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흥 약사(경기도 안산시 백제약국)

메게스테롤은 식후에 효과, 발기부전 등에 주의
부작용 반드시 숙지, 육간자탕 등 한약제제 도움

식욕에 관한 약은 식욕억제제와 식욕촉진제가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세상에선 식욕억제제에 투자를 많이 하지만, 식욕촉진제가 필요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질병을 앓고 있어서 밥을 잘 먹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다던가, 성장기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밥을 잘 먹지 못할 경우 식욕을 증가시키는 약이 필요합니다.

현재 약국가에서 취급이 가능한 식욕촉진제는, 전문약인 메게스트롤 제품과 일반의약품인 시프로헵타딘오르트산 제품, 또 한약제품 등이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런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국제품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한계와 또 응용 가능성을 알아볼까 합니다.

1. 메게스트롤 제품
메게스트롤 아세테이트는 프로게스테론 합성 유도체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치환을 방해하는 항 에스트로겐 작용을 해서 에스트로겐 의존성 유방암, 자궁 내막암의 완화요법에 사용합니다. 사용 중 부작용으로 식욕증진과 체중 증가의 이상반응이 나타나자, 현탁액으로 제형을 변경해서 식욕 증진제 및 악액질1) 개선제로 추가 개발되었습니다.

메게스트롤은 지방과 결합하여 흡수되기 때문에 식전보다는 식후에 효과가 훨씬 좋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식욕촉진제라 함은 식사 이전에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식후에 복용하도록 복약지도를 해야 합니다.

또한 메게스트롤이 여성호르몬의 일종이기 때문에 남성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임산부나 모유수주중인 여성 또는 태아에게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메게스트롤은 합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이므로 뇌하수체와 부신피질을 억제하며 장기투여로 쿠싱증후군이 올 수 있고, 인슐린의존성당뇨환자의 경우 당뇨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시상하부에서 NYP2)(뉴로펩타이드 Y)의 분비를 촉진하고 시상하부의 칼슘채널을 조절하는 일련이 작용을 통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2. 트레스탄 제품
트레스탄은 일반약으로 생산되는 식욕촉진제로 우리 약사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제품입니다. 물론 그 성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부작용을 인지한 뒤에 사용해야 하지만, 크게 부작용이 없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약사로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레스탄은 식욕을 올릴 수 있는 성분과 대사를 촉진시켜서 식욕을 올릴 수 있는 성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시프로헵타딘 오로트산에서 시프로헵타딘은 원래 두드러기, 소양감, 비염 등의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시프로헵타딘은 H1 수용체에 결합하여 항히스타민 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세로토닌의 작용을 경쟁적으로 저해합니다.

세로토닌은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포만감은 세로토닌이 포만중추에 있는 5-HT2C라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하여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식사를 해서 위장관 호르몬에 방출되거나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져서 글루카곤이 분비되거나, 렙틴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면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세로토닌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시프로헵타딘은 세로토닌 대신 포만중추에 결합하여 세로토닌의 작용을 경쟁적으로 억제함으로 포만감이 덜 느껴지도록 해서 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먹는 양이 적거나 입이 짧은 사람들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할 때는 도움이 되지만 침이 더 고이게 한다든가 음식 맛을 더 좋아지게 하는 약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시프로헵타딘은 항히스타민제이고 세로토닌과 경쟁적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우선 1세대 항히스타민제이기 때문에 진정과, 졸음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히스타민제로 사용하던 영일 페리악틴정이 1정당 시프로헵타딘 4mg으로 하루 3회까지 사용했던 약이므로 트레스탄 제제를 사용할 때, 그 부작용을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약사들은 그 부작용에 대해서 기억은 하고 있어야겠지요.

항콜린 부작용이 있어서 구갈, 시야 흐림, 변비, 요저류가 올 수 있습니다.

항콜린 약물과 병용할 때 항콜린 작용이 증가하므로 아트로핀이나 스코폴라민 제품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되고 디아제팜과 같은 신경안정제와 사용할 때는 수면 진정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SSRI나 MAOI 등의 세로토닌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시프로헵타딘은 신생아, 미숙아, 수유부 내지는 협우각 녹내장 환자와 뇨저류 환자에게는 추천하면 안되고 최근에(14일 이내) MAOI등을 복용한 사람에게도 권유하면 안 됩니다.

여기에 오로트산도 기억을 해야 하는데요. 오로트산은 피리미딘의 생체 내 합성에 중요한 중간 대사물로, 다발성경화증이나 간기능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습진이나 피부염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엘린디와 같은 제품에도 들어있습니다. 오르트산 카르니틴의 형태로 들어있는 제품들은 가네진이나 고덱스와 같이 간기능을 개선하는데도 사용이 됩니다.

