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단백질→밥 순서로 5분 이상 천천히 먹어야
제한적 식이요법 벗어나 쉽게 이해하고 바로 실천 가능

 

 

 

 

 

 

 

 

 

 

1. 새로운 개념과 익숙해지기
대사증후군과 고지혈증, 당뇨병에 관한 글들을 연재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면서 대학을 졸업한 이후 25년간 의학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의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이 자꾸 출시되고 질환에 대한 정의와 해석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치료지침이 달라진다.


우리의 복약지도는 환자에게 전달되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각 질환의 병리에 관한 체계적인 이해가 머릿속에 들어와 있지 않으면 복약지도를 할 때 말이 꼬이고 혀가 꼬인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처방되는 Dpp4 계열의 당뇨약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혈당 강하제의 기전과 정말 다르다. 인슐린의 효율을 높여주는 메트포르민이나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설포닐우레아, 식후 당의 흡수를 늦게 하는 α-글루코시다제 저해제, 인슐린 수용체의 민감성을 높여주는 치아졸리딘디온계열의 약들은 몇 년간 설명을 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져있다. 새로운 기전의 약이 나오면 새로 밝혀진 병리학과 약리학에 적응이 되어야하니 시간이 걸린다.


여러분은 이 새로운 약으로 처방이 변경될 때 환자들에게 어떤 복약지도를 하고 있는지?


실제 약국에 어떠한 약이 출시가 되면 제약회사 직원이 와서 브로슈어 하나를 주고 가는 것이 전부인데 여기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두 가지 방법으로 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각 회사의 제품 개발부나 담당자에 부탁하여 의사를 위한 PT 자료를 얻어서 공부를 하거나 소규모 스터디그룹을 형성하여 제품PM이나 제약회사 근무약사님에게 설명을 부탁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의사들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본인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나 매체로‘비즈엠디 메디칼’이나‘메디칼 옵저버’‘메디칼 트리뷴’이다.


특히 이들 매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학회나 집담회의 자료를 수집해서 지식을 업데이트하게 된다. 때로는 구름 잡듯이 개념이 정확히 잡히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스터디그룹의 공부가 도움이 된다. 중요개념을 질문하고 대답을 확인하면서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꼭 참고해야할 것이 각 질환의 치료지침이다. 예를 들자면 고혈압의 JNC 가이드나 고지혈증의 NCEP-ATP Ⅲ 기준 등이다.


그러나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복약지도를 위한 문구는 환자용 서적이나 환자와 같이 보는 신문에서 얻을 때가 많다.


이렇게 우리가 익숙해져야 되는 개념 중에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쉽게 말하면 분비된 인슐린이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꾸만 추가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그러다 한계상황에 도달하면 인슐린 분비가 급감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인슐린의 과다 분비는 신체에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그동안 논의해왔던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당뇨병을 관통하고 고혈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심에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2. 인슐린을 이해하자

■ 인슐린 저항성의 대표적인 병이 당뇨병이다.

■ 인슐린 저항성이 혈액 속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인슐린 저항성으로 혈중 인슐린 수치가 계속 높아있을 때는 지방의 합성과 분해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간에서는 인슐린에 의해 당과 지방이 과잉 합성되고 이는 TG의 증가로 이어진다. 한편 혈액 내 과다한 인슐린은 VLDL 입자를 키워 lipase가 분해하기 어렵게 하여 체내 저류시간을 늘인다. 이처럼 TG가 풍부한 VLDL은 혈액 내 중성지방이 풍부한 HDL과 LDL의 혈중농도를 높인다. 중성지방이 풍부한 HDL은 크기가 작아지고 밀도가 높아지면서 Apo A1과 해리가 일어나 수치가 감소하는 반면 LDL은 sdLDL1)이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TG가 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질도 저하된다.


또한 증가된 TG는 유리 지방산으로도 많이 분해된다. 이 유리지방산은 근육 조직에서의 포도당 운반(transport)을 억제함으로써 인슐린 활성도를 저하시켜 말초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간세포에 작용하여 인슐린의 분해를 억제하여 간의 고인슐린혈증을 새로 유발하고 간에서 합성되는 당 수치를 증가시키며 다시 고인슐린 혈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고지혈증은 혈관 내벽에 플라크 발생률을 높이고 이로 인해 죽상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혈압이 있으면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진다.

