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환자 취향에 맞춰 조제‧매약 매출 모두 잡아
동네 사랑방 역할…주민 주치의 역할 톡톡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인선약국을 운영하는 이인석 약사는 3월 20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약연상을 수상했다. 일찍이 강남구약사회장 등을 역임한 이 약사는 약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받았다. 약사회 임원으로서 45년간 약국을 경영해온 이인석 약사의 인선약국을 만나 둘러보았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제품의 다양화

▲ 이인석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인선약국 대표 약사/ 사진=유은제 기자

“제 나이가 되면 자신만의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시대가 변화는 속도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약국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이인석 약사는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인선약국은 바로 옆 비만클리닉이 있어 병원 처방이 많기 때문에 매약에 신경 쓸 시간은 적었지만 이 약사는 조제에만 치중하지 않고 매약의 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구상했다.

“요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호기심이 많고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죠. 처방전을 가지고 온 사람들에게도 약국은 구경하는 곳이 되어가고 있답니다.”라고 이 약사는 말했다.

▲ 인선약국 내부 모습/ 사진=유은제 기자

오픈형 매대 형태로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만들었으며, 관련 제품들을 한곳에 묶어두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종합비타민은 다양한 맛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두고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진열했다.

이 약사는 “73년 강남구청 근처에서 개국하고 줄곧 강남에서 약국을 운영했죠. 그때 왔던 아이들이 이제 엄마, 아빠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데 아이들도 편히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던 것”이라고 이 약사는 설명했다.

계절별 상품을 한곳에 진열한 것도 특징. 여름에는 버물리부터 데오드란트, 겨울에는 립밤과 마스크, 핫팩까지 소비자는 제품의 위치를 묻지 않고도 쉽게 제품을 찾을 수 있어 직원이 적은 인선약국에는 효율적인 배치였다.

취급 품목 또한 늘렸다. 눈 영양제와 체형 교정기, 다양한 기능성 팩과 비타민 화장품 등도 젊은 층의 인기코너다. 옆 비만클리닉으로 여성 환자들이 많은 것에 착안,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거나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주로 구성해 진열했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 약사가 있는 약국의 이미지를 단숨에 깨주는 제품들이다.

이 약사는 “젊었을 시절에 스킨, 로션만 알았지 팩이니, 비타민 화장품이니 뭘 알았겠어요? 하지만 도전하고 배우는 거죠”라며 “약사회에서 젊은 약사친구들의 도전정신을 보며 저도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 되새깁니다. 제가 약국을 계속 운영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품 공부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웃에게 열린 약국, 동네 사랑방

▲ 인선약국 내부/ 사진=유은제 기자

약국이 좁은 경우 대기용 의자의 규모를 줄이는데 반해 이 약사는 철제로 좌석의 구분이 없도록 만들어 많은 환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테이블에는 일간지 2, 3종류의 신문과 온풍기, 난로를 배치해 놓았다.

이 약사는 "사실 나의 고향은 함경도입니다. 이제는 갈수도 없고, 어쩌면 앞으로도 못 갈 곳이죠. 하지만 45년간 약국을 운영해 온 강남구가 이제는 나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라며 “이전에 약국이 사랑방 역할을 했듯 아직도 우리약국은 지속적으로 환자가 아니어도 손님들이 찾아오고 사랑방의 역할을 하고 있어 그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은퇴한 동네 주민들은 인석약국에 방문해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신문을 읽으며 건강상담을 하고 영양제를 사간다. 몇 십 년을 봐온 이웃이기에 식습관이나 지병, 기존에 먹고 있는 약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영양제를 사기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가격경쟁하는 개국가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 약사는 “요즘 개국가는 가격으로 경쟁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가격이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라며 “철저한 복약 상담과 정확한 약의 처방만이 환자들의 신뢰를 받고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약사는 “저는 그냥 건강이 다 할 때까지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제 선배님들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약사로서 그 소임을 다 하셨듯이 저도 약사로서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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