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고협압 약 종류와 병용 약제 선택하도록 지도
식약청 안전사용 매뉴얼 등 쉬운 설명이 복약순응도 높여

 

 

나이가 들면 혈압 조절이 잘 안 된다. 확장기 혈압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데 수축기 혈압이 자꾸 올라간다. 혈압약을 먹어도 자꾸 오르는 혈압!
약을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장 싱겁게 입맛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 들어 다리가 아프니 운동을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참 난감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혈압의 진단 기준을 알아보고 나의 문제를 다시 진단해보자.

 

1. 고혈압 진단
고혈압의 진단 기준은 어디서 오는 걸까?
우리나라는 2004년 대한고혈압학회에서 진료지침서를 만들었고 미국고혈압합동위원회의 보고서와 유럽고혈압학회·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한다.

 

 

의사선생님만 만나면 혈압이 오르는 백의(白衣)고혈압이라면 집에서 스스로 재는 자동혈압계에 의한 혈압 측정은 진료실에서 잴 때보다 15mmHg 정도 낮게 측정되므로 반드시 진료실 혈압을 기준으로 삼아야한다.
그리고 헐레벌떡 와서 혈압을 잴 게 아니라 병원도착 직후 5분 이상 안정을 취하고 재어야 하고 커피를 마셨거나 담배를 피웠다면 15분정도 시간이 지나고 재도록 한다. 또한 2분 간격으로 2번 정도 재어서 그 평균으로 혈압을 기록한다.(2~3일마다 기록한다.)

 

2. 고혈압을 꼭 치료해야하는 이유는?
고혈압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심혈관 합병증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 그리고  뇌졸중 예방이다.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의 차로 정의되는 ‘맥압’이 크면 즉, 확장기 혈압은 안정되어있으나 수축기 혈압이 자꾸 올라간다면 좌심실 비대나 동맥경화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성인의 수축기 혈압관리가 잘 될수록, 또 강압 효과가 클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뇌졸중질환 발생률이 줄어든다.

 

3. 내게는 어떤 고혈압 약이 맞을까?

(1) 내게 맞는 고혈압 약 선택하기
내가 먹는 고혈압 약을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① 단일성분의 혈압약
55세 이하의 나이는 혈중 레닌 농도가 상대적으로 상승되어 있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이하 ACEI로 지칭), 안지오텐신Ⅱ수용체 저하제(이하 ARB로 지칭), 베타차단제 등 레닌-안지오텐신계에 길항작용을 하는 약에 의한 혈압 강하 효과가 크다.
고령자는 염분의 저류가 고혈압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레닌의 농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서 이뇨제나 칼슘차단제 혈압 약을 쓰면 잘 듣는다.
② 복합성분의 고혈압 약
중증고혈압인 경우 단일성분의 고혈압 약으로 치료할 경우 혈압 강하 효능은 40~60%에 정도에 불과하고, 나이가 들어 혈압이 상승하면 고혈압 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종류의 고혈압 약을 섞어서 쓴다.

 

(2) 병용 시 효과적인 약제
그렇다면 어떠한 약제를 병용하는 것이 적절할까?
제일 우선 사용하는 것은 소량의 이뇨제로 안전성, 유효성, 경제적인 면에서 적당하다.
① ACEI, ARB는 염분을 많이 섭취하거나 레닌이 낮은 고혈압환자에서는 효과가 적으므로  이뇨제를 섞어 효과를 높인다. 또한 이 때 이뇨제 사용으로 인한 레닌-안지오텐신계의 활성화는 전환효소 억제제를 병용하므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② 칼슘차단제와 이뇨제의 병용도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③ 베타차단제의 경우는 레닌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이뇨제와 서로 상호보완이 가능 ④ 칼슘차단제와 ACEI, ARB의 병합은 강압 효과를 증가시키고 반사적 빈맥을 감소시키며 칼슘차단제의 혈관 확장 효과가 정맥보다 동맥에 커 나타나는 하지 부종의 부작용을 ACEI, ARB의 정맥 확장 효과로 감소시킬 수 있다.
⑤ 베타차단제와 dihydropyridine 계열의 칼슘차단제 조합도 많이 사용한다.

 

4. 다빈도 복합제의 종류는?
고혈압 약제는 50년대 thiazide 이뇨제, 60년대 BB가 개발되었고 CCB와 ACEI, ARB의 순으로 개발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노인들의 복약 순응도 향상을 위해 복합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1) 이뇨제와의 복합제: thiazide+ARB(코-나 -플러스), thiazide+BB(코비스), chlorthalidone+BB(테노레틱)
(2) ARB와 CCB의 복합제:엑스포지(디오반+노바스크), 세비카(올메텍+노바스크)
              아모잘탄(=코자엑스큐, 코자+아모디핀), 트리아핀(트리테이스+무노발)
(3) 고지혈증 치료제와의 복합제: 카듀엣(노바스크+아토르바스타틴)

 