 

■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압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되는 복부비만자에게는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량과 순환혈액량이 증가되어있으며, 교감신경 활성도가 증가되어 있고 renin-angiotensin-aldosterone(RAA)계의 활성도도 증가되어 있다. 이런 복부비만자들은 TG가 분해된 유리지방산이 혈액 속에 많은데 이러한 유리지방산은 혈관벽에 작용하여 인슐린에 의한 혈관확장작용을 방해하고 NO의 합성과 분비를 억제하여 혈관확장능력을 더욱 저하시킨다.


NO는 L-아르기닌을 원료로 해서 혈관내벽에서 만들어지는데 혈관벽을 유연하게 하고 확장시키며 특히 혈관벽의 플라크 발생을 억제하여 혈관벽을 튼튼하게 한다.


인슐린 저항성에 의하여 고혈압이 발현되는 기전은 첫째 교감신경 흥분, 둘째 신장에서의 나트륨 재흡수 촉진에 의한 순환혈액량의 증가, 셋째 혈관수축력의 증강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는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서 고인슐린혈증을 유발하게 되고, 증가된 인슐린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게 된다. 비만 환자에서는 고혈압의 유무와 상관없이 골격근의 교감신경 활성도가 증가되어 있다고 한다.


비만에서 고칼로리 섭취 자체가 인슐린 저항성과 독립적으로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인슐린은 신장에서 나트륨 재흡수를 촉진시켜 순환혈액량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신혈장유량(renal plasma flow)과 신사구체여과량 (glomerular filtration rate)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증가된 신사구체 관류량(perfusiom)과 여과량은 단백뇨를 초래하게 되어 신손상의 중요한 기전이 된다.

 
정상인에서 인슐린은 골격근 혈관의 확장을 일으키나, 고인슐린혈증에서는 인슐린에 의한 혈관확장작용이 억제되어 있고, NO의 분비가 억제되어 있어서 혈관 확장능력의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인슐린은 혈관 평활근세포의 중요한 성장 인자로서 혈관벽의 비후를 초래하여 말초 혈관 저항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고혈압을 유발하게 된다.


비만환자에서는 렙틴의 영향도 살펴봐야 된다고 한다.


비만이 없는 고혈압 환자에서도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압과는 관계가 있다. 비만이 없는 고혈압 환자에서 인슐린 저항성은 약 15%에서 나타났다 한다. 이처럼 인슐린저항성이 있으나 비만이 없는 사람을 대사적인 비만이라고 하고 고혈압보다는 인슐린 저항성이 선행한다고 한다. 이런 환자에서는 고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다른 증후가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만이 없는 경우에는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역학 조사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육체적 운동량과의 관계가 알려져 있다. 즉 운동량이 적은 사람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많이 나타난다. 적절한 운동으로서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며, 예방할 수도 있다.2)

 

[그림] 고인슐린혈증에 의한 심혈관질환의 발생 기전3)

 

3. 식사순서 요법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환자들에게 복약지도를 할 때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설명하려면 환자용 서적이나 신문기사를 읽고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2013.08.03자 매일경제신문에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의 3고를 낮추는 건강 식사 순서라는 기사가 나왔을 때 복약지도에 당장 써 먹을 수 있어 정말 반가웠다. 이 기사는 일본 가지야마 클리닉에서 발간한 식사순서요법을 취급한 것이라 얼른 그 책을 구입하고 신문기사는 여러 부 복사해서 준비해 놓았다.


그동안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환자에게 식이요법을 설명할 때  GI지수를 표기해 놓은 책을 복사해드릴 때가 많았는데 개별적으로 종류도 너무 많고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하니 환자들이 어려워해서 얼마 전부터는 의학 사이트의 한 줄 기사대로 식후 혈당 조절이 어려우면 식이섬유부터 먼저 먹고 식사를 하시라고만 복약지도를 바꾸었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지난 호에 연재하였던 나트륨에 관한 정보를 주고 고지혈증 환자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환자들은 솔직히 뭘 먹으라는 거냐면서 곤란해 한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 식사순서요법은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바로 적응하여 따라할 수 있다는데 큰 장점이 있다.


