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으로 몰려온 전문약 쉽게 기억하게 하기 위해 집필 시작

모든 급여약물 대상으로 혼자서 이리저리 맞추고 생각하며 완성

약국을 마치는 순간까지 약에 대한 모든 지식 담는 노력 계속할 것

40년간 약국을 운영하며 [약국에서 써본 약 이이기](팜웨이) 4권을 저술했다. 약사들은 이 책을 두꺼운 약물학 책을 보기 전에 읽는 ‘애피타이저’로 평했다.

의약분업으로 갑자기 몰려온 전문약을 스토리텔링 형태로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박정완 약사의 ‘진짜 책 쓴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번에 ‘약국에서 써본 네 번째 약 이야기’ 를 출간하셨는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약사는 20대부터 70대까지 거의 2세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70대가 20대 학창 시절에 익혀온 약물은 많은 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반대로 70대 약사들이 20대 약사가 학창시절 배웠던 새로운 약물의 지식을 일반적인 약국의 현실 상황에서는 스스로 습득하기 쉬운 일은 아닙니다.

면역도 하루가 다르게 이론이 변합니다. 항암 약물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메커니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르지만 알아야하고 어렵지만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지금의 약물학은 우주를 넘나드는 학문보다 더 심도가 깊어 감히 쉽게 범접하기 어렵습니다. 이른바 단백질 약물의 시대입니다.

세 번째 약이야기를 탈고하고 난후 7년이 지났습니다. 감히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여러 약물에 도전장을 내어 보았습니다. 어렵기도하고 잘못 쓰여 지지 않았나 하는 부담도 갑니다. 솔직히 부담이 갑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기쁘게 읽어주셨으면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출간된 도서의 내용과 특징을 간단히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환자의 목소리가 자질게 들렸던 약국을 2002년에 정리하고 조금은 편안한 약국 안에서 책을 한 권 써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2008년 [약국에서 써본 약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두 번째 세 번째 약이야기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예상외로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약이야기는 처방 빈도수가 많은 약물을 주로 대상으로 잡았습니다.

즐거운 마음에 2010년 [약국에서 써본 두 번째 약이야기]를 출간하였는데 마지막에 본초 이야기를 써보았습니다.

2012년에는 [약국에서 써본 세 번째 약 이야기]를 출간하게 됩니다. 항암제를 비롯하여 급여되고 있는 약물 중 1. 2 권에서 다루지 않았던 모든 약을 정리 해보았습니다.

세 번째 책을 마치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무렵 일반인에게 약을 이야기 해주고 싶었습니다. 법률에 대한 상식도 약물의 상식도 필요한 시대입니다.

아는 것만큼 자기가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약국에서 알려준 궁금한 약이야기를 2017년 발간하게 됩니다. 2017년 하반기 세종도서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어떤 계기에 의해 책을 쓰기로 결심하셨나요?

2000년대 의약분업이 되면서 약국은 갑자기 많은 전문의약품을 만나게 됩니다. 많은 약물을 배워 약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지만, 분업 이전의 약국 현장에서는 활용이 많지 않아 기억 속에만 머물렀던 의약품을 분업 현장에서 매일 취급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환경을 빨리 적응하게 스토리텔링 형태로 기억을 쉽게 하면 어떨까 하는 게 계기입니다.

약국을 하시며 책을 집필하시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그동안의 어려움은?

집필이란 고급 단어는 유명한 작가님들이 하는 작업이고, 제가 하는 것은 이미 발표 되어있는 생명공학적 이론을 좀 더 쉽게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어찌 보면 기존의 생명공학적 이론을 번역 혹은 표절한 셈입니다.

저는 한낱 표절하는 사람입니다. 표절 중에 아무리 보아도 풀리지 않는 기전도 가끔은 만나게 됩니다. 컴퓨터로 온갖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온 도서를 들쳐보기도 한적 있습니다.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안 되는 어떤 사안을 접하였을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집필 주제는 어떻게 정하시고, 집필은 주로 언제하시는지요.

급여가 되고 있는 모든 약물을 대상으로 삼고 작업 하였습니다. 혼자 이리저리 맞추고 생각하면서 하루에 하루를 보태면서 완성하였습니다. 저는 20년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한강변 걷기입니다.

걷는 동안 혼자 이런 구상 저런 구상 많이 하면서 걷습니다. 한강변 구상을 별도의 공간 없이 약국에서 마지막으로 정리 합니다. 어떤 때는 일요일에도 약국에서 작업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걷기는 나에게 건강을 주고 무한한 생각을 하는 공간인 셈입니다.

고생하신 만큼 책도 많이 팔렸는지요? 또 독자들의 반응, 의견은?

약국에서 써본 약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약국과 연관된 사람만이 관심이 있는 도서입니다. 3만 명이라고 합니다. 30%는 읽어 주신 것 같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애피타이저 라는 촌평을 주신 분이 제일 생각납니다. 두꺼운 약물학 책을 보기 전에 맛있게 먹는 애피타이저 표현이 맘에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방향으로 집필을 하실 계획이신지?

최첨단 약물들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작업을 계속하고 싶지만 역량의 한계를 느낍니다. 도전은 해보려합니다만... 세월도 아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독자 또는 약사님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약은 약사에게’ 라는 말은 대한민국에서 당연함을 예시하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구호입니다. 퇴색되지 않도록 구호에 합당하는 지식 탐구가 있어야합니다. 약국을 마치는 순간까지 약에 대한 모든 지식을 담는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