5. 혈압이 조절되기 힘든 경우를 알아보자
① 정형외과 진료를 받는 중 혈압이 오르는 경우:  특히 수술을 하고 NSAIDs를 계속 투여   해야 하는 경우는 혈압이 많이 오르므로 고혈압 약의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②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피부약을 먹는 중 혈압이 오르는 경우: 일시적으로 피부약을 먹는    경우는 물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하고, 아무 관심 없이 스테로이드를 만성 반복적으로   먹으면 혈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피부약을 오래 먹을 때 약사의 검토가 필요하다.
③ 전립선 비대증 약을 혈압약과 병용하는 경우: 전립선비대증약은 α₁수용체 차단제로 혈압 약과 동일한 기전으로 혈관 확장을 하게 되므로 저혈압과 어지러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남자 노인환자가 어지러움을 호소한다면 단골약국에서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④ 콧물약이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콧물약의 비충혈제거 성분과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모두 혈관 수축에 영향을 미치므로 혈압 조절에 애로를 겪는다.
⑤ 에스트로겐 호르몬 복용이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Estrogen은 혈압 조절을 어렵게    하고 혈압 약의 독성을 강하게 할 수 있다.
⑥ MAOIs, cyclosporine, 감초 등의 약물도 혈압에 효과를 미친다.
⑦ 체중 증가, 운동, 감정적 흥분상태, 스트레스, 흡연, 카페인 등도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

 

6. 환자에게 쉽게 혈압 약을 설명해보자.
식약청 자료실에는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안전사용 매뉴얼이 준비되어있다. 이런 자료를 이용하면 환자들의 언어로 설명하기가 쉽다.
① 이뇨제: 소변 배출량 증가로 염분의 배출을 촉진하여 말초혈관 압력을 감소시킨다. 이뇨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염분제한을 병행한다.
② 교감신경차단제: 혈관상태,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작용을 하고 혈관과 심장 수용체의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여 혈압을 낮춘다.
 a.알파차단제: 초기 복용 시 기립성 저혈압 부작용이 있어 혈압 약으로의 빈도가 낮다.
 b.베타차단제: 심박동수와 심박출량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고, 협심증, 심근경색 후의 증     상, 빈맥, 부정맥을 개선한다.
 c.알파베타 차단제: 심박출량 감소 없이 말초혈관 저항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춘다.
③ 칼슘채널차단제: 혈관과 심장의 세포막에 있는 칼슘 통로에 작용하여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약으로 혈관 확장효과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심장의 산소공급을 늘려 협심증에도 사용한다.
④ ACEI: 혈관을 수축시키는 강력한 물질인 angiotensin Ⅱ를 합성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   소의 생성을 억제하여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춘다.
⑤ ARB: ACEI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마른기침 증상을 현저히 개선한 것으로 직접 안지오텐신Ⅱ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여 혈압을 낮춘다.
⑥ 겨울에는 기온의 영향으로 혈압이 좀 오르고 여름은 혈압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7. 복약지도를 응용해보자.
① ARB와 칼슘차단제의 복합제: 혈관을 직접 넓혀주는 약과 혈관 수축을 일으키는 호르몬을 동시에 억제하므로 혈압 강하효과가 크다고 설명한다.
② 신경안정제: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차면 혈관이 수축이 되고 혈압이 올라가므로 마음을 편하고 예민하지 않게 해준다.
③ 고혈압 약을 한번 먹으면 끊을 수가 없다는데?
고혈압 약은 의존성이 높지 않고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고혈압 약의 종류를 변경하거나 용량을 줄일 수도 있지만 일단 발병 시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나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약을 먹고 정상으로 된 혈압은 하루 동안만 정상을 유지하므로 하루 이틀 약 복용을 잊어버리면 혈압은 갑자기 상승해서 뇌졸중이나 심장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
④ 고혈압 약을 평생 먹으면 몸에 해롭지 않을까요?
혈압 강하 효과로 인해 뇌졸중은 30~40%, 심근경색은 20~25%,심부전증은 50%이상 억제할 수 있다. 고혈압 약의 부작용보다는 약이 아닌 술이나 흡연에 의한 부작용이 더 크다.
⑤ 위가 나쁜데 식전에 혈압 약을 먹어도 될까요? 혹은 아침을 안 먹는데 괜찮을까요?
고혈압 약을 소화가 좀 힘든 음식으로 생각한다. 위가 나쁘다면 위장약과 같이 먹거나 물을 좀 더 먹으면 별 무리가 없고 커피나 담배, 술, 맵고 짠 음식을 덜 먹도록 한다.

 

복약지도를 약에 대한 설명과 부작용, 식이요법으로 크게 나누어 볼 때 처음 온 환자는 약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시간이 좀 걸리지만 약에 대한 쉬운 설명은 환자의 질병에 관한 관심을 일으키고 복약 순응도를 조금 더 높이게 된다. 2008년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중 치료를 받는 비율은 60%정도 이중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42%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작용을 강조하면 혈압약 복용에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우선은 하루 한번 복용유지에 제일 중점을 두어 설명하도록 한다.
다음호에서는 고혈압 약의 부작용과 식이요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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