책 서두에는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의 관계가 우리글 설명보다 간단하게 요약되어 나온다. 그리고 개별질환인 고혈압을 잡기 위해서 나트륨을 적게 먹고 혈당을 잡기 위해서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며, 고지혈증을 위해서 지방을 줄이는 식의 식이 요법은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쉽지 않으므로 병의 근본인 인슐린 저항성만 개선해주면 개별질환들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다고 발상을 전환하고 치료 방법으로 식사의 순서만 바꾸어주었다.


책의 주제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부터 먹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식사요법은 8월28일자 조선일보에서 언급된 것처럼 다이어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4. 식사순서요법의 4가지 법칙


* 무조건 채소부터 먼저 먹는다.
* 채소 다음은 단백질 반찬을 먹는다.
* 밥은 마지막으로 먹는다.
* 5분 이상 꼭꼭 씹으면 천천히 먹는다.

■ 원칙1
여기서 말하는 채소에는 버섯과 해조류가 포함된다. 이 음식들에는 식이 섬유와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열량이 적으므로 많이 먹을수록 좋다. 그러나 감자, 고구마, 토란, 마, 연근, 단호박, 옥수수, 강낭콩, 은행, 팥 등에는 탄수화물이 많으므로 식사순서의 제일 마지막에 먹도록 한다. 먹는 양은 당근, 토마토, 시금치, 브로콜리, 피망 등의 황록색 채소를 200g, 양상추 양배추, 배추, 양파 등의 담색채소를 200g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고 버섯50g, 해조류20g을 섭취하면 더욱 이상적이다.


또 조선일보 기사에 의하면 기왕 식이섬유를 먹을 때 효소가 많은 ‘날 음식->발효한 것->익힌 것’의 순서에 따라 먹으면 장의 연동운동을 강화할 수 있고 식감이 거친 날 음식을 오랫동안 씹게 되면 횟수가 많을수록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가 자극되어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음식을 찾는 일이 줄어든다.4)

 

■ 원칙2
육식을 금지하지 않고 단백질로 이루어진 반찬을 제한하지 않는다. 기름에 튀긴 음식을 적게 먹으면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식사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육류, 어패류, 콩제품류, 유제품류를 포함해 골고루 먹고 밥은 나중에 먹는다.


조선일보기사에 따르면 탄수화물 전에 단백질 식품을 먹는 것은 탄수화물이 몸에서 당으로 변할 때 지방으로 쌓이는 대신 에너지로 소비하기 위해서이다. 기왕이면 식물성 단백질을 먼저 먹고 동물성 단백질을 먹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 원칙3
밥은 마지막으로 먹는다. 여기에는 과자와 과일, 밥, 빵, 우동, 국수, 라면, 스파게티등과 감자 고구마, 연근, 단호박, 강낭콩 등도 포함된다. 당면, 만두피등도 물론 포함된다. 이렇게 순서를 지켜 식사를 하다보면 마지막 밥 단계에서는 포만감에 많이 먹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조선일보기사에는 밥을 반찬과 함께 먹거나 빵에 버터를 발라 먹는 등 탄수화물 식품을 다른 식품과 함께 먹으면 지방으로 잘 축적된다고 하고 위속이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층을 이루게 되면 서서히 소화되므로 혈당을 높이는 속도가 완만해진다고 한다.


혈당치를 급히 높이는 과일은 바나나, 포도, 파인애플, 감 등이고 딸기, 자몽, 사과. 복숭아, 배는 그렇지 않으므로 적당량 섭취할 수 있다.

 

■ 원칙4
음식을 천천히 5분 이상 꼭꼭 씹으면 소화관에서 GLP-1이 분비되어 급한 혈당치의 상승을 막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식후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덜 올라간다고 한다. 또한 치매예방과 과식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위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운동은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허벅지 근육량의 증가는 근육 속 포도당의 사용량을 늘려 고지혈, 고혈당, 고혈압의 3고 증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식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30분 정도로 본인의 능력에 맞게 운동을 꼭 병행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각주)-----------------
sdLDL( small dense LDL)은 혈관내피를 뚫고 혈관벽으로 침투가 용이하며 산화가 잘 일어나는 특성을 보여 죽상경화증을 유발하기쉽다.
 이글은 김순길(한양의대)교수님의 www.Zonedoctor.co.kr. 임상내과문서에서 발췌한 것임
 MOnews <당뇨병 만성합병증 치료 전략>-당뇨병과 고혈압 2008.7.21에서 그림 발췌
 이때 김치 장아찌는 피하고 샐러드 나물무침 등을 많이 먹으라고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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