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과 약력 확인 필수, 식약청 안전성 권고에 항상 주의
환자의 안전한 복용 위해 철저하고 꼼꼼한 복약지도 필요


-아가씨 나 좀 봐라, 이게 뭐꼬?
-아버님 왜 그러세요?
-내 눈이랑 얼굴 좀 봐라. 입술은 다 부풀어 오르고 눈이 벌겋다 아이가. 이거 우짤끼고?
-잠깐만요. 아버님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아까 몸살이라고 한약하고 빨간 알약 사갔다 아이가. 먹고 쪼매 있으니까 이리 됐지. 이를  우짤끼고?
-아버님 잠깐만요. 저하고 위에 있는 병원부터 가세요. 다음부터는 그 빨간 약은 드리면 안되겠네. 아버님도 빨간약 먹으면 두드러기 난다고 어디가든지 말해야 됩니다.

 

오거리 약국을 개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던 이부프로펜정 약화사고의 한 장면이다.
감기약, 몸살, 근육통, 요통, 신경통, 치통, 생리통 등의 경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약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약이 소염진통제이면서 문제가 생기기 쉬운 약도 소염진통제이다.
이러한 약이 11월부터는 편의점에서도 팔리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 편의점은 작은 포장단위로 구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겠지만 안전성에 대한 설명은 약국에서 듣고 싶어 할 것이다. 단골고객이 휴일 늦은 밤 구입한 약에 대해서는 약국에서 귀찮아하지 말고 복약지도를 잘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1. 약국에서 취급하는 소염진통제
① 경구용 단일제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클로닉신, 메페남산,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② 경구용 복합제
 *안티피린 복합제: 게보린, 사리돈
 *에텐자미드 복합제: 뇌선, 펜잘, 암씨롱
 *아세트아미노펜함유 복합제: 하디코, 엑세드린, 버퍼린플러스, 그날엔, 이브퀵, 복합부스코판
 *액상감기약
③소염진통제를 함유한 파스나 겔 제제

 

2. 어떻게 해야 환자에게 안전하게 약을 팔까?
① 일반의약품을 사러오는 환자들의 병력과 약력을 확인한다.
 “다른 먹는 약 없으세요?” 라고 묻던지 평소에 앓고 있는 지병(혈압, 심장질환, 당뇨, 간장질환, 신질환 등)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통증이 심하다고 병원에서 처방된 소염진통제와 중복 복용하기도 하고 항응고제나 혈액순환제와 병용하다가 때로 출혈을 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혈관계, 신장질환에 소염진통제가 상호작용을 미치기도 한다.
②환자의 개인 알러지력을 확인한다.
 “약 먹고 불편했던 적 있으신가요?” 꼭 물어본다.
③식약청의 안전성 권고를 항상 주의한다.
 천식환자의 파스 사용 금지, 3세 미만 파스 사용 금지, 해열제 12개월 미만 사용 금지
④고령자는 평소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많아서 소염진통제와의 상호작용이 크므로 꼭 필요한 약만 투여하고 약의 용량을 줄여 복용하도록 지시한다.
⑤중증질환자는 약국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가능하면 병원으로 보낸다.

 

3.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으로 일으키는 부작용은?
위장장애, 혈소판장애, 부종, 두드러기, 졸음을 유발할 수 있고 때로는 간기능 이상, 위출혈, 쇼크, 빈혈 등의 중증이상 부작용도 발생한다.
각 장기별로 일어나는 부작용과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는 약물을 살펴보자.
①소화기와 간 부작용
 *소화성 궤양-아스피린,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간세포 장애-아세트아미노펜(세포독성, 내인성간독소), 아스피린(세포독성, 특이체질)
②순환기부작용
 *혈압상승, 체액저류 심부전-모든 소염진통제
③대사부작용
 *대사성 산증, 고뇨산 혈증-아스피린
④혈액부작용
 *빈혈, 혈소판 감소증, 과립구감소증-아스피린, 안티피린, 메페남산
⑤피부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담마진, 홍반, 약진, 박탈성 피부염-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안티피린
 *스티브 존슨 증후군-안티피린, 아스피린
⑥호흡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기도폐색, 천식 증상악화-아스피린을 포함한 소염진통제
⑦비뇨기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신증후군, 간질성 신염-소염진통제
⑧신경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물
 *경련, 뇌이상- 메페남산

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은 우리 몸의 glutathione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음주 후 두통 방지를 위해 복용하는 경우 간의 해독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은 두통약, 코감기약, 생리통약, 복통약, 종합감기약 등 많은 일반의약품에 복합제의 형태로 포함되어 있으므로 중복 투여의 위험이 있어 임의로 사먹지 않도록 지시한다.(1일 4g이하 복용)