DL-카르니틴이나 리신, 시아노코발라민과 같은 물질은 대사를 촉진시켜서 식사양을 늘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트레스탄 제품을 생각할 때는 시프로헵타딘에 대해 기억을 해야 되고 그 부작용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만 그 양이 임상적으로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으로서의 양보다(12mg/day) 훨씬 적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 기억한다면 큰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식욕을 올려주는 한약제제
식욕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로는 소건중탕에 향사평위산을 같이 써도 되고, 육군자탕과 같은 약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그 중 육군자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육군자탕
육군자탕은 반하, 진피, 복령, 백출, 인삼, 대추, 감초, 생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군자탕의 인삼, 백출, 복령, 감초에 이진탕의 진피, 감초, 복령, 반하, 생강을 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육군자탕의 식욕증진에 대해 소개하는 이유는 일본 소화기병 학회에서 육군자탕이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3)의 농도를 높인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4)

논문의 내용은 위절제술을 받은 위암환자 중 25명을 선별하여 2.5g의 육군자탕을 식전에 하루 3회 총 7.5g을 4주간 복용시키고 그 다음 4주간은 육군자탕을 복용시키지 않고 그렐린을 포함한 위장 분비 호르몬의 양과 유럽 암 연구 및 치료기구의 삶의 질에 대한 설문조사, 그리고 암환자에서 위장절제술 후에 기능상실에 대한 수치분석을 통해 위절제술 이후에 위장에서의 여러 증상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물론 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게 육군자탕을 투여하면 여러 증상들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식으로 한약이 해석되는 것을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정 처방이 어떤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고 해서 사용이 더욱 촉진되는 것보다는 그 처방의 방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쪽이 더 낫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여러 처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그로 인해 더욱 다양한 처방을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육군자탕에 있는 인삼, 대추, 감초는 위장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작용을 합니다. 반하와 백출, 복령은 위장관의 담을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진피는 위장이 잘 움직이게 돕습니다.5)

육군자탕은 위장기능이 떨어져서 잘 움직이지 않고 담음이 위장관에 정체되고 그로인해 만성 염증성 장질환, 위궤양, 식욕부진, 또 빈혈 등을 보일 때 사용하는 약인 것입니다.

이런 특징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육군자탕을 응용할 수 있는 범위는 크게 늘어납니다.

만성 재발성 위장질환의 근본적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위암 절제술을 한 사람의 위장기능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위장이 허약한 사람이 신경쇠약을 보이거나, 위장 허약자의 두통과 어지럼증 피로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식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처방을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그리고 한약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좋은 처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약사들이 적어도 이 정도만 이해하고 있다면 식욕이 떨어져서 온 환자를 그냥 돌려보내게 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환자와 약사의 관계는 약사가 얼마나 주도적이냐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약사는 약의 주인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환자를 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약사님들이 환자를 대함에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악액질: 체중 감소, 근육 위축, 피로감, 약화, 식욕의 감소 등을 특징으로 하며 가역적이지 않은 체지방의 손실을 동반합니다. 암, 에이즈, 만성폐쇄성 폐질환, 다발성 경화증, 울혈성 심부전 등의 환자에게서 볼 수 있으며 기저 질환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 사망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주로 악액질 증상과 식욕부진 증상은 IL, TNF와 같은 cytokines에 의해 일어나는데 megestrol 성분이 cytokine의 대사작용을 억제해서 식욕을 촉진시킨다고 합니다.
2)neuropeptide Y: NPY라고도 하며, 카르복시 말단이 아미노화된 36아미노산 잔기로 이루어진 생리활성펩타이드로 사람의 아미노산배열은 YPSKPDNPGED~TRQRY입니다. 1982년 돼지 뇌에서 분리되어 양쪽 말단에 티로신(1문자 Y표기)을 가지고 있어 이와 같이 명명되었습니다. 흡연은 NPY의 분비를 줄이고 동시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의 합성을 촉진하고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킴으로서 혈당의 급격한 소모를 막아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흡연을 하면 입맛도 줄고, 배고픔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또한 NPY는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여 항암제로 인한 급성골수손상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이유로 흡연을 하는 분들은 없겠죠?
3) 공복 호르몬으로 위에서 분비됨
4) Takiguchi S, Hiura Y, Takahashi T, Kurokawa Y, Yamasaki M, Nakajima K, Miyata H, Mori M, Hosoda H, Kangawa K, Doki Y. Effect of rikkunshito, a Japanese herbal medicine, on gastrointestinal symptoms and ghrelin levels in gastric cancer patients after gastrectomy. Gastric Cancer. 2013 Apr;16(2):167-74.
5) 진피와 청피의 물 추출물을 이용한 연ㄱ에서, 진피가 위장관 운동기능 장애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주성분인 헤스페리딘을 투여한 경우 농도 의존적으로 cold-restraint 유도 위궤양을 억제하였으며 위점액질 및 단백질 양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hexosamine의 양은 현저히 증가하였다. 이 약의 추출물은 amylase의 작용을 높이고, 이약의 정유성분은 흰쥐의 위약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는다. -신일북스. 한방약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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