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학 대학원 의학계연구과의 미야자키 토오루 교수는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 ‘AIM’을 표적으로 하는 신장병 치료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2020년 실시할 계획인데, 이미 사람에 대한 응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고양이 신장병 치료약 실용화를 발판으로 앞으로 5년 이내에 사람 신장병 치료약으로 발전시켜 갈 예정이다.

 

체내에는 죽은 세포와 불필요한 단백질 등 쓰레기가 존재하는데, 면역세포의 일종인 ‘매크로파지(대식세포)’ 등이 잡아먹고 분해해서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한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지 못하고 신장에 쌓이면 신장병이 된다.

매크로파지가 제거해야 할 쓰레기인지 여부를 구별할 때 표식으로 기능하는 것이 단백질 AIM이다. 체내의 쓰레기에 AIM가 결합하면 매크로파지는 그것을 잡아먹는다.

 

AIM은 단독으로는 소변 속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혈액 속에서는 면역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면역글로불린M’(IgM)과 결합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체내의 불필요한 쓰레기를 발견하면 IgM에서 분리돼 AIM가 활성화된다.

 

거대한 시장

미야자키 교수는 ‘AIM 연구를 진행하던 중에 고양이가 나이를 먹으면 신장이 약해져서 신장병에 걸리기 쉽다는 얘기를 수의사한테 듣고, 고양이의 AIM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고양이의 AIM은 IgM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AIM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만, IgM과의 결합이 사람의 약 1,000배 정도 강하기 때문에 활성화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죽은 세포 등이 제거되지 않고 신장에 축적돼 신장을 파괴해 간다.

 

미야자키 교수는 AIM을 고양이에게 투여해 불필요한 물질 제거를 촉진하게 해서 신장병을 치료하고자 한다. 또한, AIM과 IgM의 결합을 느슨하게 하는 물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는 약 1,000만 마리의 고양이가 사육되고 있고, 전 세계에는 약 3억 마리라고 하니 사육되는 고양이 수만으로도 시장은 크다.

 

질환·효과 예측

하지만 미야자키 교수는 “5년 이내에 사람 신장병 치료약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 앞을 내다보고 있다. 고양이 치료약으로 돌파구를 열고나서 이익을 회수하면서 사람에 대한 응용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고양이에게 투여함으로써 비임상 데이터를 모을 수 있으며, 타겟이 되는 사람 질환에 대한 효과 예측 등을 할 수도 있다. “안전성 데이터가 있고 대상 질환과 효과 예측 전망을 할 수 있으면 기업도 투자하기 쉬워진다. 동물 의약품에서 사람 의약품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동물 의약품을 사람에게 응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시행되지 않고, 일부 감염증 백신 등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동물 의약품으로 먼저 개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다”고 미야자키 교수는 설명한다.

 

이익 조기 회수

배경에는 신규 의약품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엄격한 규제가 있다. 따라서 동물을 타겟으로 한 의약품으로 먼저 승인을 얻고, 안전성과 효과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조기에 이익을 회수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연구 시즈(seeds)를 가진 대학 벤처 등이 의약품을 개발하는 경우, 자금 조달이 과제가 된다. 사람의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개발에는 막대한 개발비가 드는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이라면 개발비를 대폭 억제할 수 있어 대학 벤처도 뛰어들기 쉽다”(미야자키 교수)고 한다.

 

동물과 사람에 공통되는 질환을 치료 타겟으로 삼고, 동물 의약품을 사람 의약품으로 발전시켜 가는 새로운 전략이 연구 시즈 실용화의 힌트가 되어 가고 있다.

*닛칸코교신문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