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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통합 반대’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첫 심문 열려

 결국 법정으로 간 한미약품 오너일가의 경영권 싸움의 첫 총성이 울렸다. 

 지난 2월 21일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OCI그룹과 통합에 반대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이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정당성· 주주이익과 부합 여부 등 핵심 쟁점

 이번 법정 대결의 핵심 쟁점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 즉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목적과 절차가 정당한 지,  주주들의 이익과도 부합하는 지 여부이다. 

형제측 “모녀의 상속세 마련·경영권 장악 위한 위법한 신주발행”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형제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지평과 광장은 "송영숙회장 ·임주현 사장, 두 모녀의 상속세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에서 자신들을 경영권에서 배제하기 위한 위법한 신주발행"이라고 주장했다.  

모녀측 “OCI와 통합,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위한 묘수”

 반면에 모녀 측은 한미약품그룹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OCI와의 통합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묘수'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를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성 비율이 한미사이언스는 24.9%, 한미약품은 50% 수준으로,  경쟁사에 비해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연구개발 투자 비율도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두 그룹간 시너지 효과·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도약 기반 마련”

 때문에  "1조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는 OCI와 통합은 한미약품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두 그룹간의 시너지효과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 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사장 “한미그룹-OCI 통합은 을사늑약에 비유하고 싶다"

 심문이 열린 이날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OCI와 통합하게 되면 한미사이언스는 명실상부한 그룹의 최상위 지주사에서 자율권을 빼앗긴 중간지주사로 전락해 경영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일본이 대한제국과 체결한 을사늑약에 비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을사늑약에 빗댄 것은  주주들의 의사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나아가 주주들의 이익에도 반한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회장 취임 후 한미약품그룹 시계 멈춰...낯뜨거운 가족 분쟁 감수”

임 사장은 또 “선대 회장 타계 후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1인 체제의 개인 경영권 강화로 언제든지 부도덕한 결정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됐다”며 “그때부터 한미약품의그룹의 시계는 멈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아버지를 생각하고, 한미약품그룹의 동료와 10만 주주의 권익을 위해 나쁜 아들과 오빠가 되기로 마음먹고 낯뜨거운 가족 분쟁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그룹 “임종윤 측 주장, 사실과 달라...경영권 분쟁 상황 아니다”

 반면에 한미약품그룹은 임종윤 사장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번 신주발행을 결의하기 전까지 양측간에 경영권 분쟁이 존재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런 대안 제시도 없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룹의 발전을 방해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동생, 무담보로 266억 대여...임종윤 측, 기업인수 위해 지분 대량 매각”

 나아가 여동생인 임주현 사장이 임종윤 사장에게 266억원이라는 거액을 무담보로 대여했다는 점과 임종윤 사장이 자신의 기업 디액스앤브이엑스( DXVX )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상대방에게 금전을 무담보로 빌려주거나, 핵심 자산인 주식을 파는 행위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다는 얘기다. 

2차 심문 3월 6일 예정...임종윤 사장 “가처분 기각돼도 주총서 표대결” 

 한편 재판부는 이처럼 양측의 대립이 첨예한 만큼 3월 6일 한 차례 더 양측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가처분 심문에서 기각 결정이 나더라도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말그대로 낯 뜨거운 가족간 분쟁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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