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세포만 배양 항암제 효과 높이고 독성 평가 가능
바이오칩 약물평가 시스템· 미세유체칩 원스톱 시스템 개발
암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생존율을 높이는 맞춤형 정밀의학 시대가 도래 하면서 연구방법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항암제 연구를 위해 일반적으로는 실험용 쥐에서 암세포를 키우지만, 장기 조직을 떼어내 만든 일종의 인공장기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폐암 환자들의 개인별 특성을 시험관에 그대로 재현한 후 암세포 관찰을 하는 등 다양한 발전에 이르렀다.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장세진 교수팀은 정상세포는 억제하고 폐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키워 암 조직구조를 이루게 하는 오가노이드 배양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며 배양 기술 확립에 나섰다.
또한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약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전임상시험 암 모델로 매우 유용함을 증명했다.
최근에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편집자로부터 ‘주목할 만한 연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장세진 교수를 만나 폐암 오가노이드와 이를 활용한 바이오칩 약물평가 플랫폼 시스템에 대해서 자세히 물었다.
Q. 암 오가노이드의 개발 배경이 궁금하다.
환자마다 다른 암의 유전체 변이 특성은 물론 위, 대장, 간 등 개별 장기 조직마다 조금씩 다른 장기 별 특성까지 그대로 시험관 속으로 옮겨놓은 인공장기이다.
암 오가노이드를 개발하면 항암제 투여 시 나타나는 암세포와 주위 장기조직 간 상호작용까지도 모사할 수 있다.
나아가 항암제 등 신약개발 과정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보다 낮은 비용으로도 정확한 임상시험 결과 값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는 전임상시험 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경우 약물개발의 성공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Q. 세계에서 최초로 폐암 오가노이드 배양을 성공했다.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폐암은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환자치료에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암 사망 원인 중 1위인 고위험 암으로 혁신적인 항암제 개발이나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분야이다.
또한 조직학적 특성과 유전체 변이 특성이 매우 다양해 환자마다 완전히 같은 암이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성을 보인다.
이번 연구는 폐암 오가노이드를 배양하기 위해 소량의 환자 암 조직을 채취해 생체 내 기질과 유사한 매트릭스에서 3차원으로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여러 종류의 폐암세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성장인자들을 조합해 최적화 한 배양
액을 만들어서 정상 세포는 자랄 수 없고 암 세포만 키워내서 생체와 유사한 암 조직구조를 이루게 하는데 성공했다.
Q. 정상세포를 억제해 폐암세포만 키우는 것으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가.
폐암세포만 배양을 할 경우 항암제의 효과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정상세포와 폐암세포가 섞여있는 경우 배양을 지속하면 암세포는 없어지고 정상세포만 살아남는 단점이 있다.
또한 배양접시에 따라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비율을 정확히 알 수 없어 항암제 효과를 분석할 수 없다. 폐암 오가노이드와 정상 오가노이드를 분리배양할 경우 항암 효과와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도 평가할 수 있다.
Q. 이번 암 오가노이드 개발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가.
연구진이 배양에 성공한 환자유래 폐암 오가노이드는 모체가 되는 각 환자의 폐암 조직 유형과 일치했고, 유전체 변이 특성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특히 배양된 환자의 폐암 조직은 살아있는 상태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환자의 암 아바타로써 시험관 내에서 다양한 항암제로 시험치료를 한 후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이 기술을 활용하면 동물실험을 대치해 시험동물의 희생을 줄이고, 연구개발 비용 및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개별 환자의 폐암을 오가노이드 형태로 배양해 살아있는 상태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배양된 폐암 오가노이드를 환자의 아바타로써 시험관 내에서 다양한 항암제로 시험치료를 해 그 결과로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밀의학 즉 환자맞춤형 의학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Q. 바이오칩 약물평가 시스템도 함께 개발했다. 어떤 시스템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암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항암제의 체외 선행 평가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가 위해서는 배양기술을 바탕으로 다량의 규격화된 종양 오가노이드를 바이오칩 위에서 배양하고 바로 항암제 평가 및 반응성 분석을 할 수 있는 키트화 된 검사체계가 필요하다.
저희 연구진은 미세유체 생리시스템을 이용해 암 오가노이드를 바이오칩 위에 빠르게 로딩하고 배양한 후 약물 평가를 하는 one-stop 시스템을 개발했다.
바이오칩을 활용하면 대량의 종양 오가노이드를 한꺼번에 배양하고 분석할 수 있다.
Q. 미세유체칩 원스톱 시스템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미세유체칩(랩 온어 칩)이란 ‘칩 위의 실험실’ 이라는 용어대로, 효과 측정을 위한 샘플의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해 극소량의 시료만으로도 다양한 실험과 정보획득이 가능하다.
미세유체 생리시스템을 이용한 미세유체칩 원스톱 시스템은 바이오칩 위에서 폐암 오가노이드를 배양하고 바로 항암제 평가 및 반응성 분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Q. 연구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한계점은 없었는가.
정상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방법은 줄기세포 배양법과 유사하며 많은 종류의 세포성장 관련 인자를 넣어 주어야 한다.
암 오가노이드 배양을 위해서는 정상세포에서 필요한 성장인자를 적절하게 가감해 최적화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폐암 오가노이드 바이오뱅크는 구축이 완료됐으며, 한국인이 고위험에 속하는 대장암, 위암, 간암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바이오 뱅크를 구축 중에 있으며 정밀의학용 진단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며 신약개발 플랫폼으
로 쓰기 위해서도 규격화, 자동화 등의 산업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