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7년부터 G사(병원전문경영컨설팅)에서 개원자문에 대한 직간접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당시는 개원을 하는 병(의)원들이 개원입지에 대한 부분만을 문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실제로 입지 외에는 개원에 필요한 다른 요소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개원의 방향이 조금씩 변하더니 이제는 개원에 필요한 다른 요소들이 점점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이제 막 개원하려는 원장님들께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새로운 환자(이하 ‘신환’이라 함)를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의료시장에서 신환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마케팅 전략과 전술은 중견기업에서 벌이는 그것보다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효과적인 마케팅이라 하는 각각의 마케팅 채널은 점차 매출상승의 수식어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살펴보고자 하는 내부경영 요소는 마케팅이 아니다.

마케팅에 대한 비용을 쓰는 만큼 마케팅이 우리병원의 매출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는 있지만,  마케팅 비용 상승이 매출액 상승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올해 1억의 마케팅 예산을 투자해서 10억의 매출액을 형성했다고 가정하자. 내년에 2억의 마케팅 예산을 투자한다면 20억의 매출액이 형성될까? 아마도 그만큼의 매출액은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비례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동일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매출액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은 내부경영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내부경영 시스템이 충실히 준비된 병의원과 그렇지 않은 병의원의 차이는 동일한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10%~20%의 매출액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기 전 우리병원의 내부경영요소가 잘 준비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

내부경영의 요소 중에서 매출액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오늘은 그 중에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을 가지는 인적 인프라와 시설 인프라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한다.

병원 마케팅 내용을 보면 ‘우리병원은 친절하지 않습니다.’라고 광고하는 병의원은 없는듯하다. 다시 말해, 대부분 친절, 높은 진료서비스 제공, 원장님들의 오랜 임상경험 등을 강조하여 환자분들의 니드를 충족시키려 한다. 그러한 마케팅의 효과는 실제 병원에서 초진을 받는 순간 결정된다. 환자분들이 초진 후 다시 찾는 재진 비율이 높지 않다면 아마도 마케팅에서 강조했던 병원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단 그 한가지 문제라고 보기에는 다른 여러 요소가 영향을 주지만, 광고하는 내용과 병원 내 진료서비스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것은 최종적인 결정을 하는 것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비보험 진료과목의 경우는 이 부분에 대한 영향이 보험 진료과목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인프라가 요구되는 것일까? 친절한 직원? (사실, 이 부분은 추후에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 병원에서 진료의 영역이 임상의 영역과 서비스의 영역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알면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임상만을 강조하는 경우, 환자분들은 다른 병원과의 서비스에 대해 새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병원으로 전화문의를 하였는데 그 병원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거나 전화는 받아도 직원들이 친절하지 않았던 경우, 병원의 임상과는 전혀 무관하게 그 병원에 대해 선입관을 갖게 된다. 따라서, 최근 개원을 시작하는 시점에 병원 내부에 콜센터를 운영하는 병의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콜센터는 환자와 병원 사이에 실질적인 접점이므로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환자분들의 전화가 집중되는 월요일, 점심시간 등에는 병원이 통화 중이라서 전화통화를 놓치는 신규 환자가 몇 명인지 조차도 모르고 있다. (독자 여러분은 알고 계시는가?) 이 부분은 인적 인프라와 시설 인프라가 모두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지, 친절한 것을 넘어서 우리가 투자하는 마케팅 비용대비 실제 환자분들이 얼마나 우리병원에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즉, 신환 콜 전환비용(마케팅 비용대비 병원으로 걸려오는 신환 전화 수)을 확인하는 것이 매출 중 마케팅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신환 콜 전환비용을 확인하려면 기본적인 시설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런 시설 중 콜장비(교환기, CTI, CRM프로그램 등)는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인 시설 인프라가 갖추어지면 다음은 인적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꾸준한 교육을 통한 것이 좋고 개원 초기에는 CS(고객 응대)교육을 통하여 직원들이 기본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고객과 직접적인 접점을 가지는 내부경영요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모든 것을 다 갖추기에는 개원 초기 투자비용에 부담을 느끼시는 원장님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신환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는 비용만큼이나 내부경영요소인 인프라를 준비하는 것에도 예산을 확보하시라 권하고 싶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것은 우리병원의 매출 상승에 분명한 이유가 되리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