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매개하는 감염증·일본뇌염을 예방하는 백신이 품절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국적으로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안정적인 수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도 있다. 일본뇌염 백신은 예방접종법에 정해진 중요도가 높은 ‘정기접종’ 대상이다. 의약품의 재고 및 유통 관리가 엄격한 일본에서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을까.

도쿄도내에 있는 소아과의원은 올해 초부터 일본뇌염 백신을 주문할 때마다 의약품 도매 담당자에게 “언제 입고될지 모른다.”, “주문대로 판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재고가 없어 예방접종 접수를 중지할까 생각했던 시기도 있다. 원장은 “환자가 쇄도하고, 단골 환자를 거절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괜찮지만...”하고 마음을 졸인다.

품절된 첫 번째 계기는 2015년 9월에 치바 현에서 25년 만에 생후 11개월 된 유아환자가 확인 된 것이 이유라는 설명이다.

일본뇌염은 돼지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되어 발생하지만, 감염되어 항체를 가진 돼지의 비율은 서일본에 많다. 이 때문에 최근 발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서일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치바 현의 환자 발생은 놀라운 일이었다.

게다가 정부가 제시하는 표준적인 예방접종 스케줄(초회는 3~4살)보다 어린 연령에서 발생한 것이다. 일본 소아과학회 회원으로 예방접종에 대해 잘 아는 오카다 켄지 후쿠오카 간호대학 교수(소아과)는 “기존의 유행 지역이 아니고, 환자도 1살 미만인 경우도 있어 전국적으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돼지의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이 높은 유행 지역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 결과 치바 현에서는 54개의 시정촌 중 47개 지자체가 생후 6개월부터 접종을 권하는 등 조기시행이 확대됐다.

더욱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40세 이상 발병사례가 없는 것을 이유로 정기접종 대상 외였던 홋카이도에서도 혼슈와의 왕래가 증가해 감염될 우려가 늘어남에 따라 작년 4월부터 정기접종이 시작됐다.

이렇게 수요가 높아지는 한편 공급 측에도 문제가 있었다.
일본뇌염 백신 제조업체는 2개 밖에 없다. 그 중 하나인 ‘화학 및 혈청요법연구소’(화혈소, 구마모토시)는 작년 4월 구마모토 지진으로 제조시설이 피해를 입어 가동이 2개월 정도 중지됐다. 백신 제조는 보통 1년 반이 소요되어 재가동 후의 제품이 완성되는 시점은 내년 1월이다. 그때까지 재고의 출하시기를 앞당길 예정이었지만 5월 초에 동이 난 것이다.

또 다른 한 회사의 ‘한다이미생물병원연구회’(미연, 오사카 스이타시)는 증산체제를 취하고 판매처인 다나베미쓰비시제약도 지역마다 필요한 양을 할당하고 그 개수 이상을 출하하지 않도록 했다.

정기접종 대상 백신은 대상연령을 맞는 아이의 수가 파악되므로 계획적으로 생산하기 쉽다. 그만큼 잉여가 적기 때문에 정기접종 이외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면 품절되기 쉬운 경향이 있다. 작년 칸사이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홍역 환자가 집단 발생했을 때도 백신 부족이 염려됐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후생노동성은 백신의 안정공급을 목표로 한 업계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후생노동성 대책팀이 ‘경쟁력 및 경영기반 향상을 위해 통폐합에 의한 기업 규모의 확대를 촉구한다’고 정리했다.

대학 연구소에서 출발하여 화혈소 및 미연과 같이 일반재단법인의 형태를 취하는 소규모 제조업체가 많은 것을 언급하고, 경영 기반을 강화한 주식회사로의 변경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예방의학 관점에서 백신산업의 성장이 세계적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외의 글로벌 기업에 맞서는 경쟁력을 갖춘 국제 업체가 되었으면 하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후생성에 강한 감독 권한이 있다고는 해도 민간 조직의 통폐합 등이 국가의 의도대로 진행될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화학 및 혈청요법연구소에서는 2015년, 정부의 승인과 다른 방법으로 혈액 제제를 장기간 제조한 사실이 발각됐다. 후생노동성은 110일간의 업무정지 명령을 내리며 “일반적으로는 허가 취소에 해당한다.”며 제조부문을 타사에 양도할 것을 요구했다. 화학 및 혈청요법연구소는 한때 아스텔라스제약과 교섭을 했으나 자주존속 의향이 높아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한편 미생물 연구소는 5월, 백신제조회사 ‘BIKEN’을 설립했다. 회사는 다나베미쓰비시제약의 기술 협력을 받을 예정으로 “생산시스템 및 관리방법을 융합하여 생산기반 강화를 가속시킬 것이다. 백신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마이니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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