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법과 시간 지도 외에 상호작용 검토까지 이뤄져야
눈높이 맞춘 복약지도로 노인환자 건강관리 역할 앞장

 

 

 

 

 

 

 

 

 

 

(1) 노인 환자의 특성 및 국내 투약 실태
(2) 노인 환자의 약물 불순응 개선법①
(3) 노인 환자의 약물 불순응 개법선②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인구의 7.2%인 340만 명을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해이다.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불되는 노인의료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1)


노인환자는 정상적인 신체 상태에서도 자연적인 노화 현상에 따라 약물의 대사 및 배설 기능이 저하되어 약의 용량 조절이 필요한데, 많은 경우 2가지 이상의 만성 병합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다. 또한 약물 반응에 있어 20대와 다른 약리학적, 약동학적인 차이를 나타내어 불량 반응이 훨씬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병합 질환이 있는 경우는 동일 성분의 중복 투약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인지기능의 순차적인 저하로 약물 오남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 따라서 약물 복용법과 복용시간에 관한 복약지도 외에 다수의 동일 성분들 간의 상호작용 검토까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복약 순응도가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약사들은 노인환자에 눈높이에 맞는 복약지도와 건강관리라는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호부터 3회에 거쳐 동네약국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인환자의 약물복용에 있어 약물치료가 중복되지 않도록 할 뿐 아니라 복약 순응도(adherence)를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 사례들을 활용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노인 환자의 생리학적 특성
1) 약동학적인 변화
① 흡수
위장관에서의 흡수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나 약물의 분해 및 흡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무위산증이나 췌장염의 경우와 cimetidine, 제산제, digitalis, thiazide 등의 약물과 동시에 병용하게 될 때 신중한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서방정과 장용정의 약효가 저하되고 소장에서 능동적으로 흡수되는 vitamin B, 철분제제, 칼슘 등의 흡수가 저하된다.

 

② 분포
약물의 체내 분포는 체내 조성, 혈장 단백과의 결합 및 각 장기로 가는 혈류량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체내 총 수분량의 감소로 수용성 약물의 경우 분포 용적이 작아지므로 약물 투여 후 초기 혈장 농도와 부작용이 증가한다(예 digitalis, antipyrine, cimetidine, warfarin, furosemide).


반면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여 지용성 약물의 분포 용적은 커지게 되므로 diazepam, calcium channel blocker 혈압약 등은 약물의 혈중농도가 낮아지고 소실 반감기가 길어지며 작용시간이 연장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naproxen과 같은 산성 약물은 혈청 알부민과 결합하지 않은 유리 약물의 혈장 농도가 두 배에 이르게 되므로 투여 용량을 감량하여야 한다.

 

③ 대사
약물 대사 능력은 phaseⅠ(산화, 환원, 가수분해 등)은 노인에서 20%~40% 정도 감소하나 포합반응인 phaseⅡ(glucuronidation, acetylation, sulfation 등)은 별로 변화가 없다. 다만 노인에서는 알코올이나 바이러스성 간염 등에 의한 간 손상으로부터 회복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간 혈류량이 절반 정도이므로 간 대사 약물 투여 시에는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그리고 초회 통과 효과의 변화로 생체 이용률에 변화가 올수 있는 약물은 amitriptyline, diltiazem,hydralazine, nifedipine, propranolol, verapamil 등이다.

 

④ 배설
가장 뚜렷한 변화가 신장 배설 능력의 감소인데 이로 인해 많은 약물들의 반감기가 길어지므로 약물 투여의 용량과 횟수를 줄여야 약물의 체내 축적으로 인한 독작용을 유발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치료범위가 좁은 aminoglycoside, digoxin 등의 약물은 감량이 필요하다.

 

2) 약력학적인 변화
① 수용체 반응성
β-아드레날린성 수용체에 대한 반응성의 감소로 benzodiazepine의 정신운동 기능장애가 초래되고 warfarin, diltiazem, enalapril  등의 반응이 예민해진다.

