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약국경영은 ‘합리적 경영방식’에 ‘고객 신뢰’ 더한 것
환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약 잘 쓰는 약사’ 만들어

“약사들이 학술·한방 관련 강의를 듣는 이유가 뭘까요? 복약상담을 더 잘하기 위함입니다. 약국 인테리어를 개선하는 이유는 뭘까요? 더 좋은 약국을 만들기 위함이죠. 그런데 강의를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약국 내부를 바꿔 봐도, 약국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약사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약사가 즐거운 약국, 고객이 즐거운 약국’을 목표로 약국 운영 13년차에 접어든 싱싱약국 김성일 약사는 그의 모든 강의와 기고에서 “약사의 마인드가 변해야 약국도 발전한다”는 철학을 설파한다. 달라진 약사의 마인드가 환자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녹아들어 약국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고객-약사의 신뢰에서 ‘즐거운 약국’이 완성된다

부산 남구 대연동 소재, 재래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이 주 고객인 싱싱약국은 문전약국 부럽지 않은 동네약국이다. “고객이 즐거운 마음으로 약국에 다녀가길 바란다”는 김 약사의 주문이 통해서일까. ‘싱싱약국’이라는 약국명처럼 환자들은 약국에서 ‘싱싱한’ 활기와 즐거움을 안고 돌아간다. 하루 50건으로 시작한 처방전은 현재 100건이 훌쩍 넘는다.

“일단 고객이 즐거우려면 약사가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다’가 결과로 오기 위해서는 심리적, 환경적 변화가 수반돼야 합니다. 즐겁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도 즐거워야 해요. 박카스 한 병을 팔더라도 말이죠. 인상 찌푸리며 약국을 나선 고객은 그 약국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게 돼요.”

약국 경영에 있어 약사의 마인드를 거듭 강조하던 김 약사는 최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영방식에 ‘플러스 알파’를 얹어야 ‘약사가 즐거운 약국, 고객이 즐거운 약국’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은 고객이 약사를 신뢰하고 약사가 진심으로 고객을 케어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플러스 알파는 곧 ‘신뢰’에 대한 가치라고 밝혔다.

‘약국 일을 하며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일까?’를 떠올리면 금방 알 수 있다. “추천해준 약 복용하고 잘 나았다며 환자가 고맙다고 인사하는 그 순간이라는 것을 아마 모든 약사들이 공감할 겁니다”라는 김 약사는 바로 여기서 약사의 존재 가치와 경영마인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약수첩·문자서비스·충분한 소통으로 ‘단골’ 만들기

‘마인드’가 중요한들, 행동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터.

김 약사는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면서 단골고객을 만드는 자신의 비결을 공개했다. “서비스용 음료, 덤, 약가 할인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보다 ‘약사’가 약국을 방문하게 하는 이유가 되길 바랐어요.”

먼저 약국 전화번호를 부착한 자석광고판을 환자들에게 전달했다. 건강과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길 경우 약국에 바로 문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복약수첩’도 활용한다. 특히 장기 환자들의 복약수첩에는 복용 중인 약과 상호작용하는 약이나 이로 인해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직접 적어주며 ‘우리 약국이 당신의 약력을 관리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또 처방환자들, 영양제 등 장기 복용약 구매환자들이 재투약 받아야 할 시점에 이를 미리 파악해 ‘떨어지기 전에 약 챙기세요’, ‘복약상담 받으러 오세요’ 등 메시지가 환자에게 자동으로 전송되는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약사는 ‘복약수첩’, ‘문자서비스’와 같은 섬세한 배려만큼이나 약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왜 단골고객이 생길까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약사가 지어준 약이 환자를 낫게 해야 합니다.”

약사가 다룰 수 있는 일반약으로 환자를 낫게 하려면 적절한 성분 조합과 환자 상태 파악이 우선이다. 약사와 환자 간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이뤄져야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적합한 약을 제공할 수 있고, 이는 곧 증상 호전과 건강 회복으로 이어지게 된다.

소위 ‘약 잘 쓰는 약사’의 기본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었던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싱싱약국 김 약사는 믿을 만하다”는 주민의 인식을 이끌어냈고 더불어 동네 ‘주치약사’로 거듭나게 됐다.

‘즐거운 약사’가 되는 길, ‘환자를 내 가족처럼’

약국 모토가 ‘내 가족처럼 정성스럽게’라는 김 약사는 이제 주치약사를 넘어 ‘가족약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싱싱약국은 다녀오면 즐거운 약국, 싱싱약국 김 약사는 가족 같은 약사가 되고 싶어요.”

그는 개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처방전수 많은 목 좋은 데 자리잡겠다’는 일념으로 약국을 구하면 돈 잘 버는 약사는 될 수 있어도 존경받는 약사, 즉 즐거운 약사는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 동네의 주치약사가 되야지’라는 마음이면 어디에서 개국하든 즐거운 약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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