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전에 동영상 시청, 평균 10분 상담하며 되물어
의사회, 학회 활동하며 컨텐츠 공유하며 진료 의뢰 쉽게

“증상이 없는데 검사를 꼭 해야 하냐고 물으셨죠? 가까이 오셔서 저랑 같이 모니터 좀 보실까요? 제가 비뇨기과 전문의인데, 제 설명을 들으시면 석사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설명을 듣고 난 뒤 진료실을 나서는 환자의 표정이 만족스럽다. 진료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10분. 대기시간이 길지만, 따로 준비된 공간에서 질환별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대기석에도 질환 자료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 강북구에서 ‘서울탑피부비뇨기과’를 운영하고 있는 조규선 원장은 “저희 병원의 키워드는 ‘전문성’과 ‘감동’입니다”라고 설명한다.

환자 이해 돕기 위한 서비스 가득
서울탑비뇨기과 본점은 지하철 4호선 미아역과 수유역 사이에 위치해있다. 6층 메디컬 빌딩의 4층과 6층을 사용하는데 4층은 외래, 6층은 요로결석센터로 간단한 시술을 병행하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은 ‘환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서비스’이다. 우선 병원을 처음 찾은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에 대해 질문지를 작성하고, 대기시간동안 시청각실에서 조 원장이 지정한 동영상을 시청한다. 동영상은 크게 17가지 종류로 조 원장이 직접 출연한 TV프로그램을 편집한 것이기도 하고, 직접 제작한 것도 있다.

진료실에 들어서면 조 원장에게 10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눈다. 조 원장은 3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데,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로 사용하는 자료만 50가지가 넘는다. 주로 강의를 위해 제작한 PPT를 버리지 않고 활용한다고.

이후 처방을 마친 뒤에는 프린트물에 아침, 점심, 저녁별로 먹거나 발라야 하는 약을 적어준다. 마지막으로 수납을 할 때는 간호사가 이 종이를 토대로 실제 약통을 보여주며 환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조 원장은 “노인 환자분들이 많다보니 진료실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금방 잊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진료실을 나갈 때 환자가 만족한 얼굴로 나가는 것을 보면 힘들어도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한다.

전국 6개 지점 네트워크, 상담 표준화 목표
진료실에서 눈에 띄는 또 한가지는 조 원장 책상 건너편에 설치된 듀얼모니터이다. 이 자리에는 올해 3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이중섭 원장이 조 원장의 컴퓨터에서 가동 중인 처방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관찰한다. 이 원장은 올해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동문으로 아직 서울탑비뇨기과의 시스템을 익히고 있는 중이다. 1년 뒤에는 서울탑비뇨기과의 다른 지점을 오픈할 계획.

조 원장은 “페이닥터를 둔 적이 있었는데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니까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어 타격이 컸습니다”라며 “지점이 다르더라도 의료진과 간호사까지 어느 정도 표준화된 진료 패턴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서울탑비뇨기과가 현재 갖고 있는 지점은 총 6개. 처음에는 선배와 이름을 같이 쓰자고 시작했던 것이 어느새 전국에 체인을 가진 비뇨기과 브랜드로 성장했다. 운영은 따로 하고 마케팅 비용 등만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조 원장은 “각자의 장점을 공유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의 장점이 있어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라고 웃음을 보인다.

▲ 진료실에 듀얼 모니터를 설치해 다른 원장에게 처방내역과 설명방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다른 의원과 관계 돈독, 환자 의뢰 많아져
조 원장은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지만, 다른 비뇨기과 혹은 지역 의원들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부회장과 서울시 강북구의사회 부회장, 대한비뇨기과초음파학회 보험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 원장은 다른 교수와 원장들에게 진료를 의뢰받기도, 의뢰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17년 전 처음 이 자리에 문을 연 조 원장은 근처 개원가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원들에게 ‘서울탑비뇨기과소식지’를 만들어 발행하기도 했다. 자신의 병원 소개와 함께 비급여목록표 비치나 근로능력평가용진단서 등 행정적인 부분 등을 안내하는 글을 발송한 것.

비뇨기 질환에 대한 안내 이미지를 직접 제작해 탁상 달력을 만들어 돌리기도 했다고. 근처 300개 의원에 배포했는데 이후 환자를 의뢰하는 병원들이 많아졌다.

지금도 좋은 자료가 있으면 기꺼이 의사회 홈페이지나 카톡을 통해 동료들과 공유한다. 개원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자료를 오픈하고 병원을 견학시켜주는 것도 조 원장의 즐거움이다.

그는 “하루 종일 환자들에게 설명을 하다보면 지칠 때도 있지만, 다른 선생님들을 만나며 또 다른 에너지를 얻습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의료진을 확충해 내원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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