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제도 및 학제개편안 교육부 건의…약교협도 ‘동의’
“약학 연구인력 지망자 감소” 주장, 교육부 ‘시기상조’

서울대 약대가 기존 ‘2+4’ 학제를 개편, 1학년 신입생을 선발하겠다고 나섰다.

"서울대 약학대학을 비롯한 전국 약대들은 고졸자를 신입생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입시제도 및 학제 개편안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이 7월 11일 이같이 보도했다.

6년제 전환 이후 8년 만에 첫 1학년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라는 서울대 약대의 소식은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 약대들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체 약학대학 입시제와 학제 개편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에 동의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

4년제를 6년제로 바꾼 2009년 이래 전국 약대들은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학부 2학년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 가운데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성적 우수자를 3학년 편입생으로 선발하는 ‘2+4학제’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선발 제도는 예상 밖의 결과들을 초래해 왔다.

약학계는 대학원 기피현상으로 약학분야 연구에 차질이 발생했고 안정적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고령 수험생들이 늘면서 전반적으로 신입생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아울러 편입생이 증가하면서 이공계, 자열계열 학생의 자퇴율이 상승했다.

이에 서울대 약대는 ‘서울대 약대 기초 약학교육 발전 방향’에서 “현재 2년간 다른 전공을 배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3학년 편입생을 모집하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의과대학이나 치의과대학처럼 고졸 신입생을 1학년으로 선발해 전반부 2년은 교양과정, 후반부 4년은 전공과정을 가르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약대는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와 이를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한균희 약교협 상임이사는 “35개 약대 가운데 31곳이 편입제 폐지와 신입생 선발이라는 서울대 약대 개편안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약교협은 전임 집행부부터 교육부에 통합 6년제 도입, 또는 현제도와 통합 6년제의 공존을 요청하는 학제개편안을 건의해 온 바 있다.

현재 약교협은 통합 6년제 도입의 당위성을 찾기 위해 내부 조사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약교협이 35개 약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통합 6년제 도입 선호도’에 따르면 전체 35개 대학 중 조사에 응한 34개 대학 가운데 31곳이 찬성표를 던졌고, 3개 대학은 ‘현행 유지’, 1개 대학은 ‘현행과 통합 6년제 병행’을 원한다고 답했다.

서울대 약대가 학제 개편에 나선 이유는 약대 입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약학 분야의 연구 개발을 이끌 우수 인재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이봉진 서울대 약대 학장은 “‘약사’라는 안정적인 자격증을 따기 위해 나이 든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젊고 패기 있는 연구 인력 지망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 약대가 추진하는 입시 및 학제 개편안은 교육부에서 통과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 입시와 학제를 바꾸려면 교육부가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는데, 교육부는 “도입되지 얼마 안 된 제도를 쉽게 바꿀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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