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OCI그룹과 통합 발표 ‘후폭풍’...가족간 법적 분쟁

 국내 굴지의 제약사인 한미약품그룹이 소재· 에너지 기업 OCI그룹과 전격적인 통합을 발표한 뒤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한미약품의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 일가의 ‘집안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임종윤·임종훈 사장,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통합 반대”

 故 임 회장의 부인 이자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주도한 이번 통합에 대해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반대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1월 17일 개인회사 코리그룹의 엑스 계정을 통해 “동생과 공동으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서류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지평을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 OCI홀딩스 지분 10.36% 맞교환 계약 체결

 앞서 지난 1월 12일 OCI그룹 지주회사 오씨아이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통합 합의 계약을 맺었다. 

 OCI홀딩스는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취득하고,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오씨아이홀딩스 지분 10.36%를 갖게 된다. 

故 임성기 회장 부인 송영숙 회장· 장녀 합병 주도...장남·차남 배제

이렇게 OCI그룹과 합병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장남과 차남은 완전히 배제됨에 따라 이미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예견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장남 임종윤 사장, 합병에 반대 입장...한미사이언스 지분 12.12% 보유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통합 발표 다음날 곧바로 반발했다. 

자신이 경영하는 코리그룹 SNS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의 발표와 관련해 한미그룹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3남매(임종윤·주현·종훈) 중 장남으로 1월 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에 미등기 임원, 한미약품에는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남 임종훈 사장, 한미사이언스 지분 7.2% 보유...형과 전격 손잡아  

 당초 한미약품측의 예상과 달리 형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은 차남 임종훈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7.20%로 두 형제의 지분을 더하면 20%에 육박한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지분 21%...“양측 지분 비슷, 경영권 분쟁 소지”

 이번 통합을 주도한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2.56%, 7.29%로 합치면 약 21%에 달한다.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 후 모자 갈등 심화...임종윤 사장 일선 퇴진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첫째 아들인 임종윤 사장이 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치치면서 한미약품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부친인 임성기 회장이 2020년 별세한 뒤 모친인 송영숙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모자간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사회에서도 제외됐다. 반면에 장녀인 임주현 사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으며 급부상했다. 

“장녀 임주현 사장, 경영권 승계”...통합법인 출범하면 공동 대표 맡

 이번 OCI와 합병과정에서 송 회장은 큰 딸을 후계자로 선택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임주현 사장은 향후 합병 절차가 끝나고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한미그룹 “통합은 지주회사 이사회 만장일치 결정...무산 가능성 없어”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월 16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번 통합은 각 지주회사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최종 결정된 사안인 만큼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가족간의 이견이 있더라도 결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하지만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OCI그룹과 통합 과정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모녀와 장·차남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남 임종윤 측, 이사회 결의안 가처분신청 예정...“우호세력과 연대”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출한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임종윤 사장측은 법적 대응 외에 우호세력과도 연대해 이번 이사회 의결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경영권 분쟁 시 신동국 한양정밀회장 누구 손들어 줄까”...주가 변동 관심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키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OCI와의 통합이 한미약품 일가의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해결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찌됐든 앞으로 두 그룹의 최종 합병까지는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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