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으로도 해결 안 되는 기침과 흉통에 효과 탁월
소함흉탕, 명치 밑 단단해지는 ‘결흉’ 없애는 데 도움

필자가 운영하는 약국 근처엔 이비인후과와 같은 감기 전문의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간혹 이비인후과의 강한 진해제를 복용하고도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불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환자들에게 판매를 하면 좋은 효과를 보곤 하는 약이 시함탕입니다. 시함탕은 소시호탕과 소함흉탕을 더한 개념의 약으로 오래되고 염증성이 심한 기침에 아주 좋은 약입니다.

시함탕은 소시호탕과 소함흉탕을 더한 것이라고 했는데 소시호탕이야 이미 여러 번 그 의미에 대해 공부를 해온 바 있으니 이번 시간에는 소함흉탕의 의미를 짚어보고 그 응용할 바를 살펴볼까 합니다.

1) 小結胸者 正在心下 按之卽痛 脈浮滑者 小陷胸湯主之

소결흉은 심하에 있으며 누르면 통증이 있고 맥이 부하고 매끄럽다. 소함흉탕으로 치료한다.

2) 寒實結胸 無熱證者 與三物小陷胸湯

한실결흉에는 열이 없더라도 소함흉탕을 쓴다.

소함흉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흉이라는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결흉

① 사기가 가슴속에 몰려서 명치 밑이 그득하고 아프며 만지면 단단한 감이 있는 증. 흔히 태양병(太陽病) 때 너무 일찍이 설사시켜서 표열(表熱)이 속으로 들어가 가슴속의 수음(水飮)과 합쳐져서 생기거나 태양병이 양명병(陽明病)으로 전이되어 양명실열(陽明實熱)이 뱃속의 수음과 결합해서 생긴다. 결흉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대결흉(大結胸)·소결흉(小結胸)·열실결흉(熱實結胸)·한실결흉(寒實結胸)·수결흉(水結胸)·혈결흉(血結胸) 등으로 나눈다.

② 사기가 가슴속에 몰려 뭉친 것.

결흉은 수음과 열사가 합쳐져서 생긴다고 되어 있는데 그러면 수음이 무엇인지를 우선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수음은 몸 안에 수습이 엉겨 있는 것을 말하는데,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서 운화가 되지 못하고 명치 밑에 수습이 몰려서 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우선 소화가 된 뒤에 그 영양이 혈액을 타고 순환하다가 폐에서 산소를 받아 종기(宗氣)를 형성한 뒤 전신을 돌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인해 진액이 몸의 어딘가에 병적으로 정체가 되면 이를 담음이라 부르게 되는데 이것을 앞에서 말한 수음의 정체로 보는 것입니다.

이런 담음은 그 위치에 따라 위장관의 담음(영계출감탕), 흉격에 정체된 담음(지음, 소청룡탕으로 조절) 또 사지에 정체된 담음인 일음, 그리고 협하에 정체되어 나타나는 담음인 현음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담음이 몸에 정체된 상태에서 열성질환을 앓게 되거나 지나친 하법 등으로 체액의 손실이 생겨 수음과 열사가 뭉쳐서 심하부가 긴장하고 심하게 아프게 되면 이것을 결흉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지요.

결흉은 또한 대결흉과 소결흉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결흉은 대사되지 않은 물이 사열과 결합되서 그 범위가 굉장히 넓고 심한 통증을 보이며(대함흉탕으로 치료), 소결흉은 담음과 사열이 결합한 것이므로 그 부위는 크지 않고 심와부에 단단히 뭉쳐 열담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소결흉을 소함흉탕으로 치료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증상이 뭐가 있을까 궁금할 수도 있는데요. 가볍게는 늑막염부터 깊은 가래가 수반된 염증성 폐질환, 또 결핵과 같은 질환도 결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함흉탕은 반하, 황련, 과루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처방이지요.

과루인은 하늘타리 씨앗으로 아래와 같은 효능이 있습니다.

1. 열을 떨어뜨리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뇨환자의 소갈증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약국 한방에서 소갈병(당뇨)의 보조제로 쓸 수 있는 옥천환의 주요 성분이기도 합니다.

2. 고름을 빼내고 종양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소염, 거담, 통변 작용이 있습니다.

황련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염증을 줄이는 기능이 있다고 보는데요. 흉중의 열을 과루인과 상보적으로 없애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황련은 열을 끄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소함흉탕증을 가진 환자의 혀는 매우 붉은 경우가 많으며 또한 열담을 수반하므로 혀에 두터운 황색 태를 가진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반하는 이미 많이 살펴봤지만 위장관의 담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입니다.

