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관련 네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접종 예약을 취소하는 국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16일 10대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 접종 뒤 이틀 만에 숨지고, 20일 전라북도 고창과 대전에서 70대와 80대가 잇따라 사망한데 이어, 21일 새벽 제주도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68세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2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는 서울 시내의 보건소와 의료기관에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문의와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내과의원 관계자는 “아이들을 접종시켜야 하는 엄마들을 중심으로 무료 접종에 어떤 백신을 쓰는지, 사망 사건 백신과 같은 것인지를 확인하려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의 한 보건소 역시 ‘내가 맞은 독감 백신은 괜찮은 거냐’, ‘무료 접종하는 백신 믿어도 되냐’는 등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등의 지역 맘카페들에도 ‘백신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40대 주부는 “코로나19가 걱정돼 온 가족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려고 했는데 사고가 잇따라 망설이고 있다”면서 “확실히 안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접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사고 간에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지만, 백신 준비 단계부터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논란이 있었던 상황이어서 불신과 함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숨진 인천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접종했던 병원에서 같은 날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32명이며 모두 이상 반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 제조번호 백신 접종 건은 20일 오후 1시 기준 총 8만 2668건이며 이 중 이상반응은 총 3건으로 알레르기 2건, 접종부위 통증 1건이다.

질병청은 “인천 건과 관련해서는 백신 접종 후 사망까지의 시간,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 중 중증 이상 반응이 없었던 점,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직은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20일 대전에서 숨진 A(82)씨와 전북 고창에서 하루 만에 사망한 B(78·여)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고창에서 같은 백신을 접종한 주민 9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21일에는 제주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제주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9일 제주지역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68세 남성 A씨가 21일 새벽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A씨는 국가 무료예방 접종 대상자로, 19일 오전 9시께 제주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을 찾아 인플루엔자 무료접종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 보건당국은 A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음을 고려해 사망과 백신 접종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도는 이후 역학조사를 통해 A씨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확인될 경우 재난안전문자·홈페이지·SNS 등을 통해 추가 공개할 방침이다. A씨 가족은 A씨를 20일 오후 11시57분 병원으로 119를 이용해 이송했고 21일 새벽1시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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