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약국서 시작해 약국서 끝내자[187호]

정필원l승인2011.01.07 13: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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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세운 비만 기준에 벗어나면 어떤 약물도 주지 말아야

“지금도 멋지세요”라는 칭찬도 한 몫…중요한 것은 ‘자기관리’

 

 

대전 대덕구 법동 신생당약국 주향미 약사

 

충남대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현 대전약사회 약학 한약이사

2006년 전국 복약지도 경연대회 동상

2008년 서울시약, 약업신문 주최 복약지도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

2010년 중부권약사 학술대회 논문 우수상

2010년 약사공론주최 동영상 복약지도 경연대회 장려상

 

얼마 전 수능 보는 날 저녁 우리 약국 단골 아주머니께서 약국 문을 반쯤 열고는 얼굴만 빼꼼이 내보이며 물으셨다.

“저... 약사님 몸에 해롭지 않은 다이어트약 있어요?”

“왜요 다이어트 하시게요? 뺄 살이 어디있다고... ”

우리 약국 비만 상담 중 대부분은 필요 없는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는 경우고 이런 사람들에게는 건강미인의 예를 들어주며 기분 좋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내 기본 방침이다

“아니요, 나 말고 이번에 수능 본 우리 딸래미요”

“아, 네... 아주 좋은 제품이 있어요”

나는 마음속으로 ‘빙고’를 외치며 반갑게 제품설명을 시작했다.

 

나만의 다이어트 공식

짧지 않은 약국경영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비만치료를 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수능 스트레스로 10kg이상 체중이 불어난 경우가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아주머니는 적지 않은 가격의 다이어트 제품세트를 카드로 결제하고 가셨고 한 달 뒤 밝은 얼굴로 다시와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셨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비만에 대한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 여성의 경우라면 더하고 거기에 젊은 세대라면 더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에 발맞추어 수없는 다이어트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약국 역시도 수많은 다이어트 제품들이 나오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난 늘 ‘다이어트만큼은 약국에서 시작하고 끝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꼭 어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것이 내 믿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때문에 건강을 잃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잃는 것을 늘 보아왔고 그때마다 약사의 한 사람으로써 책임감 과 안타까움을 느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내 약국 손님들에게는 그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아야한다는 믿음으로 나름 다이어트에 대한 공부도 하고 늘 준비도 했기에 오늘은 내 다이어트 공식을 간단히 소개를 하고자한다.

 

1. 다이어트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우리 약국에 상담하러 온 다이어트 환자 중에 70~80%는 빈손으로 돌아간다.

내가 세운 비만에 대한 기준에 벗어난 사람이라면 절대 어떤 약물도 식품도 주지 말자는 게 내 생각이다.

대신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로 자존감을 세워서 기분 좋게 돌아가게 한다.

이런 방법이 경영학측면으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으로 그냥 돌아간 사람들의 대부분이 반드시 약사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지고 약국을 방문하게 되고 그것은 고스란히 약국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

 

2. 몸보다 먼저 마음부터 치료하자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 위축되어 있다. 그 사람들에게 난 늘 다이어트는 좀 더 나은 나를 위해 하는 것일 뿐 지금으로도 충분히 멋지다는 말을 먼저 해준다.

그분들의 대답은 ‘아니다’ 이지만 표정에선 이미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이 나타난다.

그러면 이미 이 다이어트는 반 이상 성공을 한 것이다.

세상에 단 한사람만이라도 내편이 되어준다면 외롭지 않다는 말처럼 약사가 환자의 편이라는 확신을 심어 준다면 그 사람은 힘든 다이어트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3. 내 경험을 먼저 이야기 하자

목욕을 같이 하거나 잠을 같이 자고나면 사람들은 뭔가 친밀감을 느낀다. 이처럼 비만 같은 개인의 치부를 약사 역시도 겪었다고 한다면 환자는 뭔가 비밀이라도 나눈 것처럼 친밀감을 드러낸다.

꼭 약사 자신이 아니더라도 좋다. 가족 중의 한사람의 예를 들어주기만 해도 그 이야기가 진실이기만 하다면 환자의 마음을 열고 다이어트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적어도 이 사람은 약사에게 비만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4. 개인차를 고려하자

똑같은 체중감량이란 목표를 두고 똑같은 제품으로 다이어트를 하더라고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래서 처음 비만환자를 접할 때만해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얻어진 경험은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사람의 몸도 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다이어트 방법도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수많은 다이어트제품이 존재하는 이유이고 이것이 약사들이 끝없이 공부하며 노력해야하는 이유이다.

 

5. 지속적인 관리를 하자

내가 다이어트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이 ‘요요현상’이다.

환자와 약사가 힘들게 노력해서 목표 체중에 다다랐는데 얼마 안가서 다시 체중이 불어난다면 기운이 빠져버린다. 한동안 요요현상 때문에 비만에서 손을 뗀 적도 있었다.

그때 돌파구가 되어준 것이 우리 아이였다.

많이 먹이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이라 믿는 할머니 밑에서 자란 탓인지 우리아이는 중학생이 되어서까지 지나친 비만으로 고생을 했고 외모에 관심이 생기는 중학생을 기점으로 다이어트를 해 20kg 가까운 감량을 했다.

어떻게든 요요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으며 결국 얻은 결론이 ‘자기관리’였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폭식으로 요요현상을 겪게 되고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은 거식증 같은 무서운 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때 옆에서 관리를 해 줘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약사라고 본다. 적어도 1년 정도 관심을 갖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줘야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본다.

 

6.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이요법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아무리 좋은 약도 아무리 좋은 식품도 보조역할을 할 뿐 결국엔 먹는 양을 조절해야 체중감량이 일어난다.

아주 기본적인 이 사실을 약사와 환자가 인정한 상태에서만 올바른 다이어트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것을 기본으로 해야 결국 요요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당사자 중에는 이런 사실을 잊고 무조건 굶어야한다고 믿거나 약만 먹으면 해결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난 다이어트제품과 함께 꼭 식단표를 준다.

다이어트기간의 식단표와 유지기간의 식단표를 주고는 처음부터 식사량조절이 습관이 되게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것은 기준을 매일이 아닌 삼일정도로 여유를 두는 것이다.

가령 하루 식단을 1,200kcal로 짰다면 3일에 3,600kcal 범위에서 조절하도록 하여 특별한날 특별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게 되고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도 요요현상이 올 확률이 줄어든다.

 

7. 불행한 S라인보단 행복한 D라인이 낫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좀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이다.

비만으로 인해 질병이 생긴다거나 비만이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거나하여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런데 종종 다이어트에 매여 비생산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래서 난 내 고객들에게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불행한 것보단 뚱뚱해도 열심히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고 강조하곤 한다.

가끔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늘 힘에 겨워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내 스스로에게도 날씬하지 않아도 좋은 엄마가 되어줘야 한다고 다짐하곤 한다.

비만 시장은 늘어 가는데 반하여 약국에서 차지하는 비만치료제 판매 비율은 자꾸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약국에서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한 사람들이 쉽게 방문판매나 건강식품코너 혹은 피부관리 같은 미용 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다이어트는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민 보건을 생각해서라도 약국에서 흡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약사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하고 준비하여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 놓고 상담 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정필원  feel@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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