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에서 리더십은 여전히 중요한 키워드이다. 기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운영 방식’ 등에 영향을 미쳐 조직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수년간 다양한 유형 연구와 사례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한 때는 특정 리더십 유형이 어느 조직에나 통하는 모범답안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조직을 지속적으로 성공시킬 것만 같았던 리더도 제반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실패를 겪기도 하고, 한 조직에서 성공한 리더가 다른 조직에서는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리더십은 유형마다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그림자’가 존재할 뿐이다. 리더가 지나치게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확신하다 보면 그 부작용 때문에 조직에 드리워질 ‘그림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리더십의 덫 1: 쥐어짜기식 성과 압박


전문성과 탁월한 성과 창출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리더 중에 간혹 부하 직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성과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듯 몰아치거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리더의 경우, “부하 직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의 의미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등의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는 강하게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다만,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더라도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고 육성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부하 직원을 꾸짖을 때는 상대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내성이 낮은 반면 자존감은 높은 편이다. 이런 특징을 리더가 이해하지 못하고 강하게 구성원을 압박하면 부하 직원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받게 되고 리더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게 될 수 있다.
 
리더십의 덫 2: 비현실적 기대 수준


업무 능력이나 지적 능력이 우수한 리더들은 간혹 자신의 잣대에만 맞춰 부하 직원들을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평가를 지나치게 좋게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가혹하리만큼 박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리더가 이런 오류에 빠지면 부하 직원이 창출한 성과를 평가절하해서 기를 꺾어 놓기 십상이다. “본인이 뛰어나서인지, 웬만한 일에는 칭찬을 하지 않는다. 부하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니 일할 의욕이 사라진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리더에게는 ‘눈높이 경영’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듯, 리더 역시 자신과 부하 직원의 기대 수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목표 설정을 하거나 평가 피드백을 할 때,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기대하는 사항, 요구 수준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서로 협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작은 성과라도 칭찬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더 입장에서는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로 다스리기 보다는 칭찬으로 다스리는 것이 육성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리더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리더십의 덫 3: 하나부터 열까지 챙긴다?


관리형 리더는 업무의 세세한 부분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을 아는 것에 비해 본인이 직접 그 모든 것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리더는 부하직원을 육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리더는 ‘분명한 역할 분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와 부하 직원 각자가 서로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분명히 구분된다. 이 선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하루아침에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놓으려면 리더 입장에서도 불안할 수 있다. 점진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하나씩 업무를 부여하고 책임을 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실무적인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리더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만 챙기거나 본질적인 이슈, 미래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미래 준비에 소홀해서 생기는 문제가 조직에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리더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의 덫 4: Good man 콤플렉스 주의해야
관계 중심형 리더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높다. 타인의 감정을 많이 의식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대인 관계에서 좀처럼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리더는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중시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 탓에 갈등 해결이 필요한 순간 오히려 그 자체를 감추거나 ‘모른 척’ 넘기려는 성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나 웃는 얼굴로 무조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Good man’ 콤플렉스에 빠질 수 있다.
조직 생활에서 긍정적 의미의 갈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서로의 협업이 필요한 순간 서로의 업무를 핑계로 또는 책임 회피를 위해 의사결정을 안 하고 ‘핑퐁 게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리더가 갈등이 두려워서 또는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양쪽의 입장만을 옹호하기 시작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직접 나서서 서로의 의견을 두고 논쟁하게 만들고 갈등을 일으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 필요도 있다. 
 
리더십의 덫 5: 배려, 경청이 우유부단으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는 조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덕장에 비유되지만 우유부단한 장수로 묘사되곤 한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충성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인간적인 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 의사결정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한 배려와 경청은 조직에서도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다만, 리더의 배려와 경청도 실행의 관점에서 다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배려가 노력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과를 창출하는 부하 직원을 허용하거나 부주의에서 오는 실수도 감싸주어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경청 역시 ‘듣는 것이 수용을 의미한다’는 잘못된 기대를 상대방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실행의 관점에서 배려와 경청의 의미와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리더십의 덫 6: 조직의 피로도를 경계하라


변화 추구형 리더는 조직이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외부 시장 변화에 깨어 있도록 만드는 장점이 있다. 변화가 중요한 것이지만, 리더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변화를 추구할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가 구성원들의 창의와 의욕을 꺾는 것처럼 ‘변화를 위한 변화’도 조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에 약간의 충격만 주어지더라도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발 빠른 변화도 좋지만 때로는 조직의 역량, 자원을 고려한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들은 가득한데 역량 있는 인재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조직에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더불어, 리더가 주도하는 혁신 못지 않게 구성원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리더십의 덫 7: 카리스마가 독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카리스마는 변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확신 속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지나칠 경우 조직 내에서 독단으로 비춰지곤 한다. 이런 리더에게 구성원들은 “항상 ‘자신이 옳다’는 태도로 상대를 무시하고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듣는 것이 1이라면 말하는 것이 9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카리스마가 자칫 독단으로 이어지면, 조직 내에 집단 지성이 발휘되기 어렵고 ‘리더는 존재하나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리더라 할지라도 타인의 평가와 자극이 필요하다. 이것은 타인의 관점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진단과 학습의 도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리더들은 자기 만족적인 독선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강점 뒤에 숨은 함정 경계 필요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리더가 리더십의 여러 가지 면모를 발휘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이것저것 잘해야 한다고 논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리더를 이야기 하는 것과도 같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리더십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역할 모델로 존경 받아야 할 리더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리더에게 완벽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며 자칫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리더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되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각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스스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덫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자료제공: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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