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약국이지만 POP와 다품종 취급으로 외품 매출 높아
호박즙부터 화장품까지 뷰티제품 多…주민건강 증진이 목표

“어머님 오셨어요? 날씨가 많이 춥죠. 저희 약국도 일주일이나 수도가 얼어있었어요.”
“아버님~약 왔어요. 아버님 드리려고 챙겨놨죠. 잘 챙겨 드세요. 이거 따드릴까요?”

신사동 큰길가에 위치한 압구정길약국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지역주민들의 출입이 잦다. 친절하고 싹싹한 김영근 약사가 지역주민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보다는 신사동 주민들의 건강증진이 먼저’라는 김 약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아들처럼, 동년배들에게는 친구처럼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약사인 누나 영향으로 지금 자리에 개국
김 약사는 군대를 전역한 후 약대에 진학한 늦깎이 약사다. 현재 서울시 광진구에서 ‘화양백화점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숙 약사가 누나로, 그에게 군대 전역 후 약대에 진학할 것을 권유한 사람도 바로 그의 누나였다.

지금 약국 자리를 알아봐 준 것도 김영숙 약사다. 졸업 후 경기도 양주에서 소아과 주처방 약국을 운영하고 있던 김영근 약사의 호흡기가 나빠지자, 매약이 활발한 자리를 추천한 것이다.

압구정길약국은 그렇게 2013년 10월 문을 열었다. 원래 약국자리이긴 했지만 처방이 많지 않았던 곳인데, 김 약사가 인수한 이후로 하루 평균 100명~130명가량의 내방객이 약국을 찾는다.

김 약사와 함께 근무하는 왕종미 씨는 “환자분들에게 워낙 친절하게 잘 하시다보니까 팬 분들이 많다.”며 “특히 할머니 팬분들이 많은데, 아들처럼 손주처럼 살뜰하게 환자들을 챙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POP로 상담 없이 매출 올리는 효자품목 만들어
김 약사의 따뜻한 복약지도 외에도 압구정길약국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소량이지만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신사동이라는 특성에 맞게 뷰티제품이 많은데, 성형 후 붓기를 빼는 호박즙은 물론 샴푸와 트리트먼트 등 헤어 제품, 마스크 팩과 구강 청결제, 속눈썹 영양제와 화장품까지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만 170여개 품목을 소화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직능식품도 투약대 바로 옆에 놓여 있다.

POP 활용도 적극적이다.
마스크나 칫솔, 붙이는 핫팩과 비강세척제 등은 별도의 매대를 마련해 화려한 POP로 환자들의 시선을 끄는데, 입안을 상쾌하게 하는 사탕 ‘홀스’의 경우 대용량 제품을 들여놓고 ‘50개’라는 단어를 크게 적어두는 식이다. 칫솔도 ‘단돈 5000원’이라고 쓰인 POP를 정면에 부착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수가 많이 줄었지만, 중국인 환자들을 배려해 중국어로 적힌 POP도 약국 안 곳곳에 부착되어 있다.

김 약사는 “약사는 저 혼자 근무하기 때문에 따로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을 상담할 시간이 없어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부탁해 PO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환자분들도 POP만 읽고 집어가거나 간단한 질문을 하고 집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상담에 대한 에너지 소비 없이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의약외품을 최대한 다양하게 갖추고, 최대 150일 이내에는 제품을 회전시킨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죽을 때까지 이 자리서 약국 할 것”
개국 5년차를 맞은 김 약사는 입버릇처럼 “죽을 때까지 이 자리에서 약국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압구정이라는 지역에, 또 사랑방을 찾듯 약국에 오는 단골들에게 ‘정이 들어버렸다’는 그는 “신사동 주민들의 건강증진이 우리 약국의 모토”라며 “지내다보니 지역의 성향도 알겠고 단골들도 저를 잘 이해해줘서 하루하루 재미있게 약국을 하고 있다. 수익은 잘 안 나지만 죽을 때까지 이 자리에서 약국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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