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2·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의료계가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지금까지 전액 환자부담인 2·3인실 입원료에 건강보험을 확대하는 방안을 심의 의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본인부담금은 2인실 기준으로 최대 27만2,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약 19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대한병의협)는 정부의 정책에 ‘대학병원 환자 쏠림’현상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대한병의협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중소병원과 종합병원간의 입원료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동안 비용 문제 때문에 주저했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정책의 대상자인 상급종합병원들과 종합병원들은 벌써부터 4·5인실을 줄이고, 2·3인 병실을 늘리고 있어 실제로 정부가 추산한 재정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대한병의협은 이번 정부의 정책 발표는 의료계의 의견을 몰살하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을 오히려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케어는 국민들이 중병에 걸렸을 때 치료과정에 발생하는 높은 의료비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게 되는, 이른바 재난적 의료비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2·3인실 입원료는 진정한 급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한병의협의 설명이다.

대한병의협에 따르면 정작 의료비 감면혜택이 필요한 희귀난치성질환자나 급여화환자는 외면됐다는 것이다.

대한병의협은 “복지부는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하면서 2~3인실 입원료는 본인부담금 상한액 산정에서 제외할 뿐 아니라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산정특례혜택 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국민건강보험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입원료가 줄어든다고 홍보를 하고서는 정작 기존의 국민의료비 절감 제도에서는 배제해 2~3인실 입원료는 진정한 급여대상이 아님을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병의협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시행한다는 정책이 사실상 진료비 할인 정책에 지나지 않고, 이마저도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은 산정특례 질환자와 의료급여 환자에게는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 진정 국민을 생각한 정책인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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