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인한 불면 시 교감신경 진정 작용해 숙면에 도움
심장병과 고혈압, 갑상선기능 항진 등 환자에게 장기간 복용 가능

업무가 과다하거나 신경을 많이 쓰고 나서 잠이 잘 들지 못한 경험들 혹시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몸은 천근만근인데 잠은 잘 들지 않고, 몸은 더 무거워지는 상태에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뭐가 있을까요?

오늘은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천왕보심단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다 보면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과 더불어 진정이 잘 되지 않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수면의 주기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 [그림 1] 수면의 주기/ 자료 제공=김연흥 약사

1. 수면의 주기

1, 2 단계는 얕은 수면 단계입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 짧은 시간동안 1, 2단계가 지속되고 바로 3, 4단계로 넘어갑니다. 3, 4 단계가 깊은 수면의 단계이고 이 상태가 지속되어야 잠의 질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죠.

3, 4단계가 짧아지면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지고 질병이나 피로의 회복이 늦어집니다. 또 1, 2단계가 길어지면 꿈이 생생히 기억이 난다거나 잠을 잔 거 같지 않다고 말하게 됩니다. 결국 수면의 질이란 얼마나 3, 4단계를 잘 유지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3, 4단계의 수면에 돌입하게 되면 사람은 몸에 호흡 근육을 제외한 모든 근육의 긴장이 이완됩니다. 이 단계에선 뇌 역시 휴식 및 회복을 위해 활동량을 급격히 줄이고 성장 호르몬과 같은 회복에 관계된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성장호르몬과 회복에 관계된 호르몬이 분비되어 아이들은 키가 크고, 어른들은 손상된 조직의 회복이 이뤄집니다. 만성적인 질환 즉 만성위염이나, 반복적인 피부염 등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5단계의 수면은 REM(Rapid eye movement)수면으로 신체는 계속 잠을 자는 상태로 뇌만 각성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는 눈동자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 시기에 꿈을 꾸고 기억을 편집해서 저장하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이 시기엔 근육으로의 혈액공급은 줄어들어 꿈을 꾼다고 해서 몸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렘수면 단계에서 잠을 깨게 되면 근육은 이완된 상태라 의식은 깨어있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가위에 눌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 렘 수면이 끝나고 나면 이완된 근육에 혈액이 차오르게 되면서 남성의 경우 수면발기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은 잠을 자는 동안 3~5회 반복됩니다.
천왕보심단을 이해하기 위해선 한 가지 더 알아야 될 개념이 있는데요. 그것은 불안 장애에 관한 내용입니다.

2. 불안장애
불안은 공황장애처럼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고, 단시간에서 수일에 거쳐 서서히 나타날 수도 있는 증상입니다. 불안은 수초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으며, 기간이 갈수록 종종 불안 장애와 연관됩니다.

불안은 사소한 걱정에서 가장 극적인 형태인 공황장애까지 다양합니다. 종종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의 환자들에게 병의원에서는 디아제팜과 알프라졸 등의 신경안정제 투여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켜 주지만, 약국에서는 몇 몇 생약을 사용해서 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약국에서 쉽게 사용이 가능하면서도 부작용 적고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약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천왕보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왕보심단은 원지, 산조인, 생지황, 당귀, 복령, 오미자, 단삼, 길경, 백자인, 천문동, 맥문동,  현삼, 황련, 인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 이름에서부터 보심을 하겠다고 뚜렷한 치료목표를 제시하는 약인데요. 어떻게 효과가 나는 지를 알아봐야겠지요?

1) 원지
원지의 80% 에탄올 추출물, tenuifolin, tenuifoliside B 등은 scopolamine으로 유도된 치매 동물 모델에서 기억력 개선 및 학습능력의 현저한 개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러한 작용은 원지 추출물이 acetylcholine esterase를 억제함으로써 acetylcholine의 분해 억제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지는 항우울 효과가 있으며 원지에서 추출된 methyl 3,4,5-trimethoxycinnamate는 ca²˖ channel을 차단해 부정맥을 조절하는 작용도 합니다.

2) 산조인(묏대추나무의 씨)
중추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에 의해 발생하는 불면, 불쾌감 등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진정 또는 수면 약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jujuboside는 총수면 시간과 REM수면을 모두 증가시키고, sanjoinnine A는 불안완화 효과를 나타냅니다. 기억력을 개선시키고 면역반응도 증가시킵니다.

3) 당귀와 지황
혈액양을 늘리고 혈류를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4) 오미자
중추신경계에 작용해서 수면 시간을 연장하기도 하고, 콜린성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혈압을 저하시키고 심박동수를 줄이는 역할도 합니다.

5) 단삼
심장에 작용해서 심박동을 줄이고, 심장의 수축은 강화시키고, 관상동맥에 대해서는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 중추신경계에 작용해서 수면연장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scopolamine에 의해 유도되는 기억력 장애를 개선하는 작용을 합니다.

6) 백자인
뇌허혈 모델에서 뇌경색 범위를 감소시키고, 신경세포의 사멸도 억제합니다.

7) 현삼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작용을 통해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8) 천문동, 맥문동
맥문동은 심부정맥 조절에 도움이 되고(생맥산의 심기능 개선과 관련) 심혈관의 손상을 억제합니다. 천문동은 자음윤조(滋陰潤燥)와 청폐강화(淸肺降火)기능이 있고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9) 길경은 원래의 효과 이외에도 뇌신경 세포손상을 방지하거나 신경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러므로 위에 나온 천왕보심단의 구성들은 우울증과 불안을 개선하고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낮추고 맥박을 감소시키고 타액이 잘 생성되게 해주며 소화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천왕보심단은 혈압은 크게 낮지는 않고 맥박수가 높고, 피부가 건조하고 심계항진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처방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태가 되다 보면, 자율신경은 부교감신경보다는 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는 상태로 치우치게 됩니다.

심박수가 증가하고 소화기능은 떨어지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신경이 예민해지면, 불안상태가 지속되고 잠은 깊이 들지 못하게 됩니다. 입은 마르고 꿈도 많이 꾸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으며,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겠지요.

따라서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낮에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아서 잠이 잘 들지 못할 때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심장병과 고혈압, 빈맥과 불면증, 건망증, 구내염, 갑상선기능 항진 등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요즘은 캡슐로 나오는 제품도 있어 저는 불면증 환자에게도 자주 사용하고(수면유도제와 같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입병이 자주 나는 사람에게 고단위 비타민B군 제품과 동시에 판매하기도 합니다.

건망증 환자에게 철분제와 같이 사용하면 효과가 크고, 공황장애 환자에게도 부담 없이 사용하라고 권해주는 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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