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등에 침을 찔러 채혈하지 않아도 되는 비침습형 혈당치 센서 개발이 진전되고 있다. 적외선을 이용하거나 콘택트렌즈에 부착하는 센서가 수년 후에는 실용화될 전망이다.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당뇨병 환자 및 그와 비슷한 숫자로 추정되는 고혈당, 당뇨병 예비군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둥근 투명한 센서 부분에 손가락을 5초 동안 대기만 하면 혈당치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양자과학기술 연구개발 기구에서 독립한 벤처기업인 라이트 터치 테크놀로지의 야마카와 코이치 사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캔커피 같은 원통 모양의 ‘휴대형 비침습 혈당치 센서’ 모형을 눌러 보였다.

적외선으로 측정
센서부에서 나온 파장 10마이크로(1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미터의 펄스상(狀) 중적외 레이저가 손가락 끝에 쏘여진다. 쏘여진 빛 입자의 일부는 혈액 속 포도당으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피부 등에 반사되어 검출기로 측정된다. 손가락에 쏘여진 빛과 반사된 빛의 차이를 혈당치로 산출하는데, 그 결과는 무선통신으로 스마트폰 등에 보내지고 그래프화 되어 혈당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는 중적외선을 발사하는 광원의 휘도가 극단적으로 낮아 충분한 정도(精度)를 얻을 수 없었다. 이번에 종전의 10억 배나 되는 펄스상(狀)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고휘도 중적외 레이저를 개발함으로써 휴대형 비침습 센서를 실용화할 수 있게 되었다. 2018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라르 무루 박사의 초고강도 초단 펄스 레이저 기술을 응용한 성과다.

휴지상자 정도 크기의 시제품으로 건강인 7명의 혈당치를 측정한 결과,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정한 측정 정도(精度)를 만족하였다. 종래의 채혈형 센서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1년에 실용화될 전망이다.

야마카와 사장은 “실시간으로 혈당치를 측정할 수 있어 1형 당뇨병 환자 등이 정확하게 인슐린 투여량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혈당 예비군 환자의 식후 혈당치 등을 조사하여 식사량 관리나 운동 습관 개선에 도움을 줌으로써 당뇨병 환자의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채혈용 침 등 소모품 비용은 연간 1인당 15~20만 엔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비침습형 센서를 월 1만 엔 정도에 대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콘택트렌즈로 혈당치를 연속 측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나고야 대학의 니이츠 키이치 조교수 등은 콘택트렌즈에 부착한 소형 센서로 눈물에 포함된 당을 측정하여 연속적으로 혈당치를 산출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혈당치 센서 시제품은 포도당으로 발전(發電)하는 소자(素子)와 그 전압을 무선 발신 빈도로 변환하여 스마트폰 등에 보내는 반도체 무선 송신기 회로가 필름상(狀) 기판에 부착되어 있다. 크기는 겨우 세로 1밀리미터, 가로 2밀리미터로 세계 최소급이다.

콘택트렌즈에 부착된 발전소자는 눈물 속 당분을 촉매로 분해되어 1나노(나노는 10억분의 1와트)와트 이상의 전력을 낳는다. 무선통신기기 회로를 종래의 1만분의 1정도인 0.27와트로 구동하여 외부의 전기 공급을 받지 않고 눈물에 포함된 당의 농도를 연속 측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당분 농도가 올라가면 출력 전압이 커지고 송신기가 발하는 전파의 빈도가 증가하는데,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여 전파의 빈도를 혈당치로 환산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콘택트렌즈에 부착하기는 했지만 아직 사람 눈에 넣을 수는 없다.

렌즈 사이에 끼워 넣는다
니이츠 조교수는 “사람이 센서 탑재 콘택트렌즈를 껴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한다. 이 혈당치 센서 시제품의 두께는 0.3밀리미터인데, 0.1밀리미터까지 얇게 하여 2중 콘택트 렌즈 사이에 끼워 넣을 계획이다. 그 렌즈를 토끼 등의 눈에 넣어 눈물 속 당과 혈당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는 실험을 올해 안에 실시한다.

어느 정도의 정도(精度)를 확보할 수 있으면 당뇨병 예비군 환자가 식생활 개선 등에 활용하여 당뇨병 발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인슐린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가 저혈당을 사전에 감지하는 길도 열린다고 한다.

당뇨병이 악화하면 신증이나 망막증 등 합병증을 일으켜 인공투석이 필요해지거나 실명 위험에 노출된다. 당뇨병 악화를 방지하는 데에도 혈당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출처: 닛케이산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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