 

② 항상성 반응의 저해
노인은 평균 혈압은 매년 높아지나, 심장 일회 박출량이 늘어나므로 기립성 저혈압 발생빈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 또한 식후 혈당이 매년 1 mg/dl 씩 높아지며 온도조절 기능의 저하, 수분 배설 기능의 저하가 유발되어 약물의 유해 작용뿐 아니라 약물에 의한 과민반응이 초래되기 쉽다.2)


(가) 고혈압치료제, 혈관이완제, 이뇨제, 삼환계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항파킨슨약, barbital류, benzodiazepine등의 복용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일어날 수 있다.
(나) 삼환계 항우울제나 benzodiazepine, opioid, alcohol, 근육이완제, 혈관이완제를 장기 복용하면 체온 조절 기능의 손상으로 체온이 저하되고 근육의 운동 및 활력이 감소된다.
(다) 항콜린 약물, 삼환계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등의 경우에는 위장 운동을 감소시키므로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라) 약물에 의해 요실금이 일어날 수도 있다.3)

 

③ 표적 장기의 감수성 감소
나이가 들면 대뇌 혈류 및 산소 소비의 감소, 대뇌 혈관 저항이 증가한다. 중추신경계의 흥분 및 억제 경로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콜린 수용체가 결핍되기 때문에 기억력의 손상이 일어난다. 또 β-수용체와 α-2수용체의 반응성이 감소한다.


④ 각종 호르몬 생성 저하

 

3) 임상적인 변화
① 시력 약화
노인이 되면 시력이 현저히 약화되는데 물체의 삼차원적인 위치를 분간하지 못하여 잘 넘어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때 다초점 안경의 착용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므로 노인환자가 집안에서는 다초점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외출할 때는 단일 초점 안경을 착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시력 저하 환자가 항히스타민제 chlorpheniramine, 부교감신경차단제 hyoscine, 항정신병약 haloperidol, olanzapine 멀미약 promethazine, 수면제 diazepam, lorazepam 등 현훈을 유발하는 약제를 먹는다면 각별히 주의할 것을 지도하고, 대체약이 필요하다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에 fexofenadine이 이러한 부작용이 제일 적으므로 적극적으로 환자에게 권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에게 조제되는 약품의 약 봉투에는 약품명과 복용법을 큰 글씨로 써서 돋보기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② 청력 약화
자연스러운 노화 이외에 약물 복용의 부작용으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의 항생제를 쓰거나, 부정맥 치료제 quinine, 아스피린, indomethacin 등에 의해 청력 손실이 되는 경우가 있고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에 의해서도 난청과 환청이 발생할 수 있다.


청력이 약화된 노인이 이러한 약물을 복용한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동일 효능군의 다른 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상의하는 것이 좋다.


청력이 약화된 노인에게 지나치게 큰 소리로 말하여 수치감을 느끼지 않게 하고 구두로 전달할 것이 많을 때에는 그 내용을 종이에 적어 귀가 후 읽어 볼 수 있게 배려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약사의 복약지도 사항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알았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③ 미각 변화
약을 복용한 후 전혀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맛을 전혀 다른 맛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다.


노인환자에게 입맛의 변화를 주어 불편을 주는 약물의 예는 ACE inhibitor, clarithromycin, D-penicillamine 등이고 특히 ACE inhibitor 중에는 captopril이 맛을 느끼지 못하는 정도가 심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
Clarithromycin의 경우는 복용한 후 모든 음식에서 금속 비린내가 나고 씁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7%에 이를 만큼 뚜렷한 부작용을 나타낸다.


약 2~3개월이 지나면 본래의 미각으로 돌아오는 특징이 있으므로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약물 복용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3주는 지나야 원래 미각이 회복된다는 점을 잘 설명하여야한다. 특히 의치나 보철물을 착용한 환자에게 이러한 부작용이 더 예민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④ 기억력 감퇴
70세가 넘으면 기억력 감퇴가 점차적으로 진행되는데 특히 단기 기억력 소실이 먼저 나타나고 이어 장기 기억력 소실이 일어난다. 이중 단기 기억력 소실은 약국에서 들은 복약지도 내용을 집에 돌아오면 잊어버리기 쉽다는 것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약국에서는 복약지도를 구두로만 할 것이 아니고 가급적 인쇄물을 이용하여 환자가 집에 돌아가서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기억력 유지에 바람직하지 않은 약물을 조제 투여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이러한 약으로는 항콜린 효능을 가진 진경제 hyoscine, 항콜린성 과민성 방광 치료제인 oxybutinin과 tolterodine, 항히스타민제인 chlorpheniramine, loratadine, diphenhydramine 항정신병약인 haloperidol, clozapine, 항우울약인 amitriptyline, 근육이완제인 methocarbamol, benzodiazepine 등이 있다.4) 이외에도 H₂blockers, 베타차단제 등도 신중히 투약해야한다. 이러한 기억력 감퇴는 뇌에서 acetylcholin을 만드는 choline acetyltransferase 효소 활성이 저하되어 일어난다.

 

2. 한국 노인의 약 투약 실태
노인환자에서는 약물 처방을 하였으나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환자는 인식능력 부족과 기억력 감퇴 등으로 인해 질병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과거의 기억으로 부작용을 지나치게 염려하여 약물 복용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용실태의 문제점을 보자면,

1) 다제복용(polypharmacy)
한 번에 5개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를 다제 복용이라 정의할 때 만성질환의 개수가 많을수록 처방약 복용경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었고5) 1개 병원 이용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입원환자의 경우 하루 평균 처방약의 개수는 18개였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개수가 증가하였다.


