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부터 OCI그룹과 통합을 둘러싸고 이어진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은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OCI와 통합도 무산될 전망이다.   

3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소액주주들의 지지에 힘입어 모두 통과했다.

임종윤(앞) ·임종훈(뒤) 형제가 3월 28일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임종윤(앞) ·임종훈(뒤) 형제가 3월 28일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로써 임종윤·종훈 사장은 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는 사외이사가 됐다.

반면에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과  이우현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의 이사 후보들은 전원 탈락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표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회장을 포함한 6명,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자신들을 포함한 5명의 이사 후보를 각각 올렸다.

당초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우호지분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국민연금공단까지 더해 42.66%이며,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지분은 신동국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40.57%로, 2.09%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13.64%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결정이 결국 이번 주총의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출석 주주는 대리출석을 포함해 2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소유 주식 수는 5962만450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6776만3663주)의 88.0%를 차지한다.

이날 주총은 위임장 집계 및 확인 절차에 시간이 걸리면서 예정했던 오전 9시보다 약 3시간 30분이나 늦어진 오후 12시 28분경 시작됐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오전 9시 10분께 입장했으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10시 10분께 입장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미그룹과 통합을 추진중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미그룹과 통합을 추진중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 한미그룹이 OCI그룹과 통합 계약을 발표한 이후,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통합을 주도한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누이 임주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펼쳐왔다. 

이번 주총 결과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가운데 통합에 반대하는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사실상 장악하게 된 된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OCI그룹과 통합을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한미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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