 

4. 소염진통제와 약물과의 상호작용
①항고혈압약(β차단제, 이뇨제, ACE억제제, CCB)과 소염진통제-항고혈압약의 약효를 저하
②항응고제와 소염진통제-혈소판 억제로 출혈위험 증가
③저혈당약과 아스피린-저혈당약의 작용 증가
④페니토인과 소염진통제-페니토인 대사가 포화상태 or엽산 결핍시 유리 페니토인 농도 증가
⑤MTX, 디고신,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리튬과 소염진통제-신배설을 감소시켜 독성 증가
⑥콜레스티라민과 소염진통제-소염진통제의 흡수를 감소
⑦메토클로프라미드와 아스피린-흡수율을 증가
아스피린은 혈액응고시간을 길게 하기 때문에 발치나 내시경검사의 경우 1주일 전에 먼저 복용을 중지한다.

 

5. 소염진통제를 먹을 때 주의해야할 음식은
①아세트아미노펜-간 손상 예방을 위해 술과 다량의 비타민C의 복용 주의
②아스피린-위장장애 예방을 위해 술과 철분제 , 출혈 방지위해 생강, 마늘과 녹차 주의

 

6. 급성 부작용이 날 때 어떻게 대처를 할까?
①위장장애가 발생한 경우 제산제를 이용하여 증상을 경감하고 예방을 위해 우유나 음식과 함께 약을 복용할 수 있다.
②대부분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약 복용을 끊으면 좋아지므로 우선 물을 충분히 복용하고 기다려 보고 호전이 없으면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한다.
③부작용의 경우 환자의 체질 특이성으로 생긴 경우도 있지만 약의 알려지지 않은 성질인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면 환자의 성명과  처방된 약성분을 내용으로 하여 의약품 유해반응 보고를 해야 한다.

 

7. 의약품의 유해반응 보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식약청에 보고된 의약품 유해반응을 보면 총 보고건수 7만4037건 중 아스피린이 천식발생이나 위장관 출혈 등의 유해반응으로 1753건이 보고되어 5위를 기록했고 아세트아미노펜은 급성간부전의 유해반응으로 1641건이 보고되어 6위를 기록했다.
타미플루의 부작용보고가 제일 많았고, 다음이 마약인 패타닐 패치, 조영제인 lopromide, 트라마돌의 순으로 보고되었다. 또 그 다음이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이므로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2009년의 자료를 살펴보면 감기에 쓰이는 다른 일반의약품의 부작용도 높은 빈도로 보고되고 있는데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아세칠시스테인, 아이비엽건조엑스, 클로르페니라민 등이 부작용이 빈번 하였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식약청에 보고된 유해반응의 내용은 소화기로는 오심, 구토, 설사와 피부로는 가려움, 두드러기, 홍반(rash), 피부발진(skin eruption) 등이 높은 빈도로 나타나서 두 기관의 부작용이 전체 유해반응의 50%이상을 상회하였다.
그렇지만 빈도가 낮다 하더라도 약물 유해반응이 심혈관계 장기에 나타나게 되면 상태가 심각하거나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심혈관계 유해반응의 보고가 많으면 시판 후 판매금지나 면밀한 약물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렇게 해서 퇴출된 약이 cisapride, rofecoxib, rosiglitazine, sibutamine 등이다.
2010년 상반기 식약청에 보고된 심혈관계 약물 유해반응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제일 많은 빈도로 신고된 약은 암로디핀이지만 일반약인 아스피린과 클로르페니라민, 라니티딘 등도 4위, 6위, 10위의 빈도로 유해반응을 나타내었다. 유해 반응의 증상은 저혈압, 두근거림, 고혈압, 빈맥 등으로 나타났고 이 중 아스피린은 두근거림에 대해 많은 건수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유해반응은 환자와의 복약상담 중 인지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혹은 환자가 부작용을 호소함으로써 인지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유해반응은 소비자나 의사, 약사 등의 부작용 보고로 등록이 되는데 약물감시사업단(www.pvnet.or.kr)으로 보고를 하거나 식약청 홈피에서 신고를 할 수 있다.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의 장점을 얘기하고 아스피린의 선전도 많이 하다 보니 임의로 사먹는 환자가 많다. 또한 아프다고 병원 처방약을 중복해서 먹거나 약국에서 추가로 구입해서 먹는 환자도 있다. 의사들은 효과만 보고 처방하지만 약사들은 환자 약복용의 안전성을 지켜주어야 한다. 약의 주권을 지키면서 약사의 위상을 세우는 일은 환자가 약을 안전하게 복용하고 부작용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복약지도를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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