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식량 위기와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식량자원 중 하나가 곤충이다.

소나 돼지보다 적은 먹이로 키울 수 있고, 단백질 등 영양원도 풍부하다.

사육할 때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량도 억제할 수 있다. 곤충에서 비즈니스 찬스를 발견한 기업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드셔 보세요. 귀뚜라미는 아주 맛있어요.”.

지난 2월 21일 오사카시의 한 호텔에서 곤충식품 시식회가 열렸다.

▲ (좌측부터) 와타나베 타카히토 CEO, 미토 타로 조교수

토쿠시마대학에서 만들어진 스타트업기업 그릴러스의 와타나베 타카히토(35)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투자가에게 열변을 토하고 있다.

건조시킨 귀뚜라미는 새우와 비슷한 식감으로 맛있다.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먹이와 물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도 반복해서 어필했다.

와타나베가 곤충식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토쿠시마대학 학생 시절이다. 인간 게놈(유전 정보) 완전 해독이 화제가 되고 있을 무렵, 귀뚜라미의 유전자를 연구하는 미토 타로(48) 조교수의 연구실에 “최첨단 유전자 연구를 하고 싶다”면서 뛰어 들어갔다.

 

건물에서 대량 사육

연구실에서는 귀뚜라미를 산업화하는 데 노력했다.

용도를 찾던 중 마침내 도달한 것이 ‘식용’이었다. 귀뚜라미를 키우는 동영상을 공개하자 기업으로부터 문의가 잇따랐다.

세계의 인구 증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소와 돼지를 대체하는 단백질원으로서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9년에 창업해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와타나베 CEO는 토쿠시마현 나루토시에 있는 건물의 한 방에서 “귀뚜라미로 지구를 구한다!”고 쓰여 있는 점퍼를 입고 땀을 흘리고 있다.

섭씨 30도의 실온에서 총 15만~30만 마리의 검게 빛나는 귀뚜라미가 300개의 의상 케이스에서 사육되는데, 수작업으로 먹이와 물을 갈아주고 있다.

앞으로는 다른 기업과 함께 자동 사육 시스템을 개발해서 코스트 삭감을 해 갈 계획이다.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료힌케이카쿠(良品計画)는 5월 20일 무지루시료힌(無印良品)의 인터넷 통신판매에서 귀뚜라미를 식재료로 포함한 센베이를 발매했다.

일본에서는 메뚜기와 꿀벌 애벌레 등의 식문화가 있지만, 식용은 일부 애호가에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분말이나 페이스트로 가공함으로써 시각적 저항감은 낮아진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철분과 마그네슘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가축에 비해 사육도 용이하다. 유럽연합(EU)은 2018년에 식품으로 인정했다.

북유럽에서는 슈퍼마켓 등에서 자연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갑자기 곤충식품을 취급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 (좌측부터) 실크 푸드 라보, 무지루시료힌 귀뚜라미 센베이

도쿄 오모테산도의 일각에 ‘실크 푸드 라보’라고 쓰여 있는 간판이 있다.

누에로 만든 식품을 취급하는 에리가 1월말에 시험적으로 개업한 1호점이다. 갓 만들어진 햄버거를 먹어보니 씹히는 맛이 나는 한편, 기름기는 적었다.

카지쿠리 타카히로(33) 대표이사는 “누에와 소고기를 절반씩 갈아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 에리의 카지쿠리 타카히로 사장, 오른손 에 누에로 만든 햄버거와 왼손에 누에고치를 들고 있다.

카지쿠리 대표이사는 어렸을 때부터 먹기를 좋아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식품 메이커에서 콩 단백질 사업을 담당했는데, “오픈 이노베이션이 적어 사업이 점점 축소되어 간다”고 느껴 퇴직했다.

2018년에 누에를 단백질원으로 하는 사업을 시작해서 햄버거와 수프, 시폰 케이크 등 그 동안의 테스트에서 평판이 좋았던 것을 1호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점포에는 30~40대 회사원들이 찾아오는데, 조사에서는 90% 이상이 “맛있다”고 대답했다. 3월 4,500만 엔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5월말까지 휴업, 재개 후에는 7월말까지 영업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 이후에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판매를 노린다. 장래에는 누에 원료를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건강에 좋은 누에를 만들기 위해 교토대학과 공동연구를 2018년에 시작했다.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게놈 편집 기술’을 구사해서 품종을 개량하고 맛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곤충식품을 일반인에게 확산시키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자판기도 등장

도쿄 우에노의 아메요코에는 곤충식품 자동판매기가 등장했다.

모양을 그대로 살린 채 양념한 귀뚜라미와 타란툴라(거미) 등이 진열되어 있다. 회식을 끝내고 돌아가는 회사원이나 관광객, 젊은이가 주로 구입하는데 판매는 호조다.

▲ (좌측부터)RON의 나카무라 준 대표이사, 곤충식품 자동판매기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 중 한 명이 통신판매와 잡화 수입을 하는 RON(알 오 엔)의 나카무라 준(43) 대표이사다.

곤충식품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5년 정도 전이다.

운영하는 웹미디어 일로 트레이너와 보디빌더 등을 취재했을 때, 곤충이 몸에 좋지 않을까 라는 게 화제가 되었다. 조사해 보니, 유럽 등에서 곤충식품 벤처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 해 보자”. 하지만 수입 판매를 시작한 2017년경에는 세금 구분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을 정도로 일본에서 곤충식품의 수입은 드물었다.

처음에는 팔리지 않았지만 유튜버가 구입해서 동영상을 통해 소개하자 점차 취급하는 음식점 등이 증가했다. 그러던 중에 자판기 설치 기획도 들어왔다.

나카무라 대표이사는 “곤충식품에는 대체 단백질 용도 외에 회식에서 게임용으로 사용하는 용도도 있다”고 말한다.

곤충의 모습이 인상적인 식품은 양판점 등에서 주류 코너 옆에 진열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는 취급하는 곤충의 종류를 늘리고, 조리법과 맛의 다양성도 넓혀 갈 예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3년 곤충은 영양가가 높아 이상적인 식재료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일부에서는 메뚜기와 귀뚜라미, 유충을 일상적으로 먹는다. 귀뚜라미 고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먹이는 소 먹이의 5분 1이다.

먹을 수 있는 부분도 소보다 많다. 인간이 먹는 곡물을 먹이로 하지 않으며, 메탄가스나 이산화탄소(CO2) 등 온단화 가스 배출량도 적다.
 
앞으로 세계 인구가 늘어 경작지와 목초지가 부족해질수록 곤충식품의 활약은 커진다. 잠재적인 시장을 노리고 곤충식품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출처: 닛케이산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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