외래의 경우는 평균 약복용수는 6.4종이었고 2개 이상의 병원이나 진료 과를 다니는 환자의 0.4% 가 같은 종류의 약물을 중복 처방받았다.6)


이렇게 노인계층에서 다제 복용이 흔한 이유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기 때문인데 이러한 환자에게서 약물 간 상호작용, 약물-음식 상호작용, 혹은 adverse drug reaction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아 어떤 약을 무슨 이유로 언제 먹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는 것이 부작용을 예방하는 핵심이다.

 

2) 약물유해반응
노인에서의 약물 부작용의 빈도는 5~35%인데 약물 부작용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이러한 부작용을 비슷한 어떤 특정 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빈도는 더 높을 수 있다.


그리고 복용 중인 약물의 수와 연령에 따라 증가한다. 따라서 항상 치료약물의 혈중농도와 치료 효과적인 측면을 면밀히 검토하고 유해 작용의 발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부작용이 잘 생기는 약물은 β-아드레날린성 차단제, 칼슘차단제, 교감 신경 흥분약, furo-semide, thiazide, NSAID steroid, benzodiazepine, theophylline 등이다.


우리나라 노인환자의 복약 실태와 처방전 상의 약물 상호작용을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월 평균 1.9개과 진료와 2.5매의 처방전에 의해 9.2종의 약물을 22.3일 복용하여 월 평균 205개의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이 가운데 약물 상호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은 월평균 2.5개과 진료로 3.3매 처방전을 받아서 평균 13.8종 약물을 월 평균 24.6일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체성인 환자의 부작용 발생 비율보다 6배나 높은 수치이다. 제산제와의 상호작용 건수가 전체의 62.8%를 차지한 것으로 볼 때 제산제를 처방할 때 상호작용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다


평균적으로  발행 처방전의 19% 정도에서 상호작용이 있다하였는데 특히 진통소염제와 항고혈압제, 항균제등에서 많이 발생하였다. 예로 TC항생제, Quinolone 항생제와 제산제;β-blocker와 NSAID; benzodiazepine과 시메티딘;insulin과 salicylate; digoxin과 loop diuretics; warfarin과 salicylate, lovastatin; theophylline와 quinolon; ACEI와 loop diuretics, spironolactone 등이다.

 

3) 부적절한 처방
노인에게 사용하기 부적절한 의약품을 처방받음으로써 인지기능의 저하나 낙상, 골절 혹은 중추신경계 부작용 등으로 악영향을 입는 경우가 생긴다. 전 세계적으로 노인환자의 약물 사용을 평가하기 위해‘Beer's criteria'란 지침을 정해놓고 이 기준에 따라 약물 사용이 부적절한지 아닌지를 평가한다. 아래의 자료는 2006년 국정 감사에서 심사평가원이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Beer's Criteria에 수록된 성분명의 2003년 이후 부작용 보고내용’에서 발췌한 자료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노인환자에 부적절한 약물 전체 처방 건수는 2003년 848만 건, 2004년 870만 건, 2005년 876만 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실제 노인이 복용했을 때 졸음, 인지기능저하 균형 이상으로 인한 낙상?골절 등의 우려가 있는 diazepam이나 중추신경계의 부작용이 치료 효과보다 크다고 분류된 propranolol,  methocarbamol, indomethacin, 항콜린 독성이 높아 시야혼탁, 환각, 배뇨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는 amitriptyline의 처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디아제팜의 경우 2005년 노인환자에게 투여된 부적절한 약물 전체 처방 건수의 63.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8)

 


 

각주)-----------------
 1. 통계청, 우리나라 인구추이,2000
 2. 손동렬; 노인환자의 약동?역학적 특징과 약물 사용의 주의사항,2005 대한 임상 노인의학회 추   계학술대회
 3. 최병철; 노인 약물의 복약지도, 의약정보 2003년29권 제 7호 120~122
 4. 용철순외; 노인 환자에 대한 약사의 복약지도, 한국임상약학회지 제14권 제2호
 5. 선우덕외; 고령화시대의 노인보건?복지정책,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04)
 6. 분당서울대병원노인병센터;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물복용현황, 메디칼 트리뷴1095호(2004)
 7. 최용순외; 노인환자들의 복약실태와 처방전상의 약물상호작용의 검토, 약학회지47(6),390(2003)
 8. 안명옥; 2006년 9월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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