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이슬 기자

“우리나라 3,40대, 밥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신다”

국제보건기구(WHO IARC)에서는 알코올을 담배, 미세먼지와 더불어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알코올은 만성 B형간염, C형간염과 함께 간암의 3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음주’는 담배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관대하게 여겨진다.

이에 대한간암학회는 2월 2일 오후 6시 더플라자호텔에서 간암의 날을 맞아 ‘음주와 간암, 건전한 음주가 존재하는가?’를 주제로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하고 건전한 음주 문화 개선을 위해 의견을 모았다.

최근 OECD 국가들의 알코올 소비량은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3년 1인당 8.7ℓ까지 감소했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5년 9.1ℓ까지 늘었다. 학회는 이러한 현상을 ‘혼술’과 마케팅 전략에 의한 젊은층, 특히 여성 비율의 증가로 분석했다.

또한 학회에 따르면 매일 에탄올 20g(소주 2잔, 1잔 50㎖, 20도 기준) 이상의 음주를 할 경우, 이 보다 음주를 적게 하거나 혹은 전혀 하지 않은 경우보다 간암 발생률이 1.33배 높고, 간암 사망률 역시 1.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간염 환자의 경우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은 더욱 높아져, 만성B형 간염은 음주를 하게 되면 간암 발생률이 2.35배, 만성 C형 간염은 음주를 했을 때 간암 발생률이 1.8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박중원 대한간암학회 회장/ 사진= 김이슬 기자

박중원 대한간암학회 회장은 “담배와 술은 국제보건기구(WHO IARC)가 선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담배와 술은 엄연한 발암물질이다. 많은 국민들이 담배에 대해서는 ‘기피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술은 그렇지 못하다.”며 “예를 들어 어린이들에게 술심부름을 시키는 등 음주에 대한 관대한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간암은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암 중 하나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5년에는 10만 명당 남자 29.5명, 여자 8.2명으로 남성에서 4위, 여성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암 사망률이 높아 2015년 전체 암사망자 중 간암이 남성에서 2위, 여성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경제적 생산성이 높은 중년의 사망률이 높다는 점에서 간암은 국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닐 수 없다.

▲ 대한간암학회 장정원 기획이사/ 사진= 김이슬 기자

대한간암학회 장정원 기획이사는 “2005년 간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2조 4,552억 원으로 2조 3,963억 원의 위암을 추월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암 환자 1인당 부담 역시 6,700만 원으로 췌장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며 “간암은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고, 더 젊은 나이에 사망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전체 암 중 가장 큰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 경고문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음주에 대해 특히 관대하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만연한 ‘술 권하는 문화’를 없애고 ‘건전한 음주는 없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술병에 음주경고 문구를 표시됐다. 당시 ‘간경화나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구 문구는 2016년 개정되면서 간암과 간경화 단어가 사라졌다. 개정된 문구에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 등 구절만 포함돼 경고 문구마저 관대해졌다는 것이 학회측의 의견이다.

양진모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암도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나타난 후 발견하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음주는 생활의 활력소들 중 하나이지만 가급적 소량을 마시는 주의가 필요하다. 간암의 날을 맞아 대국민 홍보를 통해 간암의 실태 파악에 앞장서고 간암관련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으로 역할을 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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