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신경을 통해 뇌에 약물 운반 기술 개발 도전

ALS·파킨슨 등 신경난치병 치료 장벽 돌파 기대 김철용 기자l승인2019.08.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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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근위축성측색경화증)등 뇌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약물이 환부에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약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일본 니혼대학의 카나자와 타카노리 전임강사 등은 미세한 캡슐을 사용하여 뇌에 약물을 운반하는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코 안쪽 신경을 통해 분자가 큰 핵산 등을 운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030년경에 의약품으로 실용화하면 ALS나 파킨슨병 등의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니혼대학 약학부 연구실 카나자와 전임강사가 조작하는 컴퓨터 화면에 생쥐 뇌의 현미경 사진이 비춰지고 있다. 카나자와 전임강사는 “코 신경을 통해 미세한 캡슐이 운반된 뇌 조직입니다”라고 설명한다.

뇌의 혈관에는 세균 및 유해물질의 침입을 막는 ‘혈액뇌관문’이라는 장벽이 있다. 혈관 안쪽에 있는 세포가 서로 밀착되어 있어 필요한 영양소 이외에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스즈키 타카시 교수는 “분자가 큰 핵산, 항체, 단백질은 이 장벽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카나자와 전임강사 등은 코 안쪽에 있는 취신경 및 삼차신경에 주목하고 이 신경들이 뇌에 가깝다는 점에 착안하여 코를 통로로 해서 뇌에 핵산을 운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백질 조각(펩타이드) 등으로 직경 80나노(나노는 10억분의 1)미터의 캡슐을 만들고, 특정 유전자에 작용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핵산을 이 캡슐에 넣어 운반하면 신경 주위의 틈새를 흐르는 액체 속을 통과하여 뇌에 도달한다. “혈관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뇌관문을 피할 수 있다”(카나자와 전임강사)

뇌종양에 걸린 실험용 래트의 코에 미세 캡슐이 들어간 액체를 분무하면 핵산만을 분무하는 경우에 비해서 핵산의 생존기간이 약 50% 정도 연장되었다. 캡슐에 넣은 핵산의 3%가 뇌의 취신경이 연결된 부분에, 0.5%가 뇌의 본체에 도달하여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코 내부 및 신경이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를 이용하여 핵산 함유 캡슐을 뇌의 어디에, 어느 정도 운반할 수 있을지 확인한다. 5년 후에 ALS 등을 대상으로 의사가 주도하는 임상시험(치험)을 실시하고 10년후에 의약품으로 실용화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 실험과 병행해서 뇌 도달 효율을 한층 높이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핵심 과제는 2가지다.

먼저, 분무된 캡슐의 확산 방식을 상세히 조사하는 것이다. 스즈키 나오토 조교는 실제 사람의 코 안쪽 모양을 재현한 실리콘 수지로 만든 모형을 사용하여 캡슐이 도달하는 범위의 면적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의약품 분무에 사용하는 기구의 개량도 필요하다. ALS 및 파킨슨병을 앓아 손가락 힘이 약해진 고령자도 간단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과 협력하여 약을 효율적으로 도달하게 할 수 있는 기구 개발을 목표로 한다.

뇌에 약을 전달하는 기술 개발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도쿄대학은 뇌가 당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혈액뇌관문을 돌파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생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에서 약물의 6%가 뇌에 도달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등을 대상으로 한 치험을 추진하고 있다. 중견 제약회사인 JCR파마도 난치병인 헌터증후군을 대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뇌’ 신약 개발에서 뒤처지고 있어 산관(産官) 지원 필요
선진국과 동아시아에서 고령화가 진전되어 신경질환과 인지증(치매) 환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의 제약기업은 이러한 난치병에 대한 치료약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근치할 수 있는 약은 아직 많지 않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데 머물고 있다.

항체 의약품, 핵산 의약품, 중분자 의약품 등 다양한 신약이 잇달아 출현한 암이나 생활습관병과 달리, 뇌에는 일부 저분자 화합물 외에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 큰 이유다. 니혼대학의 기술을 사용하면 뇌에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치료 수단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미세 캡슐을 사용하는 운반법은 핵산뿐 아니라 이제까지 신약 개발의 주류였던 저분자 화합물에도 사용할 수 있다. 카나자와 전임강사는 “저분자 화합물도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는 것은 혈액뇌관문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개발을 단념한 저분자 화합물 등을 코 신경을 경유하는 미세 캡슐로 운반함으로써 의약품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한편, ALS 및 파킨슨병은 뇌로 약물을 전달하는 난이도가 높은 데다가 암이나 생활습관병, 감염증에 비해서 환자수가 적다. 이와 같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제약기업이 개발에 착수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에서 시작된 시즈(seeds)를 실용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협력 및 지원이 중요해진다.

뇌에 약물을 운반하는 연구의 역사

<출처: 닛케이산교신문>

김철용 기자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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