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 안전성·유효성 확인 없이 사용되는 이른바 오프라벨 약(off-label, 미승인 약물, 허가 외 약)으로 인한 부작용(adverse drug reaction) 발생 비율이 19%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희수 교수팀이 2017년 두 개 병원에서 오프라벨 약을 처방 받은 2,779명의 어린이 환자(총 처방수 5130건)의 약의 종류·부작용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소아에게 쓰는 약 중 60% 이상이 오프라벨 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는 성인과 달리 임상시험을 통과한 약이 많지 않다. 의사가 성인용 약을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린이에게 처방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오프라벨 약을 처방 받은 어린이 2,779명 중 523명(18.8%)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작용이 나타난 처방건수가 150건에 달한 오프라벨 약도 있었다.

소아과 의사가 오프라벨 약을 ‘부득이하게’  처방하는 주된 이유는 환자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73.5%)이었다.

적응증(11.7%), 환자의 체중(3.6%), 투여 경로(0.7%)도 오프라벨 약을 처방하는 이유였다.

어린이에게 흔히 처방되는 오프라벨 약은 항진균제(43.3%), 위장관 약(23.0%), 심혈관약(19.5%), 진통제(18.0%), 항구토제 (10.0%) 순이었다.

개별 약으론 도파민(dopamine)의 오프라벨 처방이 31.4%로 가장 많았고, 에소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esomeprazole magnesium trihydrate, 소화기 증상 개선약, 11.1%),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항균제, 8.4%), 라모세트론(ramosetron, 설사 치료제, 8.1%) 등이 뒤를 이었다.

오프라벨 처방에 따른 부작용으론 혈구감소증·간기능 이상·발열·저혈압·구토·두통 등이었다.

김 교수팀은 “어린이는 아직도 검증되지 않은 약을 처방 받는 경우가 많다.”며 “오래된 약은 재검증해야 하고, 소아용 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확인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프라벨 약을 처방 받은 어린이 2,779명 중 112명이 추적 관찰 기간에 숨졌다. 이들의 사망원인과 오프라벨 약 처방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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