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내가 전에 약국을 하던 지역의 어느 도매상 영업사원이 매출을 조작하다가 발각되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약사가 시킨 적이 없는 약을 영업사원이 주문을 하고 약을 배송기사편이 아닌 자신이 직접 갖고 올 때 그 약은 빼버리고 약사가 시킨 약만 들고 약국에 보낸 것이다.

좀 더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약사는 노바스크를 10통, 코자 10통을 주문을 했는데 영업사원이 노바스크 10통 코자 10통에 추가로 노바스크 5통을 따로 주문을 넣고, 5통짜리 장기와 약은 자신이 빼돌리고 약사가 시킨 코자와 노바스크 10통씩만 가져다 준 것이다. 결제를 할 때에 장기를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 나 같은 약사들은 알게 모르게 많이 당했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암암리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부정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

보건소에서 약사감시를 갈 때 반드시 들여다보는 장부가 향정신성 의약품 장부이다.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장부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약국 측에서 처방전을 임으로 발급하거나 과거 전산기록을 조작하거나 가짜 발행 장부를 만들어서 숫자를 맞추는 것이 불가능 하지는 않다.

약사감시 공무원이 한 약국에서 4-5시간가량 장부를 다 뒤지면서 털려고 마음먹으면 이런 부정을 다 잡아내겠지만 10-20분 정도의 시간 동안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서류상의 조작을 불가능 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효율성과 노동력의 절감을 통해 그에 쏟을 사회적 비용이나 에너지를 좀 더 알차게 환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한번 작성된 서류는 조작이 불가능 하다.

현재 의료 쪽에는 국내 개발자가 만든 “메디블록”이라는 블록체인이 개발되어 실전에 투입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메디블록은 병원에서 피검사나 혈압 같은 환자의 몸 상태에 관련된 자료를 병원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환자에게 검사하기를 좋아하는 ‘일부’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것 같은 기술이나 불필요한 검사비를 줄여 쓸데없이 소모되는 비용을 줄이고 의료보험 재정에 플러스를 가져올 것으로 보아 이 기술은 국가적으로 양성해도 좋을 듯한 시스템이다.

현재까지는 아직 블록체인을 투기나 도박으로 보는 시선이 많으나 인터넷 이후 최고의 발명이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 접목되기 시작하는 2018년에는 약업계에서도 효율적인 블록체인 발명품이 하나쯤 나오지 않을까 싶다.  2018년에 나오지 않는다면 2019년에 필자가 도전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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