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 수가협상단 “협상 아닌 배급받는 느낌 들어”
인상률 논의 최고 수치, 최저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약단체들이 5월 수가협상에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가 밴딩(bending) 폭, 즉 추가 재정분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건보공단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수가협상은 건보공단 산하 재정운영위원회가 건강보험 재정과 진료비 관련 제도 등을 감안해 '밴드'를 설정,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에 고지한다. 밴딩 폭 등과 관련한 내용은 의협과 의약단체 등의 수가협상단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 이에 수가협상단들은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이라는 입장이다.

“협상아닌 배급”
의협 수가협상단은 현재의 수가협상 방식이 일방적인 통보와 다름없다고 강조하며 공급자 입장에서는 배급받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각 유형에 정해진 밴드 안에서 나눠먹는 형식으로 이뤄진다며 미니총액제나 마찬가지라고 강력 비난했다.

의협 수가협상단 관계자는 수가“ 밴딩 폭을 정해 놓고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각 의약단체들이 싸우도록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수가가 100% 올라도 원가가 안된다. 폭을 높이는 것보다 재정을 얼마나 풀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약사회 수가협상단 또한 현재 보험자인 건보공단과 각 유형별 단체와의 수가협상은 갑·을 관계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맥시멈이 미니멈될 수 있어                                                 건보공단은 수가 밴딩 폭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수가협상을 시작하게 된다면 건보공단에 이익이 없다며 수가 밴딩 폭 공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협상시 밴딩을 공개하면 인상률 논의 수치의 맥시멈(maximum, 최고치)이 미니멈(minimum, 최저치)으로 치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재정운영위에서 밴딩 폭을 처음 확정한 후 협상 초반에 이를 공개한다면 공급자 협상단(의협 및 의약단체 수가협상단)은 이 규모에서부터 보험자(건보공단)와 협상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공급자 협상단이 협상을 시작하기 전 설정한 밴딩 규모는 최대치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쉽게 말해 건보공단이 처음 협상부터 3~5%의 인상률을 제시하면 양 수가협상단은 최소치를 3%로 잡는 것이 아닌 5% 잡는 것.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최대 인상률로 협상을 진행하게 되고 건보재정에는 유리할 리 없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협상 시에는 자신만의 카드가 있어야 한다. 몇 %를 올려도 더 올리고 싶은 것이 사람”이라고 설명하며 밴드 공개가 건보공단의 카드라고 밝혔다. 또 계속 공개를 원할 경우 재정위원회가 밴딩을 1차, 2차로 나눠 설정해 1차는 임시, 2차는 확정 공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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