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성공 큰 관계, 자기 계발 타 분야 이해 도움
의약인 인터넷 비중 크지만 지식 안되는 경우 많아

뉴미디어 시대, 우리는 너무나 많은 매체를 접하고 있다.

매체는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매체에서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발전돼 왔다. 발전 과정에는 이전 매체에게는 없던 기술이 탑재됐다. 1대1 소통이던 인쇄매체에서 1대 다수가 접할 수 있는 전파매체가 나왔다. 들을 수밖에 없던 라디오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텔레비전이 개발됐다. 인터넷이 발전하고부터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정보 형태도 변화했다. 기술발전은 글자를 통해 정보를 얻었던 인쇄매체에서 문자를 포함해 소리,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정 주제만 내포되어 있는 책은 들고 다니기엔 수고스러움이 있었다. 가벼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읽고 싶은 책도 담아 볼 수 있을 뿐더러 어떤 정보든 필요만 하면 찾을 수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기기가 부합하면서 생긴 수많은 장점들 때문에 인쇄매체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마저 있었다. 하지만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인터넷이 주지 못하는 장점이 종이책에는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가 종이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할까.

김동빈 교수는 책 ‘인쇄광고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인쇄매체의 가장 큰 장점을 “정보의 기록성”이라고 말했다. 즉 정확한 정보를 기록해 신뢰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또 인쇄매체는 ‘정지’된 상태에서 ‘집약’된 의미와 정보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밀도 있다고 전했다.

종이책은 생각의 과정 형성에도 인터넷과 사뭇 다르다. 종이책은 독자의 필요나 사고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일정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얻는다. 적어도 3~4시간 동안 저자의 생각을 읽고 내 생각과 비교하며 사색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내용을 보다 깊이 인지한다. 또 오랜 시간 책읽기에 집중하는 능력, 저자를 파악하는 능력, 그에 따라 얻는 지혜 등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원하는 정보만 클릭하면 된다. 우리는 주로 검색 결과에서 핵심만 재빨리 훑는다. 다른 사람이 쓴 내용을 순식간에 판단하고 다른 정보를 얻기 위해 넘어간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은 정말 ‘정보’만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책은 인터넷의 단점을 보완하고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일까? EBS 특별기획 ‘검색이 아니라 사색입니다’에서 인터넷으로 책을 읽는 그룹과 종이책으로 책을 읽는 그룹의 차이를 분석한 적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먼저 종이로 된 책을 읽은 그룹은 책의 글자를 빈틈없이 고르게 읽었다. 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도 지그재그 모양의 정방향 시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된 책을 읽은 집단은 시선이 뒤죽박죽이었다. 또 밑 부분을 읽었다가 윗부분으로 올라가는 역방향의 시선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기억에 있어서도 차이가 났다. 종이책으로 책을 읽는 그룹은 책의 구절이나 문구를 기억했다. 처음 시작과 내용의 진행을 서사적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반대로 인터넷은 키워드 위주로 기억했다. 또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과 내용, 근처에 무슨 그림이 있었는지 정도만 기억난다고 답했다. 즉 종이책은 읽었고 전자책은 ‘훑어’ 본 것이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효과는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작용하는 ‘경제’를 살리기도 한다. 세계 최고 기업의 CEO, 변화를 추구하고 존경받는 지도자들은 책을 읽고 또 읽는다고 한다. 저자 김무곤의 ‘종이책 읽기를 권함’에서는 책을 읽는 일과 성공하고 돈을 버는 일에 큰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오늘의 리더(Reader)가 내일의 리더(Leader)”가 되기 때문이다. 책은 자기 계발을 향한 강한 의지,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열린 귀는 리더(Leader)의 조건이자 리더(Reader)의 속성이라고 말한다.

휴렛 팩커드사(HP)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대학 시절 고전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독서 훈련을 쌓았고, 그것이 지금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했다. 삼성그룹의 고(故) 이병철 회장은 연말마다 도쿄에 가 책을 가득 사서 모두 읽었다. 그해의 사업방향은 이때 세워 돌아왔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회장의 노력 하에 ‘전임원의 종이신문 읽기 캠페인’을 벌였다. ‘T자형 인간’(많은 부분을 가로로 폭넓게 알되 본인이 맡은 분야는 세로로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관심 분야에 대한 기사, 포털사이트에 자주 노출되는 기사만을 접하기 쉬운 인터넷보다는 종이신문을 통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내일 지도자(Leader)가 될 것인가 아닌가는 오늘 내가 독자(Reader)인가 아닌가를 점검하면 된다”는 저자의 말은 의료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의원 및 약국에도 따끔한 충고가 될 것이다.

어느 직종보다 앞서가는 IT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의사, 약사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를 옆에 두고 산다. 환자의 진료나 상담, 처방전 조제나 복약지도 등이 컴퓨터는 켜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의약 전문인들이 업무와 관련된 생활환경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을 매우 크다. 그러나 그것은 생활의 방식이고 정보를 얻는 수단일 뿐 지식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 본지가 의사, 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는 인터넷신문이라는 답변이 단연 우세했다. 그러나 업무관련 지식을 얻는데 어느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의사회나 약사회가 실시하는 연수강좌, 전문서적, 신문잡지, 선배 및 동료와의 대화, 그리고 그 다음이 인터넷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본지는 이번호부터 의사, 약사, 제약업계 등 건강한 전문인들이 독서를 통해 직무관련 지식을 함양하고,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종이 책 읽기’기획캠페인 전개한다. 독서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독서를 통해 성공한 경험담, 단체 및 기업의 독서모임이나 타 분야의 독서 열기 등을 탐방하고 그들의 취지와 목표를 소개할 방침이다.

본지의 기획캠페인 ‘왜 종이책인가?’를 통해 전문인의 윤리와 실력, 서비스의 가치와 경영인의 마인드가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기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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