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약’ ‘정신안정제위장알레르기빈뇨약도 인지기능 영향

폴리파마시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다제 복용이라는 의미로, 고령자를 중심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종합내과 전문의로 일본스포츠협회 공인 스포츠닥터인 오카다 유지(岡田有史) 의사에 따르면, 2020년도에는 42.2조 엔, 2040년에는 66.7조 엔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일본의 의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정보지 겐토샤 골드온라인이 오카다 의사의 자세한 해설을 실었다.

 

약국에서 대량의 약을 받아오는 고령자

폴리파마시라는 말은 많은 사람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은 말이다. 폴리파마시란 폴리(poly: 다수의)와 파마시(pharmacy: 약제)가 합쳐진 말로, ‘다제 복용이라는 뜻이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고령자가 약국에서 대량의 약을 받는 모습은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몇 종류 이상의 약을 먹으면 폴리파마시인 것일까? 이 점에 관해서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폴리파마시에 관한 연구에서는 ‘5종류 이상 내복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폴리파마시에 관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는 약 이외에 환자가 스스로 구입한 보충제 등도 포함된다.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통원하는 환자는 가령(加齡)과 함께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늘고, 그것에 동반하여 처방되는 약의 종류도 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환자의 질병을 하나하나 확실히 치료해 가는 것은 환자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요하지만, 약의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그것에 의한 폐해도 늘어간다.

 

폴리파마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약에 의한 이상 반응이다. 이상 반응이란 의약품 사용에 의해 생기는 모든 유해한 반응을 가리킨다. 의사는 처방한 약에 의해 이상 반응이 생기고 있는지 여부에 주의하면서 진료하는데, 폴리파마시의 경우에는 이상 반응 리스크가 30%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특히 고령자의 건강상태를 크게 손상할 가능성이 있는 이상 반응에는 낙상·골절’, ‘인지기능 저하2가지를 들 수 있다.

일본 국내의 잔약은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0억엔 이상에 달한다(사진 출처 - 겐토샤 골드온라인)
일본 국내의 잔약은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0억엔 이상에 달한다(사진 출처 - 겐토샤 골드온라인)

 

낙상·골절: 약이 원인으로 거동불능이...

낙상·골절은 고령자가 거동불능 상태가 되는 원인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등뼈와 고관절 골절은 그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또한 고령자의 경우에는 내장 기능 저하에 의해 약의 대사·배설이 저하하여 같은 양의 약을 사용해도 가령(加齡)과 함께 효과가 강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같은 약을 먹어도 가령(加齡)과 함께 효과가 강해져서 사실은 혈압이 너무 낮아지게 되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휘청거려 낙상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처방된 약이 원인이 되어 거동불능이 되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기능 저하: 수면약, 정신안정제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 6명 중 1명이 치매라고 해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폴리파마시는 고령자의 인지기능 저하에도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특히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뇌에 작용하는) 약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약으로 대표적인 것은 수면약정신안정제등이 있는데, 의외로 위장약’, ‘항알레르기약’, ‘빈뇨약등도 거론된다. ‘() 상태가 안 좋다’, ‘몸이 가렵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등은 고령자의 경우에 매우 흔한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을 치료할 때는 될 수 있는 한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약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약 복용을 잊어버리는 것이 의료경제에 영향?

또 하나, 폴리파마시로 인한 과제로 약 복용을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약의 종류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복용법도 복잡해진다. 만일 10종류의 약을 처방받아서 그 모든 것이 ‘11회 아침식사 후라면 문제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1회 기상 시’, ‘11회 아침식사 후’, ‘12회 아침저녁 식사 후’, ‘13회 식사 후’, ‘13회 식사 전’, ‘11회 취침 전같이 복용법이 모두 다른 경우에는 어떨까? 젊은 사람도 정확히 복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복약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그것에 동반하여 잔약(殘藥)이 증가한다.

 

일본의 의료비는 증가 경향에 있는데, 2020년도는 42.2조 엔, 2040년에는 66.7조 엔이 된다는 예측도 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고령자의 의료비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령자를 진료하는 경우가 많은 일반내과의사는 팽창하는 의료비도 고려하면서 진료를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폴리파마시는 복약을 잊어버리는 것으로 이어진다. 일본약제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의 잔약 총액은 연간 약 475억 엔에 달한다고 추계되고 있는데, 일본 전체에서는 무려 1,000억 엔 이상의 잔약이 있다고 한다. 이 잔약에 의한 손실은 증대하는 의료비에 있어서도 중요한데, 무엇보다 약은 저렴한 것이 아니므로 환자와 그 가족에게도 낭비가 되어버린다.

폴리파마시를 의식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뿐 아니라, 의료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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