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판단력 향상이 최대 과제

인공지능(AI)이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 장기나 바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 이후 자동번역이나 의료화면의 진단, 자동운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어떤 점이 약점인지도 명확해져 다음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AI는 혁신을 일으키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결코 만능은 아니다. 효용과 한계를 잘 음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인간과 잘 대화하는 기술의 실현은 지금 AI에게 요구되고 있는 큰 목표이다. 하지만 연구현장에서 몇 가지의 벽에 부딪힌 상태이다.

“나의 ‘귀’는 멀리 있는 음성을 인식할 수 없어. 마이크 가까이서 말해줘”
스마트 스피커나 콜센터 목소리의 인식에는 AI가 사용되고 있다.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마이크 가까이서 말할 필요가 있다. 넓은 방에서 진행되는 회의나 기자회견 등을 음성인식 시스템 1대로 대응하여, 문자화시키는 것은 어렵다.

그 이유는 인간의 음성 인식으로는 그다지 지장이 없는 반향음의 인식을 AI는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와 말하는 사람의 거리가 멀면 방 안의 벽에 부딪혀 음이 반향되어 정밀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나는 상황에 따라 억양에 강약을 넣어서 말하는 사람을 어려워해. 기쁠 때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슬플 때는 패기가 없어지는 등의, 인간과 같은 희노애락을 잘 표현할 수 없어”
AI의 말하기 방법은 뉴스를 읽는 아나운서와 같이 담담하게 읽어나가는 인상이 강하다. NTT의 미야자키 노보루 주간연구원은 “액센트는 잘 적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표현력은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인간은 대화하는 상대의 감정을 예상하여 상황에 맞추면서 억양을 구분해 사용한다. 이러한 말의 기교의 실현은 조금 더 미래의 일이다.
 
“나는 똑똑하다고 평가되지만, 기억력이 좋을 뿐, 판단력은 높지 않아”
현재의 AI의 핵심기술인 ‘심층학습’은 잘못된 정보나 잡음이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방법이 주류다. 높은 정밀도의 판단에는 적어도 수천부터 수십만 건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한다. 반면, 인간은 소수의 데이터로 해결이 된다. 도감에서 개나 고양이를 학습해 놓으면 실물을 보고 바로 개인지 고양이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인공지능학회의 우라모토 나오히코 회장은 “적은 데이터로 판단하는 것은 사람이 잘한다.”라고 말한다.

심층학습을 이용한 AI가 주목을 끌었던 계기는 화면인식의 정밀도가 크게 향상된 것 때문이다. “기계가 눈을 얻었다.”라고 비유되고 있다. 그곳에 의외의 함정이 있었다.

“인간에게는 생각할 수도 없는, 오인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구글의 연구자들은 인간에게 스쿨버스로 보이는 화면을 AI가 타조로 판정한 사례를 논문으로 공표한 적이 있다. 원래의 스쿨버스의 사진을 사람이 알아차릴 수 없는 가공을 하니 AI의 판정이 바껴 버린 것이다.

자동운전의 연구에 있어서 이것은 상황이 좋지 않다. 이 구조를 악용당하면 예를 들어 ‘정지’의 도로표식이 ‘60키로 제한’으로 오인식 되어버릴 우려가 있다. 인간과 AI는 화면에서 잡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인간은 손을 사용해서 다양한 작업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네. 하지만 나는 책을 잡는 것 조차 힘들어하고 있어”
AI 벤처기업의 Preferred Networks(동경‧치요다)는 10월, 어질러진 방을 청소하는 로봇을 공개했다. 펜이나 양말 등을 수백 종류의 물건을 인식하여 정해진 장소에 갖다 놓는 성능을 갖췄다. 다만, 모든 물건을 주어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엔지니어의 하토리 준씨는 “책이나 식기는 아직 잘 잡아 올리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로봇의 손가락은 인간만큼 섬세히 움직이지 못해, 어느 정도의 무게가 있는 평평한 책이나 그릇의 밑에 미끄러지듯이 잘 잡지 못한다. 인간이 잘 들 수 있는 것이라도 잘 다루지 못하고, AI는 어려워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추쿄대학의 하시모토 마나부 교수팀이 개발한 차를 세우는 다도 로봇은 스푼으로 말차 가루를 덜어 국자로 뜨거운 물을 옮기는 등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칼을 사용하여 야채를 자르는 일은 할 수 없다. “자를 때에 큰 힘이 필요하고, 칼의 움직임을 엄밀히 제어할 필요가 있다.”(하시모토 교수)

로봇의 두뇌에 AI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융합하는 연구는 이제부터 큰 흐름이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어려운 문제도 많아, AI와 로봇의 기술개발에만 몰두하면 좋은 해결책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자는 융합연구를 활발히 하여 두꺼운 벽을 뛰어 넘고자 생각하고 있다. (오오코시 유우키)
<출처: 일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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