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약국 알아보기


호주 시드니의 이스트우드 거리는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이다. 이곳에 시드니 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송미정 약사가 '송미정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이민 길에 오른 송미정 약사는 31년째 한인들의 건강을 지키며, 호주의 메인 언론에도 자주 소개되는 등 역량 있는 한인 약 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자는 연초 시드니를 방문할 기회를 이용해 송미정 약사와 2시간 남짓 인터뷰하며, 평소 궁금했던 호주 약사, 약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호주 약국 이야기를 3회로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주>  

 

약국 이전도 1키로 이내만 가능, 약사 신뢰할 수 있는 직업 1위,

일반대학 졸업자도 석사 2년으로 면허시험 부여, 약사회선 반대

 

호주에 언제 오셨는지요?

1977년 1월, 일곱 살때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와서 46년째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학교를 다 다녔고, 시드니대학 약대를 나왔어요. 제가 약대에 입학할 때는 약학대학이 시드니대학과 외곽에 있는 찰스 스터트 대학에만 있어서 경쟁률이 높았죠.

 

호주에 약대는 몇 개나 있나요?

각 주마다 있습니다. 여기 시드니에는 시드니대학과 찰스 스터트 대학교에 약학대학이 있고, 금년부 터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에 약대가 새로 생겼습니다.

호주 약대는 4년제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대학에서 조금씩 변경을 하고 있어요. 약대 4년에다 비즈니스 과정 1년을 더해서 컴바인드 디그리로 졸업하는 5년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UTS 대학에 약대 석사 과정이 생겼습니다. 대학에서 다른 전공을 해도 2년간 약학석사 과정을 공부하면 약대 졸업자와 똑 같이 약사 면허시험을 볼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혹시 일반대학 나와 약대에서 2년 석사과정 마치고 약사 면허시험 보는 것에 대해 호주약사회에서 반대는 없었나요?

반대는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약학 공부 2년하고 약사가 되는 꼴이 되니까요. 호주 약사회에서 시위는 하지 않았지만, 반대 의견들은 충분히 냈어요. 그래도 여기는 그냥 정부가 계획대로 해요.

 

약사면허시험은 어떻게 보는지요?

약대 4년을 졸업하고 1년간 약국 인턴을 거쳐야 시험 볼 자격이 있습니다. 1 년이 아니라도 1,824시간을 채우면 됩니다.

시험 과목은 필기시험과 인터뷰 시험이 있어요.

인터뷰 시험은 약사의 행위를 재현하는 시험이에요. 처방전을 가지고 어떻게 조제를 할 것인가? 이러한 병명이 있는데 어떻게 카운슬링을 할 것이냐? 혈액 검사 결과를 보고 약과 주의사항들 알아내는 등의 질문들이 많습니다. 질문에 빨리 빨리 답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좀 까다롭습니다. 약사 윤리나 직업관, 약사로서의 인성 등에 대한 질문은 없는걸로 압니다.

 

호주에 약국은 얼마나 되는지요?

호주는 인구 약 2,500만 명에 약사가 약 3만 5,000명 정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약국은 약 6,000개 정도입니다. 그 중 뉴사우스웰스(New South Wales) 지역에 2,000개 정도의 약국이 있습니다. 시드니 인구는 약 500만 명입니다.

 

 

호주의 약국 형태는?

대체로 조제와 판매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처방 조제만 한다든가, 조제를 안 하고 일반약 판매한 한다든가 하는 약국은 없어요.

 

약국에서 환자에게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는요?

약국에서 고객 서비스는 웹스터 팩 (Webster pack)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약 드시는 것을 잊지 않고 잘 복용할 수 있도록1주일 단위로 팩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팩에는 차지를 붙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냥 서비스로 해 드리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약사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호주에서 약사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높습니다. 매년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직업 중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고요, 보통 탑 5위안에 주로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직업이죠.

 

호주에도 한인약사회 활동이 있는지요?

