞이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특히 KoGES-HEXA5만 명 이상의 건강검진 참여자를 추적해 유전ㆍ식습관ㆍ혈액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축적돼 있어 한국인 맞춤형 영양 연구의 대표 자료로 평가된다.

신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번 결과는 남성 한국인에서 커피 섭취가 대사증후군 위험을 실제로 낮출 가능성을 보여줬다앞으로 한국인의 성별 특성을 고려한 커피 섭취 지침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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