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니티딘 사태 관련 기자회견

라니티딘 사태에 대해 식약처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적 입장을 호소해온 의협이 이번에는 국회로 나섰다. 

이번 사태는 의료계의 혼란을 빚을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대한민국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과 의사가 믿을 수 있는 식약처로 거듭나기를 거듭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는 1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라니티딘 사태에 관련해 자유한국당 보건복지위원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집 회장은 "이번 라니티딘 사태는 대한민국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참사"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와 동일한 것으로 식약처에서 150만명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다빈도 처방 의약품의 위험성을 오직 미국과 유럽 등 외국의 발표 결과에 따라 뒤늦게 조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한 검사결과 발표를 번복함으로써 의료계에 야기된 혼란도 지적했다.

9월 16일 발표시 먼저 시행한 검사결과에서 문제의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식약처는 10일 만에 원료의약품 7종에서 모두 NDMA가 검출되었다며 전면적인 판매와 처방 금지 조치를 내렸다.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최 회장은 "이 과정에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었다. 정확한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인해서 조치해도 늦지 않은데 신속하게 대처하는 척 하기 위해서 일부 검사결과만 발표했다가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꼴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발사르탄 사태’때에도 서둘러 주말에 발표를 했다가 월요일부터 의료기관이 마비가 되는 혼란이 있었다. 처음 발표했던 의약품 리스트가 축소되어 다시 혼란을 유발키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발사르탄 사태 당시 어설픈 대처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며 식약처가 자화자찬의 태도를 보였다는 것. 발사르탄 사태를 겪은 식약처가 이후 대응 매뉴얼을 만들지 않고 이번에도 자화자찬의 뻔뻔한 태도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내실 없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아마추어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식약처가 허가해준 약을 믿고 처방한 의사들의 불신은 역시 마찬가지다. 치료받기 위해서 온 환자에게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약을 처방하고 싶은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함께 의사 역시 이 사태의 피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쏟아지는 환자들의 의문과 불만, 오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의사들의 몫"이라며 의사의 입장으로서 호소했다. 

의협은 이러한 이러한 중대한 사태가 두 번이나 반복된 것에 대해 단순히 능력의 부족이나 실수가 아니라 조직과 시스템의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의사가 믿을 수 있는 식약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처절한 혁신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문제를 찾아 체질을 개선하고 충분한 전문인력 확보와 조직개편을 통하여 식약처가 의료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국민건강 수호의 파트너로 거듭나기를 강력 촉구한다"며 "정부와 국회 역시 식약처가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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