결국 결흉을 없애기 위해 담을 없애고 열을 없애는 약을 사용한 것이 소함흉탕의 방의가 되는데요. 열담으로 흉통을 호소하는 여러 증상에 사용이 가능한 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함흉탕 내지는 시함탕은 그럼 어떤 증상에 사용할 수 있을까요?

1) 소함흉탕은 우선 명치끝이 쓰리고 아픈 위염 및 소화불량에 쓸 수 있고, 만성적인 위염에 반하사심탕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하사심탕과 한 끗 차이인 소시호탕(소시호탕은 반하사심탕에서 황련을 빼고 시호를 넣은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과 합방되어 있는 시함탕 역시 기침에만 사용할게 아니라 잘 해결되지 않는 흉통을 수반하는 위염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2) 기침할 때 흉통이 수반되는 심한 기침에도 사용이 가능한데 마치 담이 결린 것과 같이 가슴이 들썩이며 뻐근함을 느끼는 정도의 기침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필자는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태양병과 소양병의 범위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의 환자가 병원약을 아무리 써도 해결이 되지 않는 기침에 시함탕을 쓰면 곧잘 해결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병원에서 처방 가능한 약은 오래 복용할수록 소화기능이 떨어져 담음이 잘 생기게 되고 항히스타민제 등의 복용으로 기관지 점막이 많이 건조해 질 테니 시함탕의 과루인이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 소함흉탕은 협심증과 흉통을 제거하는 데도 큰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 질환이 있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약국에서 쉽게 줄 수 있는 약이 크게 없는데 소함흉탕이나 시함탕을 잘 쓰면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기억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임상의를 위한 상한론 강좌’를 보면 관상동맥 3갈래 중 2갈래가 막혔던 사람이 소함흉탕과 과루해백지실탕을 가감한 약을 먹고 1달 만에 관상동맥 3갈래가 다 뚫렸다고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약국에서 관상동맥환자에게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는 낫토키나제나 아스피린 정도일거 같은데, 환자에게 1주 단위로 소함흉탕 관련 처방을 소개하고 사용해 보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을 거 같습니다.

4) 또한 근골격계 질환으로 어깨 결림이나 가슴 부위 통증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열담이 형성돼서 혈액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어깨를 통과해서 팔 쪽으로 이동하는 순환계에 압력이 가해지게 되면서 통증이 유발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때는 심하부의 통증과 상지의 통증이 같이 수반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고요. 만약 환자가 흉통과 어깨 결림을 동시에 호소한다면 소함흉탕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5) 코나 가래가 노랗고 끈끈하나 그 양이 많지 않고 얼굴이 벌게지는 증상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경우 낮보다는 밤에 증상이 악화되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런 상태에서 흉통까지 느껴진다면 시함탕을 사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판매용으로 공급되는 시함탕의 표지에는 ‘기침, 기침으로 인한 흉통’ 이라고만 표시가 되어 있어서 약사님들이 시함탕의 사용범위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함흉탕은 늑막염과, 결핵증상, 협심증, 짙은 가래를 수반한 기침과 흉통을 수반한 견비통(사실 이 부분은 협심증의 증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에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처방입니다.

필자는 기침감기 환자가 약국을 방문했을 때 과립을 여러 가지로 나눠서 사용합니다. 인후건조가 심하면서 가래가 뱉어지지 않는 기침을 하며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기침을 한다고 하면 맥문동탕을, 콧물 가래가 수반되면서 심하유수기를 보이면 소청룡탕을, 만성적으로 기침을 하고 진액의 충분한 보충이 필요해 보이면 청상보하환을, 너무 심한 기침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이며 열감이 심할 때는 마행감석탕을 맥문동탕과 같이 줍니다.

또 가래의 점도가 짙고 염증이 수반된 기침가래일 때는 환자에게 흉통의 유무를 확인하고 시함탕을 주는데 이렇게 약을 쓰다 보면 환자의 만족도도 높고, 병원 약으로도 해결이 잘 되지 않는 기침에 큰 효과가 있어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소함흉탕과 시함탕은 그 임상범위가 협심증부터 늑막염, 초기결핵과 같은 지환까지 사용이 가능한 아주 훌륭한 약입니다. 소함흉탕을 어느 선까지 사용할지는 각자 약사님들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약을 많은 약사님들이 잘 사용할 수 있다면 약사의 임상폭은 훨씬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많은 약사님들이 자신감을 갖고 시함탕(소함흉탕)을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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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결흉 [結胸]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도서출판 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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