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분 총 조제료 4660원, 전년 대비 140원 인상
사상최대 벤딩…점유율 달라도 공급자 모두 ‘웃음’

2017년도 환산지수 80.1원…3일분 5300원
약국 수가가 3.5% 인상률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2017년도 약국 수가 상대가치점수당 단가(환산지수)가 2016년도 77.4원에서 2.6원이 오른 80.1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행위유형별로 살펴보면, 조제기본료는 1360원으로 전년(1320원)보다 40원이 오르며 복약지도료는 880원으로 전년(850원)보다 30원이 인상된다. 의약품관리료는 560원으로 10원이 오르고, 약국관리료도 전년보다 20원 오른 520원이다.

조제료는 1일치가 1340원이며 최대치인 91일 이상 조제료는 1만 5580원으로 인상된다.

내복약 기준 투약일수별로 살펴보면, 1일분 총 조제료는 4660원(전년 대비 140원 인상)이며, 3일치 총 조제료는 5300원(전년 대비 160원 인상)으로 상향조정된다. 30일치 총 조제료는 1만 890원(전년 대비 350원 인상)이다.

약국, 3년 연속 수가협상 1위
지난 5월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 성상철))과 수가협상에 나선 이영민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장은 6월 1일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시각, 힘겨운 줄다리기 끝에 2017년도 수가인상률 3.5%를 받아내 3년 연속 수가협상 1위(조산원 제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영민 단장은 이번 협상 결과와 관련, “매번 비슷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공단의 현실을 이해하지만 간격을 좁힌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수치가 받아들여져도 약사 회원들은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고 총평을 전했다.

미세 수치 조정 어려워…이영민 단장, 2번이나 협상장 떠나
올해도 새벽까지 이어진 약사회의 수가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이영민 단장은 5월 31일 오후 5시 건보공단 영등포지사에서 진행된 4차 수가협상에서 15분 만에 협상장을 빠져나갔으며, 지난 3차 수가협상 때도 “수가인상 폭의 입장차가 너무 컸다”며 2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온 바 있다.

건보공단과 의견을 충분히 교환했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판단 하에 자리를 떠난 것.

초반 1~2차 협상에서 약사회는 6년제 약사들의 인건비 상승 및 카드사용 빈도의 증가에 따른 수수료 부담 등 약국의 열악한 현실을 피력했으나, 공단 측은 재정 흑자의 불안정성 등을 강조해 결렬됐다.

또한 추가재정소요분(밴딩폭)이 공개되지 않아 인상률 예상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4차 협상 이후부터는 인상률의 미세 구간 조정에 있어 약사회 측이 제시한 수치에 한층 근접해졌으며 7차 협상에서 그 간극 조정이 최종적으로 타결됐다.

현재 약사회는 2009년 2.2% 인상률로 시작한 데 이어 2010년 1.9%, 2011년 2.2%로 쭉 2%대를 유지해오다 2015년 3.2% 인상률을 기록한 후 2017년까지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평균 인상률 2.37%·추가재정 8,134억…역대 최고
이번 수가협상은 여러모로 기록을 세워 공급자 차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수가인상률은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도입 이래 10년 만에 평균 인상률 2.37%로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추가소요재정분(벤딩) 역시 8,134억원으로 전년대비 25%가 증가해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의원 3.1%, 병원 1.9%, 한방 2.9%, 치과 2.4%, 조산원 3.7%로 모든 공급자단체가 전년대비 0.2%에서 0.7%까지 올라 2013년도 이후 전 유형별 협상이 타결됐다.

건보공단, “재정 흑자 토대로 전향적 협상”
한편 장미승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7개 의약단체와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을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건강보험 단기 흑자와 16조9천억 누적흑자를 토대로 공급자의 어려움을 이해해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1일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위원장 조재국)에서 2017년도 수가 협상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작년 메르스 사태 및 의약계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보건의료 현안사항 관련 원활한 협조 등을 고려해 전년도 인상률 1.99%보다 높은 수준인 2.37%로 결정했다.

건보 재정 5년 연속 당기 흑자 및 16.9조에 달하는 최대 누적 흑자로 어느 때보다 공급자들의 기대치가 높아 난항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완전 타결을 이뤄냈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 대해 “의약계가 인건비·임대료 상승 및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를 근거로 높은 인상률을 요구했으나 향후 보장성 강화 및 부과체계 개선 등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를 내세우며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환산지수 연구용역의 근거에 입각해 수가협상을 체결하였으며, 당사자 간 합의 원칙을 따랐다”고 덧붙였다.

빈익빈부익부 제로섬게임…그러나 모두 ‘이긴’ 싸움
협상 결과에 대한 소식을 듣고 약국가는 대체적으로 “수고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 A약사는 “인상률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사실 약국 파이가 적기 때문에 그 정도 인상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 금액이 적어 퍼센트만 높을 뿐 조제료 인상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서 약국 파이란 무엇일까? 바로 약국의 추가소요재정분(벤딩) 점유율을 의미한다. 내년 요양기관 수가인상에 투입될 벤딩은 8,134억원으로 최대 규모다. 7개 의약단체들은 한정된 벤딩 내에서 점유율에 할당된 금액을 가져간다.

공급자들의 제로섬 게임에서 이기는 기관은 벤딩 점유율이 높은 병원으로, 수가인상률이 1%대로 미약하지만 실제로는 수천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병·의원이 총액의 약 70% 이상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며 약국(약 11%), 치과, 한방 순으로 남은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점유율에 따라 나눠 갖게 된다.

이에 인상률보다는 벤딩 규모가 요양기관의 급여소득 증가에 훨씬 중요해진다. 즉, 전체 파이가 커져야 떨어지는 몫도 커진다는 것. 추가소요재정분 점유율이 높은 병·의원과 인상률 상위권인 약국의 협상단이 수가협상 전부터 건보공단과 벤딩폭 공개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여전하지만 결국 모두 ‘이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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