호주에서 약대를 나온 한인 약사들이 많은데, 한인약사 조직이나 단체는 없어요. 예전에는 있었지만, 한인 약사 수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없어졌어요. 누군가 총대를 메고 앞장서줘야 하는데, 단합이 안 되는 것이 좀 아쉽네요.

한인 약사로 뭉치는게 없다보니, 정보 교류가 안 돼서 아쉬움이 있어요. 저희 약국은 영어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손님의 90%가 한인들입니다. 그런데 한인 약사를 구하려고 해도 연락할 곳이 없어서 교민들의 입소문으로 물어봐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약대를 나온 한인 약사들은 많지 않나요?

여기에서 한국약사를 찾기 어려워요. 한국에서 약대를 나온 분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많지는 않을 거예요. 거의 다 호주에서 약대를 나와 대부분 외국인 약국에 취업을 하고 있어요. 이 지역에 한인약사가 운영 하는 약국은 저 밖에 없고요 전 시드니에서 직접 약국을 경영하는 한인약사는 한 4-5명 정도 됩니다.

 

어떻게 한인 거주지역에서 약국을 하시게 됐는지요?

저희는 이민을 일찍 오게돼서 어려서부터 타국의 어려움을 느끼고 깨닳았어요. 아픈데 속시원히 표현 못하는것만큼 서러운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1992년 약대를 졸업하고 그 때부터 한국 분들이 많은 밀집 지역에서 약사로 일한지 31 년이 됐습니다. 캠시라는 곳에 약국이 하나 있고, 이곳 이스트우트에서 약국을 운영한지 13년 됐습니다.

 

주변에 병의원이 많은데 약국은 여기뿐 인가요?

옆에 나우병원, 강신영병원, 물리치료병원들, 치과병원 등등 여러곳의 의료기관이 있고, 이곳에 종사하는 의사가 약 20분정도 계시는데, 약국은 저희 뿐입니다.

여기서 이스트우드 약국에서  하루에 받는 처방전은 약 300-400매 정도인데, 약사 4명이 파트타임 로테이션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캠시 지역에 있는 약국까지 하면 약사 6명에 종업원 8명입 니다. 호주는 약사 1인당 1일 수용 처방전 매수에 제한이 없어요.

 

 

호주에서는 약국 개설이 어려운가요?

호주는 Medicare 라는 정부 의료 시스템이 있습니다. 각 약국마다 Medicare 허가번호가 있어야 운영이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존에 약국이 너무 많아서 새로운 허가 번호가 발행이 안됩니다. 이래서 아무데나 빈자리가 있다고 약국을 개설할수가 없고 기존에 있는 약국을 매입해서 이어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기존약국 위치가 마음에 안들면 반경 1키로 이내에 이전은 허락 됩니다. Medicare의 역할은 처방 보조금을 도움 받을수 있습니다. 호주는 노인 실업 장애 등등 저임금 소득자에게 저렴한 약값 혜택을 줍니다. 이런분들은 기본 약값만 내시고 차액은 약국에서 Medicare 에다 신청해서 받습니다. 약국들이 Medicare 허가 번호 없이 약국을 차릴수는 있지만 아무 혜택을 받을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100불 상당의 처방 조제를 하면 Medicare 등록된 약국은 환자한테 기본 약값인 $6.30을 받고 차액은 Medicare 에다 신청 합니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약국에선 환자 본인이 100불을 다 지불해야 합니다. 코비드약 같은 경우엔1천불 이상인데 프라이빗 약국에서는 Medicare 도움 없이 환자가 전액을 다 부담해야 해서 환자수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귀한 허가번호 문제로 약국 인수가격이 기본적으로 200만불 (한화 약 20억) 정도 든다고 봐야 합니다.

시드니 외곽 신도시 개발 지역에 허가번호 신청은 가능하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신청 시 인구가 얼만큼 늘어날 예정인지, 아파트수와 가구수와 근접한 병원과 약국은 어디에 있는지, 미리 다 조사해서 제출해도 허가가 나올지 안나올지 보장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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