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지연되자 중국, 러시아산 백신이 빠르게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0월16일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제약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 논란 속에서도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중국 국유기업인 시노팜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처음으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중국 외의 국가가 됐다. 긴급사용은 전염병 확산이 심각할 때 정식 승인 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UAE는 자국에서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을 마친 뒤 지난 한 달 동안 의료진, 교사, 공항인력, 공무원 등 수천 명에게 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 사진=KBS1TV 뉴스 화면 캡쳐

중국은 자국민 수십만 명에게 접종을 시행했고 해외여행을 하는 학생, 외교관 등에게 시험 중인 백신을 접종하도록 한 바 있다.

시노팜과 다른 중국 제약업체들은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파키스탄에서도 비슷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UAE의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그룹42는 시노팜과 제휴해 바레인, 이집트, 요르단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도 자체 백신 개발과 유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영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지난 8월 방역 현장인력들에게 허가된 데 이어 10월14일에는 다른 국영기업이 만든 에피박코로나백신도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반면, 서방의 백신 개발업체들은 3상 시험에서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되기 전에는 정부 승인을 요청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하던 코로나19 백신이 부작용을 노출해 3상 시험이 전격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백신이 부작용과 효과가 확인되기도 전에 너무 서둘러 사용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수아 에이스부르 전략학국제연구소 선임 고문은 "중국, 러시아 백신은 효과뿐만 아니라 접종자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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