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허리 등 아픈 곳에 덕지덕지 붙이는 가장 친근한 의약품 중 하나가 습포제이다. 힘들게 운동하는 사람이나 연장자는 거의 매일 신세를 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부담 없이 사용하면 생각지 못한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본의 정보지 슈칸아사히가 보도한 내용을 소개한다.

 

지금부터 1년 반 정도 전, “검은 변이 나왔다고 호소하는 고령 여성이 구급차에 실려 왔다. 빈혈에 의한 휘청거림 및 혈압 저하도 보였다. 오카야마(岡山)대학병원의 구명구급과장 나카오 아츠노리(中尾篤典) 의사가 위내시경을 넣자, 위궤양에서 피가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곧바로 응급처치 지시를 하여 출혈을 멎게 했지만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진찰기록을 보니 여성은 2년 전부터 몇 번이나 위궤양과 토혈(吐血)을 반복하고 있었다. 위산 분비에 관련된 호르몬인 가스트린이 정상치라고는 것을 확인하고,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

습포약의 과다 사용이 위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사진 출처 - 슈칸아사히)
습포약의 과다 사용이 위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사진 출처 - 슈칸아사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촉진(觸診)을 위해 못을 벗게 했을 때, 나카오 의사는 여성의 모습에 놀랐다. 등에서 허리까지 온통 습포제가 붙여져 있었다. 7장이나 되었다.

 

왜 이렇게 붙이고 있냐?”고 묻자, 여성은 허리가 아파서라고 대답했다. 3~4년 전에 습포제을 사용하기 시작한 후에 점점 양을 늘렸다고 한다.

 

많은 습포제에는 통증과 열을 억제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NSIDS)가 함유되어 있다. 록소프로펜과 디클로페낙 등의 성분이 대표적인데, 모두 과잉 섭취하면 위산의 양이 증가하여 위장 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먹는 약의 경우에는 위약과 세트로 처방되는 경우도 있다.

 

습포제는 먹는 약보다 흡수가 완만하여 부작용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용법용량을 지켰을 때의 얘기다. 제품의 패키지에는 ()불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사용을 중지한다등의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이것이다!’라고 생각한 나카오 의사는 대량으로 습포제를 붙이는 것을 중단하도록 여성에게 지도했다. 그 이후, 위궤양이 싹 나았다고 한다.

 

그런데 위궤양의 원인으로 보이는 습포제의 존재가 2년간이나 간과된 것인 왜인가?

 

“(일반약을) 약국에서 사는 경우 약수첩에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상세히 묻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환자도 부담 없이 사용하고 있어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케이스를 교훈으로 원인불명의 식욕 부진 등의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습포제를 붙이고 있지 않는가?’라고 확인하게 되었다” (나카오 의사)

 

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는 후지타의원의 이사장 후지타 히로타카(藤田博崇) 의사도 습포제도 약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아픈 곳에 하루 1~2장 붙이면 충분하다. 특히 고령자는 피부가 건조해서 보호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상정된 것보다 많은 약제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가령(加齡)과 함께 대사가 떨어져 약제가 몸에 남기 쉽게도 되므로 너무 많이 붙이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후지타 의사)

 

안이하게 습포제에 의존하면 중대한 질병을 간과할 리스크도 있다.

 

요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신장결성이나 복막염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스가 있다. 습포제는 근육과 관절, 신경의 통증에는 효과가 있지만, 내장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 습포제로 어떻게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으면 병상(病狀)이 진행되어 버린다” (후지타 의사)

 

나이든 사람도 젊은 사람도 몸이 아프면 일단 습포제를 붙이고 본다. 처방전이 있으면 건강보험 덕분에 매우 싸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달라고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내복약에 비해 몸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해서 습포제를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의사도 있다.

 

그런 습포제 대국 일본인데, 의료현장에서의 지나친 사용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은 2016년도 진료수가 개정에서 1회 진찰에서 처방할 수 있는 습포제를 원칙 70장으로 하였다. 다시 2022년도는 원칙 63장으로 낮췄다. 배경에는 매년 팽창하는 의료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나카오 의사는 환자의 상황을 자세히 보고 필요한 만큼만 처방하려고 하고 있다. “더 필요하면 내용물은 똑같으니까 드럭스토에서 사라고 말한다. 의사로서 의료비 적정화를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과 일본의 재정을 지키기 위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붙이는 것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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